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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현대차 아산 성희롱 피해자, ‘유령집회’에 또 한번 운다-현대차 본사 앞, 여전히 철통 ‘유령집회’...서초서 앞 농성도 쫒겨 날 위기

 

현대차 아산 성희롱 피해자, ‘유령집회’에 또 한번 운다

현대차 본사 앞, 여전히 철통 ‘유령집회’...서초서 앞 농성도 쫒겨 날 위기

윤지연 기자 2011.06.17 12:17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성희롱 피해자가 서초경찰서 앞에서 집회의 자유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이 ‘집회의 자유’는 요원해 보인다. 

 

[출처: 미디어충청]

피해자 A씨와 그의 대리인 권수정 씨는, 지난 5월 31일부터 18일째 집회의 자유를 요구하며 서초경찰서 앞에서 농성을 벌여왔다. A씨가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현대자동차가 본사 인근 지역에 집회신고를 낸 상태여서 농성할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서초경찰서 앞에는 현대자동차와 삼성에서 고용한 용역직원들이 24시간 집회신고를 위해 대기 중이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 A씨는 서초서 앞에서도 농성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18일 이후로 농성을 철수해야 되는 상황이다.

 

‘돈’으로 집회를 사는 자본...집회 신고에 연간 10억 들여

 

권수정 대리인은 지난 14일, 서초서 앞 농성을 연장하기 위해 정보과를 찾았다. 현재 그는 18일까지 집회신고를 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경찰 측은 19일부터 서초서 앞에 집회신고가 돼 있다며 이를 불허했다. 권 씨는 “경찰에서 19일부터 삼성이 집회신고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냐고 물었더니 ‘삼성 아파트 주민들’이라며 얼버무렸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우리가 조율을 해 볼테니, 정확한 단체명과 연락처를 달라고 했더니 나중에는 사생활을 보호해야한다며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초경찰서 측은 “과천상가세입자철대위의 집회가 소음을 발생시킨다며, 인근 주민들이 서초서 앞 집회를 났으며, 경찰이 주최 측에 조율을 하려고 연락했지만, 강경하게 거절했다”고 밝혔다. 

 

한편 양재동 동희오토 노동자들의 투쟁을 시작으로, 서초경찰서 앞에는 1년째 사측이 고용한 용역직원 20~30명이 매일 뒤섞여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회사가 노동조합의 집회를 막기 위해 자본으로 용역 직원들을 고용해 유령집회신고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건물 앞 방어집회를 위해 연간 10억 원 이상의 자본을 들인다. 권수정 대리인은“서초서 앞에서 줄을 서 있는 용역 직원들에게 일당을 물어봤더니, 10만원이라고 대답했다”며 “현재(16일 오전) 현대 측 용역직원은 15명, 삼성측 용역직원은 10명이 있지만, 많은 날에는 20명에서 30명까지 유령 집회신고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고 밝혔다. 

 

집회 신고를 위해 동원되는 용역들은 삼교대 근무를 하고 있으며, 한 번 동원될 때 최소 10명의 인원이 배치된다. 하루 3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회사는 연간 10억의 ‘집회신고비용’을 들이는 셈이다. 이에 대해 피해자 A씨는 “아침방송을 보니, 1인 시위를 대신해 주는 용역회사까지 생겼다”며 “이제는 집회도, 1인시위도 돈이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됐다”고 토로했다. 

 

피해자 측, 20일부터 ‘여성가족부’ 앞 농성 돌입

 

불가피하게 서초경찰서 앞 농성을 철수해야 하는 피해자 측은, 오는 20일부터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방어집회로 인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권 대리인은 “타 단체가 여성가족부 앞에 26일까지 집회신고를 낸 상황이며, 27일부터 7월 14일까지는 여성가족부 관리사무소가 방어집회를 내 놓았다”며 “조율을 해 보기 위해 관리사무소에 문의해 보니, 관리소장이 집회를 막지 못해 무능하다는 이유로 해고될 위기에 놓였다며 단호하게 거부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피해자 측은 오는 20일부터 7월 14일까지 여성가족부 앞에서 야간 농성과 출근 선전전, 촛불 문화제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며 7월 15일부터 본격적인 농성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피해자 농성을 지원하기 위한 연대단체의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15일부터 유성기업 노동자 10여명이 상경해,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매일 정오,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대책위 차원에서 돌아가며 촛불 문화제를 개최하며,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매주 목요일 도시락을 싸들고 농성장을 방문한다. 다음 주부터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결합해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권 대리인은 “그동안 아산 지회가 내부적인 어려움을 겪어서 연대를 하지 못했는데, 다음 주부터는 2명씩 2박3일간 돌아가며 같이 농성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다만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등의 사태가 지속돼 금속노조가 이번 투쟁을 조직된 노동자의 투쟁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연대 규모가 큰 것보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도록, 마음고생이라도 덜어주도록 마음으로 표현해주는 동지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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