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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중으로 퍼지는 떫은 냄새 때문에 멀리서도 나는 이것이 '양배추 무 수프'라는 것을 대번에 알아차렸다. 아쉬웠다. 이 광경, 이 냄새가 벌서 무딘 내 가슴에도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이 메마른 눈에서조차 몇 방울 뜨거운 눈물을 차가운 얼굴 위로 쏟아내게 하는, 마치 몰아치는 파도처럼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이었다. 아무리 냉정하게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마음속으로 하나의 동경이 피어 오르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점점 더 집요하게 마음속을 울려대는 그 은밀한 동경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아름다운 강제 수용소에서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다는 동경이었다.
- 임레 케르테스, <운명> 中
지겹다.
쉴새없이 자극하는 소리, 다양한 얼굴, 증발하는 이야기, 시원한 웃음, 열띤 토론 등등.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일이.
그 끓는 도가니탕에서 한 발짝, 아니 한 열 발자국 정도 떨어져 있고 싶어.
어쩌면 군중 속의 고독 같은 것일까나.
여하튼 지겨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품나올 정도로 따분하니, 만사가 귀찮음으로 다가온다.
질리지 않는 유일한 것은 술이요, 담배요, 차라리 일하는 것이니 몸만 축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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