[정가잡설(政街雜說)] 국민의당 ...회생 동력 어디서 살리나...⓵
-불붙은 토론회.국민발언대...당 살릴 특단 책은 무엇?
[브레이크뉴스 선임기자 박정례]= 개혁을 흔히 잘못된 것을 뜯어 고치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 정가에서 ‘개혁’을 제일 많이 거론하는 곳은 단연 국민의당이다. ‘국당’에서는 지금 개혁을 위한 공론을 수집하느라 각종 토론회와 위원회 구성이 이뤄지고 말이다.
그런데 국민의당의 개혁위원장인 김태일 교수,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이제 양당체재만으로는 안 된다.”며 다당제 전도사로서의 역할에 열심이다. 김 개혁위원장은 또 “선거에 진 정당에 가서 뭘 하려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중도와 제 3당이라는 가치가 좋고, 오래된 정당들에 비해 때가 덜 묻어 고착된 적폐가 덜할 것이기에 개선과 개혁이 상대적으로 잘 먹힐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당에 희망의 나무를 심기에 열심이다.
최악의 물난리 속에 유럽으로 국외연수를 떠났다가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고 귀국한 충북도의회 최병윤·박봉순.김학철 의원을 단칼에 제명해버리는 자유한국당이나 최명원 의원을 도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한 더불어민주당 등이 지방의원들 문제로 잠시 시끄러운 것은 찾잔 속의 태풍일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의 사정은 심각하기만 하다. 대선 패배 이후 유독 많은 곤욕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중에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의 취업 특혜 제보조작사건으로 인해 조작 당사자인 이유미 씨와 ‘교사 내지는 미필적 고의’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인 이준서 씨마저 구속 수감됐다. 또한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인 김성호 전 의원과 부단장인 김인원 변호사를 검찰로 불러냈고, 이용주 단장마저 자진 출두가 됐든 소환 출두가 됐든 검찰조사를 받았다.
어디 그뿐인가. 박지원 전 대표와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후보도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하긴 안철수 전 후보는 지난 12일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철수 키즈로 불리는 사람들이 안 후보를 돕기 위해 벌인 제보조작사건이라는 점에서 안 전 후보의 책임론이 비등했기 때문이다. 당은 당대로 검증 소홀이라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족수 부족에 시달리게 될 정부여당이었다. 국민의당은 이를 상대로 몸값 올리기에만 너무 열을 올렸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그렇지 않아도 아들의 취업특혜의혹이 목구멍의 가시처럼 껄끄러웠던 차였다. 문재인 정부여당은 때마침 대선 때 고발해뒀던 이유미 씨 제보조작사건을 내세워 “너 잘 만났다.”는 듯이 국민의당을 초죽음 상태로 몰아넣으며 아예 물고를 내고 있는 중이다.
창당 이후 거의 그랬듯이 국민의당은 여전히 비대위 체재다. 비대위 체재라면 흔히 연상되는 게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당내 특정인물의 징계나 기구개편 등이다. 정치 환경이 변했는가 보다. 세월에 따라서 비대위의 역할과 소명도 예전 같지 않다. 그야말로 이번의 국민의당 비대위는 당 외부에서 찾아온 메가톤급 위기에는 대처능력도 방어력도 갖추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 비대위원장의 존재감은 어디서 발현되는 것일까? 두말할 것 없이 당에 대한 순도 높은 헌신과 당의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을 전광석화와 같이 밝히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누구든 기본에 충실할 때 사적이고도 구구한 억측은 끼어들 틈이 없어지니까.
대저 지도자의 권위는 책임을 동반한 결단과 칼 같은 실천이 아니던가.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 지명 된 즉시 머뭇거리지 말고 임시전당대회 일정을 의결 공표하고 나서 전대준비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가동시켜나갔어야 했다. 침체한 당의 분위기를 일소하고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당의 지도체재 확립은 시급했기에 그렇다. 국민의당은 그동안 정국을 너무 느슨하게 바라본 측면이 있다.
우리 정치사에 직책은 높지만 실권 하나 없는 총리를 ‘의전총리’라고 한다. 오늘 날의 우리 정치계는 잦은 내우외환과 탄핵정국과 같은 격변에 시달리다 보니 이 과정에서 수많은 비대위원장들이 양산되었다. 이럴수록 ‘의전비대위원장’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국민의당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개혁이 시급하다. 회생동력도 살리고, 당 살릴 특단 책도 내놔야 한다. 이어 글 ⓶
*글쓴이/박정례 기자.르포작가.칼럼니스트
필자가 산책 중엔 찍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