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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 “억울하고 분합니다. 잘못한 것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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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제1의 약’, ‘환자급식은 의료행위의 연장’이란 말을 흔히 한다. 밥 짓는 것을 업으로 삼다가 하루아침에 해고된 노동자들에게는 뼈에 사무치는 말이다. 서울에 있는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은 올해 1월 1일부터 집단해고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소속업체가 바뀌어도 ‘나는 한일병원 노동자다’

병원식당이 1999년 외주위탁으로 넘어간 뒤 업체가 계속 바뀌었다. 외주화되자 대학생 자녀 장학금 혜택이 사라지고 장시간노동과 쥐꼬리 임금은 제자리걸음이었다. 2007년 LG아워홈으로 바뀌면서 근무조건은 더욱 나빠졌다. 고무장갑도 지급되지 않아 ‘자체조달’했다. 지난해 7월 노조에 가입해 밀린 임금(연장근무수당)을 받아내 최고 370만 원을 받은 노동자도 있다. 그런데 올해 1월 CJ프레시웨이에서 위탁받아 M&M푸드로 재하청을 주면서 19명의 노동자를 집단해고한 것이다.

길게는 32년, 짧게는 8년 이상 한일병원 환자와 직원들의 ‘밥=약’을 책임져온 급식노동자들은 투쟁 60일에 눈물의 삭발식을 했다. 대학생 자녀 둘을 둔, 근속 19년차 여성가장이다. 조합원 대부분이 40-60대 여성가장이지만 집회신고를 위해 밤 11시부터 경찰서 앞에서 밤샘을 하고 점심시간마다 병원정문집회를 한다. 연대 동지들과 함께 텐트농성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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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병원 급식노동자들은 간접고용 비정규직(하청의 하청), 살인적인 저임금, 부당해고, 민주노조 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다.

지금 병원 안에서 일하는 M&M푸드의 급식노동자들은 3개월 계약직이다. 1996년, 한전노조 민주화를 위해 분신한 김시자 열사가 일하기도 했던 한일병원의 노동조합은 아직도 민주노조가 아니다. 병원과 CJ, M&M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고, 병원은 자본의 경호대 경찰병력을 잔뜩 불러 상주시킨다.

그러나 한일병원 급식노동자들은 험악한 탄압에도 꿋꿋이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어느새 80일을 넘기고 있지만 추위에도 서로 보듬고 눈물을 참아가며 억척어멈들은 투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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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들의 투쟁을 ‘작지만 큰 투쟁’이라 부르지만, 아니다! 대학 청소경비노동자들을 위시한, 보육, 요양간병,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대폭인상/생활임금 쟁취투쟁, 현대자동차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 쌍차노동자들의 정리해고 철폐 투쟁과 맥을 같이 하는 한일병원 급식노동자들의 투쟁은 그 자체로 이미 큰 투쟁이다. 도봉구 지역으로,일부 노조의 문제로 생각하고 연대의 폭을 좁힌다면 이 투쟁의 진짜 의미를 깎아내리는 것이리라.

소속 노조, 지역이 어디냐가 아니라 어떤 공통의 요구를 내걸고 싸우느냐가 단결과 연대의 기준 아니던가. 부당해고 철회, 간접고용 철폐, 비정규직 정규직화, 민주노조 사수, 생활임금 쟁취라는 전체 노동자투쟁전선에 나란히 서있는 한일병원 급식노동자들의 투쟁에 더 많은 지지와 연대행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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