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가 들어서고 티비에서 제1공화국, 제3공화국, 제5공화국을 시리즈로 방영한 적이 있다. 정확히 언제 했는지는 모른다. 어쨌든 타방송사에서도 비슷한 시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나와서 누가 더 전직 대통령과 닮았니 어쩌니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무식이 하늘을 찌르던 그 당시,(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독재를 하게 되면 공화국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나 했다. 흐흐... 민간인이 대통령이 되고나서는 몇 공화국 이런거 사용안하기 시작 해서리...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어떤 출신이, 어떤 방법으로 대통령이 되던 상관없이 헌법 제1조가 변경되지 않는 한은 일단 공화국이다. 뭐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전제 군주국의 반대말로서의 공화국은 아니었지만...그렇게 그냥 이름만 공화국이었던 세월이 너무 길어서인지 이놈의 공화국이라는 단어 참 서러움 많이 당하고 있다.
 
지난 2008년을 보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재작년 이맘 때 길거리 차트 1위곡의 가사이다.
그 뒤로 mb는 꾸준하게 지난 20년 동안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도 있던 자유와 권리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단순한 선언적 조항으로 여겨지던 헌법 제1조의 의미도 참 많이 되세김질 했다.
그런데 대체로 그것은 민주주의의 의미와 그로부터 파생되어 지는 민주주의 원칙들에-대의주의, 법치주의 뭐 그런 것들- 대한 것에 국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분명히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정체, 국체로서 민주주의와 함께 공화국임을 밝히고 있다. 우리 헌법을 기초한 자들이 별 개념없이 헌법을 만들긴 했어도, 적당히 외국 헌법을 논의 없이 베껴내다 보니 그냥 들어갔던 어쨌던...
 
그래서 이 공화국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공화주의란 무엇인지 헌법교과서를 뒤적여 봤다. 한 때 대한민국 최고의 헌법학자라고 일컬어지던 모교수의 책(뭐 군부정권의 정당성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해주던 쓰레기라 크게 기대는 않했지만)에서는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서 한 2-3페이지 할애를 하고 있다. 다른 교수의 책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던 중 만난 책이 “공화국을 위하여” 조승래 저 이다. 시사인의 소개글을 보고 바로 구입을 했다. 물론 학술서로서 공화주의에 대한 책들이 있지만 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다보니...
 
이 책은 자유주의에 대비되는 사상으로서의 공화주의 사상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자유주의에서 강조하는 소극적 자유에 대비되는 적극적 자유를 주장하는 공화주의, 즉 간섭의 부재로서의 자유가 아닌 자의적 지배의 부재를 추구하는 공화주의 사상에 대하여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통해 알려 주고 있다. 대한민국이 민주 공화국이라는데 그 공화국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 분들께 추천한다.
 
에...더 자세한 책 내용을 적고 싶으나..아직 다 읽지 못한 관계로 기약 없이 뒤로 미룬다~
 
“공화주의란 개인주의적 자유주의 혹은 소유적 개인주의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개인이 사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의 확보보다는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의 고양을 강조하는 정치 이데올로기를 말한다.” - P.55
 
요즘 여러 정치, 경제 이론,사상과 관련된 책들을 닥치는데로 보고 있다. 내가 추구하는 사상은 아니지만 다른 사상의 고전 등을 통해서 나의 생각을 더 공고히 하고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흠..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내 생각들 마저 질서를 잃고 곤죽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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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2 00:20 2010/05/12 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