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희 민주평화당 대전광역시당위원장
-짧은기간 동안 당원 1천여 명 모으며 ‘새바람 몰고 와’

새바람은 누가 몰고 오는가
한 달 사이에 당원 1천여 명 모집
추대론 잠재우는 주인공으로 거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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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뉴스 박정례 기자]= 스스로 길을 내어 오르는 자의 앞길에 닥치는 걸림돌은 “더 강해지라!‘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지난 3월30일에 열린 민주평화당 대전광역시당 창당대회에서는 모처럼 신선한 새바람 신바람이 연출됐다. 그 파격의 주인공은 대전시당위원장으로 뽑힌 30대 여성 서진희 씨다.

서진희 씨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창당되기 전, 국민의당 소속이었을 때도 중앙당은 물론 자기 고장인 대전시도당에서 조차 최 말단 직책 하나 얻지 못하고 철저히 소외돼 있던 인물이었다. 젊고 똑똑했기 때문이다. 참하고 올곧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면 받고 배척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서진희 대전시당 위원장은 2007년 대선 당시 여당이었던 대통합민주신당 쪽의 도움 요청을 받고서 정치계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그 1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단 한 번도 보수 쪽에 기웃거려본 적 없는 올곧은 행보를 해왔으나 소속정당에서 그가 받은 부당한 대우는 실로 눈물겨운 것이었다. 주류 쪽에 서지 못했다는 이유와 보수적인 남성위주의 정치 정서 속에서 번번이 소외와 차별의 아픔이 늘 서 위원장을 뒤따랐기 때문이다.

지금은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에서 갈라져 나온, 얼마 전의 민주평화당의 전신이었던 국민의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거대정당이든 39석 규모의 정당이든 속내를 헤집고 들어가면 완장 찬 사람들에게서 배태되는 부정적인 속성이다. 이들의 매너리즘과 구태는 정치발전에 악(惡) 기능으로 엄존하고 있었다. 흔히 하는 말로 ‘정치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말하지만 퇴행적인 편협성과 참신하고 싹수 있는 유망주들을 견제하는 소아적인 작태가 반복되는 통에 신바람 정치의 길은 언제 한 번 속 시원히 뚫린 적이 없었다.

왜 그럴까?

연륜이 긴 거대 양당에서는 정치 신인들이 진입할 틈새가 별로 없다. 또 혁신과 쇄신의 마인드가 부족하고 노회한 상대 배척과 견제가 심하다. 셋째 앞날을 바라보며 미래를 예측하는 비전제시가 거의 없고 현상유지 심리가 주조를 이룬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새롭게 입지를 구축해보려는 사람 중에는 힘들고 어려운 줄 알면서도 당세가 약한 정당이나 신생정당에 문을 두드리게 된다. 그런데 이들을 상대해보면 기존정당에서 찌든 때를 떨치지 못하고 ‘욕하면서 배운다.’는, 악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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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수가 많지 않고 당력이 약한 곳에서나마 자리 하나 차지하게 된데 만족하고, 몸과 마음이 약화되어 참신한 발상이나 새로운 시도는 엄두도 못 낸다.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뭔가 바라는 요행수와 눈치 보는 기술만 늘어 겉늙은 사람들이 득실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겨우 잡은 지역위원장에 하나에 목을 매며 자기편이 아닌 사람은 가차 없이 배척하며 자기 아성을 쌓기에만 골몰한다.

넷째 약체 정당일수록 인재영입이 활발하지 못하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빌려오지 않더라도 신생정당이나 약체정당에는 인재가 몰려들지도 않고 구성원들은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니 마음을 열고 자발적으로 찾아와 “함께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만이라도 보듬어 앉는 아량을 보여야 하고, 당원 모집과 당세확장을 위한 공동목적을 위해서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말직(末職)이라도 미련 없이 나눠야 한다. 하지만 이런 발상을 기대하는 것은 요원한 실정이다.

서진희 씨도 내내 그 같은 대접을 받았다. 국민의당에서도 아무런 직도 갖지 못했다. 자신이 사는 대전 서구을 지역에서도 여성위원자리 하나, 대의원에 선정되는 기회 한 번 부여받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창당된 ‘민주평화당’에서는 어땠는가? 이번에도 까딱하면 그렇게 될 뻔 했다. 그래서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고 스스로 길을 내어 오르는 자의 앞길에 닥치는 걸림돌은 “더 강해지라!‘는 심정으로 개척의 길로 들어서야겠다고 나섰다. 지역위원장 모집에 응하였고 내친김에 대전광역시당 위원장에 도전하는 발걸음을 내딛었다.

쉽지 않았다. 30대 미혼 여성이라고 깔보고, 음해하는 소문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특정 인물을 추대해야 한다는 ‘추대론’이 승(昇)했다. 이에 맞서 서진희 위원장은 당에서 요구하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물었다. 자신이 “그에 부합하는 인물이면 경선에 이길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지역민들에 의해서 판단될 것”이라며 경선을 주장했다.

당이 요구하는 첫 번째 미션은 “당원모집을 해오라!”는 명령이었다. 누구는 작금의 세태가 민주당 천하라고 말한다. 그 다음은 자유한국당이다. 그 다음은 바른미래당이다라고 말한다. 당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에서 모두 그렇다. 의원수가 그렇고, 조직이 그렇고 자금력이 그렇고 당의 역사가 그렇다. 정의당도 마찬가지다. 의원 수만 빼고 보면 모든 것이 기성정당에 속하는 정당이다. 이들은 일찌감치 정당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다가오는 6.13지방선거를 향해서 잰걸음을 내디딜 시간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민주평화당은 두 달도 채 못 된 신생정당이다. 각 시도당도 이제야 창당을 서두르고 있는 판이다. 정말 간단치 않은 문제다. 당원들이건 정치자금이든 정치에 뜻을 둔 인재영입이건 기존정당들이 싹쓸이해간 마당이라서 그렇다. 민주평화당으로서는 그야말로 밤낮없이 고군분투를 하며 들에 나가 갈고리로 박박 긁어 가랑잎 한 잎이라도 긁어모으려 해도 도대체 얻어걸리기 힘든 상황일지 모른다.

그래도 나섰다. 이번에 대전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된 서진희 위원장은 이를 악물고 단 기간에 당원 1천여 명을 모으는 쾌거를 이뤘다. 이 숫자는 진즉부터 지역위원장을 하며 추대를 해달라 주장하던 ‘추대론’자들에 비해서 서너 배나 되는 숫자였다. 여기다 창당대회 날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정견발표시간을 가졌다. 경선을 승인한 중앙당에서는 투표용지를 마련해오고 투표함까지 준비하는 등 분주한 순서를 치렀다. 그러나 투표 직전에 상대의 경선철회 발표로 무투표 선출을 이뤄냈다.

실로 중원에서 불어온 신선한 바람이었다. 신생정당 민주평화당에 불어온 역동성을 깨우는 새바람이었다. 이런 바람은 누가 몰고 오는가. 풀뿌리 민심을 얻은 자라고 생각한다. 서진희 민주평화당 대전광역시당위원장을 바라보며 든 생각이다. 바로 그렇다.

*글쓴이/박정례 선임기자.르포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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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1 23:00 2018/04/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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