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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단상...

그저 오랜만에 갑자기...

 

1.

오늘은 짝궁의 생일이다...그러니까 약 50분 전부터 하루의 생일....

같이 살면서 도대체 생일을 어떻게 챙겼었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는다...

수첩에 매일같이 짤막한 하루를 기록했던 버릇이 없어진지 몇해가 지나고 나니

확실히 기억력이란 회상이 없이는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된다.

지난주만 해도 이번 생일엔 뭔가 재미난걸 해볼까?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었는데

역시 생각도 오래가질 않는다.

미안하다.

 

2.

얼마전 친정식구들하고 짧은 휴가를 같이 갔었는데

역시나 우리 새언니는 끼니마다 (물론 사먹는 경우와 반반이었지만) 이리저리 분주했다.

늦둥이로 태어나 워낙 나이차이도 많은데다 막내였던 나는 사실 새언니가 있건 없건

집안일을 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존재였지만

시댁이라는 공간에서 심부름을 독차지 하는 나라는 존재로 한해를 넘겨 살아보니

새록새록 언니의 분주함이 눈에 들어온다.

물론 결혼이라는 것을 하기 전에도 이런 생각을 했었고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이 더 나쁘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들어 애써 모른척했으니까...

 

실내 풀장에서 온 식구가 놀다가 저녁준비한다고 작은언니와 새언니가 먼저 나간다고 할때

 

나 : " 나도 같이 갈께.."

작은언니 : 조금 머뭇거리더니 " 아냐 애들이랑 더 놀다와...어짜피 너 할일 없잖어.."

나 : "?! 으...응 그래..그러지 뭐"

 

작은언니가 얘기한거...맞다...뭐 집에서 뭔가 해본적이 있어야 말이지...

언니가 기분나쁘게 얘기한것도 아니고 모처럼 조카들이랑 재밌게 놀으라고 하는 얘기지만

조금 멍~한것이...무지 미안하다...

사실 집에서 가족이 모이면 그저 조카애들을 챙기는 것이 나의 임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근데 그날은 그 임무조차 짝궁한테 넘기고 기냥 어슬렁 거리기만 했다....

 

친정 가족안에서 나의 역할과 위치를 내가 결혼하고 나서 새삼느낀다...

뭔가 바뀌어야 하는 것인가? 나쁘게 생각해야 되는건가? 잘 모르겠다.

 

 

3.

바깥생활을 하지 않으면서 나빠진 것 중 하나는 우울증같은(의사가 아니니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증세가 보인다는 것이다.

보고 싶은 사람이 떠올라도 전화를 한다거나 만난다는 것은 거의 없다.

집에서 안나가고 보내는 경우가 4,5일씩되어도 무기력하게 느끼는 것 말고 미칠려고 하는 증상이 없다.

짜증이 만연해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원래 알고 지내던 사람을 만나는 것도 모두 귀찮게 느껴진다.

 

심각하게 문제라고 느껴지는 때가 가끔있지만....도움을 바라기보다는 내가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그게 잘 안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4.

같이사는 짝궁말고 같이사는 넘이 하나 더 있는데...아가씨다...근데 넘이라 부르는게 더 좋다.

확실히 여성에 대한 뭔가의 거부가 있는건가? 나도 여잔데...쩝

이넘이 글쎄...이뿌기도 한데...하루에도 몇번씩 저넘이랑 언제까지 이렇게 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넘 내가 이런생각을 한다는 걸 알면 많이 슬플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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