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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으로 살아가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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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간병인 박혜숙

 

 

환자를 휠체어에 태워 창가로 가니 봄 눈이 녹아내리고 고궁의 뜰안은 평화롭기만 한데 현실은 삭막하여 마음을 무겁게 짓눌립니다. 좁은 병실에서 밤새 고통에 절규하는 신음소리에 시달립니다. 휴게실에서 새우잠을 청해도 피로가 쌓여 눈은 충혈됩니다. 환자가 변을 보면 같은 방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방향제를 뿌려도 소용이 없어 난감하기만 합니다. 수없이 많은 변을 치우면서 며칠을 뜬눈으로 지내도 쉴 공간조차 없는 현실. 잠도 못 자고 탈의실 하나 없어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 입고 사물함도 없어 무거운 짐보따리를 짊어지고 다녀야 합니다. 차가운 냉동밥을 녹여 끼니를 때우는 형편입니다.

 

동료들은 환자를 돌보다 다치고 에이즈 바늘에 찔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사바늘에 찔려 감염되어도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해 산재보험도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가난하여 멸시당하는 우리들의 삶,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처량한 신세를 하소연도 할 수 없으니 마음이 착잡하고 쓸쓸해집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 사랑하며 화합과 단결과 일치로 살아간다면 어떠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인내하고 힘과 용기를 잃지 않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피우는 정의로운 사람들, 그들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함으로 건강한 사회가 이룩됩니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선이 악을 지배하듯이 나의 작은 촛불이 어둠을 밝히고 또 다른 사람이 불을 밝힌다면 우리 모두의 불꽃이 활활 타 올라 세상이 밝아 질 것입니다.

 

우리들이 염원하는 꿈과 이상이 현실화되고, 노동자로 인정되는 날 가정과 사회에 크게 이바지 할 것입니다. 좋은 환경에서 모든 여성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고 솔선수범하여 당당하게 권리와 의무를 찾을 수 있다면 여성들의 고용창출로 사회문제도 해결되며 윤택한 삶속에서 건강한 사회를 이룩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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