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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에 ‘여성의 날’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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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혹했던 70년대 박정희 정권 치하에서 동일방직, 반도상사, 콘트롤데이타사에 노조를 만들고 파업투쟁을 벌였던 이들은 여성노동자들이었다. 그들은 노동해방과 여성해방의 꿈에 목숨을 걸었다.

그리고 50년이 흘렀다.

 

어제 을밀대에 오른 강주룡 씨를 대신해서 오늘 김진숙 씨가 한진중공업 크레인에 올랐다. 어제 조반장들의 폭언과 폭행에 맞서 싸우며 노조를 건설했던 반도상사노조가 있었다면, 오늘 관리소장과 조장의 성희롱에 맞서 해고에도 굴하지 않고 싸워 복직투쟁을 벌인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여성노동자가 있다. 생산직과 관리직간의 임금 차별, 그리고 ‘결혼퇴직제’에 맞서 싸웠던 어제의 콘트롤데이터 노조는, 차별적인 성별 분리직군제에 맞서 싸우는 LIG손해보험지부 노동자로 되살아 났다. 구사대가 뿌린 똥물을 뒤집어쓰면서도 노조를 포기하지 않았고, 끝까지 싸워 ‘8시간 노동제’를 따냈던 동일방직노조 대신 ‘대형유통업체 영업시간 단축과 주휴점제 특별법’ 제정을 외치며 싸우는 서비스유통 노동자들이 있다.

창고 같이 컴컴한 공장에서 하루종일 미싱을 타며 배고픔을 달래야 했던 70년대 여공들의 자리엔 오늘도 최저임금에 변변한 휴게소도 없이 화장실에서 식사를 하는 청소여성노동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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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50년이 흘렀다.

 

1908년 3월에는 1만5천명이 근로시간 단축, 임금인상, 여성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시위를 벌였고 군대 앞에서도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 이 싸움을 계기로 3월 8일은 세계 여성들에게 노동해방과 여성해방의 날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러나 100년이 흐른 지금도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은 여전하다. 여전히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차별과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여성노동자 열에 일곱은 비정규직이다. 우리나라는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심한 나라다.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에서도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해고된다.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이 무려 39%에 이른다. 결혼한 여성노동자의 28%는 육아부담으로 직장을 그만둔다. 비정규직 여성들은 ‘재계약 부담’ 때문에 산전후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한다. 간병인,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가정관리사 등 돌봄노동의 가치는 여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에서 책임지지도 않는다.

 

70년대 선배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으로부터 50여년이 흐른 오늘, 우리는 세계 여성의 날이 있기 전에 뉴욕의 섬유노동자들이 싸웠던 50여년의 세월을 기억한다. 그리고 2012년 세계여성의 날이 우리의 ‘여성의 날’이 되기를 꿈꾼다.

 

다가오는 3월 8일 오후 3시 30분, 서울역에서 3.8기념 ‘여성노동권 쟁취! 성희롱금지법(가칭)제정! 노동시간 단축 민주노총 여성노동자대회’가 열린다. 우리 스스로 우리의 ‘여성의 날’을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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