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아줌마 약한 대한민국?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강한 아줌마 약한 대한민국'이라는 책을 펼쳐보았다. 제목으로 봐서 분명 아줌마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아줌마들의 이야기긴 한데 어떤 직업, 어떤 계층 혹은 어떤 유형의 아줌마들을 말하는 것인지는 책을 읽어야 알게 될 것이다. 먼저 지은이가 누구인지 알아보자. 

지은이 김현미 씨는 현재 제 19대 국회의원이다. 지역구는 일산서구다. 18대 때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고 그래서 17대를 거치고 난 후 이글은 주로 낙선 기간을 보내면서 지역민들, 그 중에서도 직업을 가진 주부노동자들을 만나면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담았다. 한 번 더 부언하자면 전직의원으로서 절치부심하며 숙성의 시간을 가다듬으며 느낀 생활이야기다.

19대 국회의원을 검색하면서 보니 어쩜 그렇게 고양시 선거구 네 곳에서는 국회의원들을 전부 여성의원들을 뽑았나 싶을 정도로 전부 여성 국회의원이 당선됐다. 고양시 덕양(갑, 을) 고양시 일산(동구, 서구) 모두 세련된 유권자들인가 보다. 멋진 결과다. 남녀 가리지 않고 인물 됨됨이를 보고 소신껏 투표로서 결정한 결과다. 잘만 하면 이렇게 당당하게 여성들도 투표로서 당선 먹는구나 싶었다. 이를 보니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책 내용도, 방금 지은 미소처럼 웃음이 흐르고, 박수치고 싶고, 엔도르핀이 무럭무럭 솟아나는 내용이길 기대한다. 저자는 어느 날 일산 시장에 갔다가 우연히 한 봉제공장에 들린다. 마침 일하는 시간이었으므로 방문하려면 점심 때 와달라는 말을 듣고 이튿날 제육볶음에 쌈 채소를 챙기고 오이지를 무쳐서 도시락 싸들고 찾아가서 그들을 대면한다.

그곳은 미싱 경력 30년이 넘은 아줌마들 넷이 함께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작은 업체였다. 일감을 재하청 받아다가 일하는 곳인데 아침 9시에서 밤 10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5시까지 일을 했다. 일주일의 노동시간을 계산하면 73시간이나 된다. 전기세니 수도요금 같은 제세공과금을 다 제하고 들어오는 수입을 넷이 나눠 갖는데 그 액수가 한 달 평균 100만 원 정도 손에 쥔다.

김현미 씨는 이런 식으로 식당종업원, 요양보호사, 마트 판매원, 급식 조리원, 보육교사들을 만나게 된다. 저자의 시각을 빌리자면 아줌마들은 고단한 세상을 온몸으로 살며 무심한 나라 대한민국에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용감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저자는 주장한다. 자신에게는 정치인으로서 드높은 자부심이 있었다고. 민주주의와 민족의 평화는 물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의정활동을 해왔다는 긍지와 자부심이 남다르다고 했다.

대학시절부터 학생운동과 공장생활, 야당 당직자 생활에 청와대를 거쳐 국회의원이 되어서까지 일관되게 서민과 저소득층을 위해 변함없는 길을 걸어온 이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 같은 자부심을 뒷받침하는 것은 중소기업과 서민경제를 지키기 위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고 담보가 없어서 금융혜택을 받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해서 무담보 무보증으로 소액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재원을 만들고 법을 개정한 일이다. 은행들이 매년 이유 없이 가져가는 수백억 원의 휴먼예금을 시민들을 위한 신용지원 재원으로 만든 장본이다.

이는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 설립자인 무하마드 유누스의 사회적 기여에서 힌트를 얻어 발의시켜 통과한 법이다. ‘휴먼예금 관리재단에 관한 법률’이 재정된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1년을 유예시키는 바람에 이 법안은 이명박 정부에 와서야 실행됐다. ‘휴먼예금 관리재단’을 ‘미소금융 중앙재단’이라는 이름으로 바꿔서 자신의 업적인양 생색을 잔뜩 낸 사실이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명박이 서민을 위해 한 유일한 일이 기껏 다른 사람이 해놓은 것을 생색내는 정도라니.

김현미 의원은 정치를 하면서 지역민들과 오래도록 대화를 나눈 것으로 착각을 했지만 정작 그들의 일자리나 임금, 4대 보험과 육아, 대출이자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아는 체 하면서도 건성인 부분이 있었다면서 참회하고 후회한다고 했다. 낙선자로서 다시 출발해야 하는 시점에서 어려운 아줌마들을 만나는 시간은 자신이 열심히 뛰어야만 하는 영감을 새롭게 얻은 귀한 기회였다고 한다.

4.50대 주부노동자 들은 용감하고도 억척스러운 대한민국의 소중한 보배였다. 어찌 보면 아줌마들의 싼 임금 덕택에 굴러가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관부인도, 교장선생님 사모님도 계급장 떼고 돈 벌려고 나오면 한 달 노임 100만원 벌기가 그리도 힘든 나라다. 그래도 자나 깨나 이들은 100만원 이나마 짤릴 일 없이 안심하고 다녔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하는 한 푼이 아쉬운 사람들이다. 그래서 몸이 아파도 쉬지 못하고 어김없이 일터로 나가는 열악한 형편에 놓인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실직이나 사업실패 아니면 사기를 당하고 빈손이 돼버린 채 실의에 빠진 남편을 대신하여 꽃집 점원으로 나온 아줌마가 있고, 멋모르고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가 대책 없이 이자만 물고 있는데 집은 팔리지 않아 졸지에 ‘하우스 푸어’가 된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또 이자라도 벌어보려고 마트 캐셔로 야간근무를 자청한다.

한때는 주부들의 직업으로서 보험아줌마들이 참 많았다. 보험회사에서는 신입 교육생들을 받아들이면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보험의 주 고객이 되는 효과가 있다. 이들에게 들어가는 교육비는 늘 교육생들이 새로 가입하는 보험료로 경비를 뽑는 구조였다. 하나 더 좀 더 특별하게 와 닿는 직업은 전자제품을 전문적으로 수거를 해서 파는 아줌마의 이야기였다. 제품의 특성상 무거운 것을 실어 날라야 하니 용달차라도 화물차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긴 하다.

또 다른 유형은 다문화가정의 주부들 이야기다. 멀리 필리핀에서 시집을 온 아줌마는 선인장농장을 하는 시댁에서 일하는 남편을 따라서 신혼여행을 다녀온 이튿날부터 같은 일을 시작한 5년 차 주부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 비해서 임금을 터무니없이 적게 주는 사실을 알고 제대로 된 월급을 달라는 요구를 했고, 3살 4살 된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서라도 선인장 접붙이는 일을 재택근무로 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며 권리 찾기를 끊임없이 시도한 사실이다.

그 후 여유를 찾고 주말이면 이주 여성들이 마련한 ‘작은 도서관’에 나와서 아이들과 함께 한글도 배우고 한국 풍습과 예절도 익히며 같은 처지에 놓인 이웃과 교류하며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이 모두가 육아와 가사와 아이들의 교육까지 담당해야 하는 여성들의 모습이다. 국적에 상관없이 어디선들 애 안 낳고 취사와 가사 일이 없는 곳이 있는가 말이다. 여성들의 삶은 어디서나 자칫 고달프기 쉽고 경제적인 제약과 불평등에 시달리기 쉽다.

김현미 의원은 곳곳에서 만난 아줌마들을 보면서 여성이면 누구나 국적 불문하고 이 땅에 살기만 하면 수많은 엄마들의 엄마, 맹모들의 맹모가 되는 것이 자신이 가야할 길이라고 말한다. 힘이 있는 한 그들의 나침판이 되고 그들의 슬픔과 애환을 기억하는 당찬 여성이 될 것이라고 한다. 김현미는 “아줌마들은 나의 ‘빽’이자 가족이고 희망이다. 하여 나 김현미는 오늘도 좌절금지다”라는 말을 끝말로 남긴다.

이 땅의 아줌마들은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려 아등바등 이다.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강한 모습으로 노동의 현장으로 향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왜 나날이 죽는 소리만 할까? 이 모든 것에 대해서 위정자들은 대답해야 할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3/07/14 10:15 2013/07/14 10:15
트랙백 주소 : http://blog.jinbo.net/8434pjr/trackback/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