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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나보다...

제어가 안 된다.

홍아도  나도.

 

홍아는 아주 작은 것 하나도 포기하지 않는다.

늘 그런가?

요즘은 아주 많이 그렇다.

 

목숨을 건 듯 온 몸에 힘을 주고 핏줄을 세우며

미친 사람처럼,

눈을 무섭게 뜨고 울부짖는다.

 

4살인데도 다른 사람의 아픔이나 느낌을 하나도 모르는 것일까?

 

나를 너무 힘들게 해서

나를 힘들게 하는 아주 작은 것 하나만 네가 포기를 하면

내가 웃어주겠다, 해도

 

자기는 울고 싶으면 울어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은 다 해야 하고

자기가 나를 힘들게 해도

엄마는 언제나 웃으란다.

 

내가 언성을 높이거나 표정이 굳어지면

홍아는 심하게 나에게 엉기면서 내 웃는 얼굴을 요구한다.

 

어린이집에 가는 것이 힘들기도 할 것이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근무하면서 홍아 같은 아이는 처음 본다 하신다.

선생님들 연세가 40대 50대인데도.

 

홍아는 자기 규칙이나 계획에서 벗어나면

주변과 차단이 되어 악을 쓰며 운다.

정도가 매우 심하게 불안해한다.

 

선생님은 조심스럽지만, 자기가 알고 있는 자폐 성향과 비슷한 행동을 한다며 더 두고보자고 한다.

 

밥을 먹고 이를 닦아야 하는데 한 아이가 밥 그릇을 깼나 보다.

선생님이 그릇을 치우느라 바로 이를 못 닦아 주었다.

홍아는 심하게 불안해하며 주변 정보를 다 차단시키고 운다.

 

선생님 두분이 한 달마다 역할을 바꾸는데

어제가 그 날이었다.

이 닦아주던 선생님이 바뀌었다고 홍아는 또 적응을 못 한다.

 

그러고 집에 와서 내내 불안해하며 울고 잠을 자면서도 계속 깨어 운다.

 

그리고 내게는 갖은 요구를 하고

내가 그 모든 것을 웃으면서 해 주기를 바란다.

 

나는 많이 지쳤고 힘이 들어 홍아 뜻을 다 받아줄 수 없다.

 

홍아가 이리 예민한 것이 엄마가 그리 키웠기 때문이라는 말 때문에 더 혼란스럽다.

 

엄마도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니 아이도 그것을 알아야 한다고,

늘 좋을 수가 있겠냐고, 아이에게 그것을 표현해야 한다고 들은 것도 혼란스럽다.

 

한 번이 어려웠지, 고삐가 풀리니 제어가 힘들다.

 

악을 쓰고 울어대면서 내게는 웃으며 자기를 안고 자기가 내 몸을 만지는 대로 두고

자기가 하라는 모든 것을 하라는데

내가 버티기 시작하면 홍아는 자지러진다.

 

나는 머리가 터질 것 같다.

 

그냥 정말 미친 척 또 웃어야 하나.

이 기싸움에서 한번은 이겨야 하나.

내가 넘어가면 또 홍아의 그런 성향을 굳게 하나.

내가 받아줘야 홍아가 마음을 푸나.

 

결국은 내가 홍아의 뜻을 받고

홍아는 숨도 못 쉬게 헐떡이고 울다 잠이 든다.

 

그리고 내가 홍아의 뜻을 받지 않았던 그 만큼

다음 번에 홍아는 더 높은 수위의 불안을 표한다.

타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밖에 되질 않는다.

 

내 딸을 두고 이런 글을 쓰게 되다니...

 

잠든지 한 시간도 안 되었는데 홍아가 뒤척이는 소리가 들려 가 보니

온 몸이 땀으로 젖었다.

 

아직 이리 더운 때는 아닌데 3월부터 홍아는 자면서 이리 진땀을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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