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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지긋지긋하다 운동사회 성폭력~

지긋지긋하다 운동사회 성폭력
- <시민의신문> 전 사장 이형모 성폭력 사건을 지켜보며


‘운동사회’는 뭔가 다를 것이라, 그렇기 때문에 ‘동지’에 대한 신뢰로 조금만 참고 믿어주면 그래도 ‘상식’선에서는 정리가 되지 않을까 했던 일말의 기대가 이번에도 여지없이 무너졌다. 2000년 초,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 뽑기 100인 위원회’ 활동을 통해 공론화된 이 문제가 소위 ‘명예’와 ‘도덕심’을 먹고 사는 운동사회 내에서 아직까지도 자신의 삶과 운동을 일치시키기는커녕 운동 경험을 훈장마냥 달고 다니는 일부 활동가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몹시 씁쓸하기 그지없다. 지난 해 9월 이 문제가 수면에 드러난 이후 사건이 전개되는 양상이 기존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운동사회 내 성폭력 사건들의 전형을 마치 전교 1등 답안지를 베껴 쓰듯이 따라가고 있다는 사실에 그저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직원들이 이 사장을 몰아내려고 한다.”는 등의 음모론이 난무한 가운데 피해자는 내부적으로 사건을 공론시킨 이후 안팎으로 수많은 비난에 시달려야만 했고 결국 해당 단체에서 사직할 수밖에 없었다. 이형모는 ‘시민운동가’라는 직위와 권력을 이용해 계약직 간사 신분인 피해자에게 수년 동안 수차례에 걸쳐 성폭력을 자행함으로 인해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더욱이 초창기 피해자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는듯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부끄러운 일을 안했다”며 자신의 행위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또한 이형모의 부인과 여동생 등 주변의 측근들은 예외 없이 피해자를 비난하며 가해자를 비호하기에 앞장서고 있으며 성폭력 사건을 그 자체로 접근하고 논의하기보다는 운동사회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면서 애써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게다가 적반하장 격으로 이형모는 올해 초 성폭력 사건 보도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시민의신문> 노동자들을 상대로 1억 8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까지 했으니 전형적인 운동사회 성폭력 사건 가해집단이 보여주는 태도의 종합선물세트를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의 지위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잘못된 관행에 기반 한 법체계를 무기로 활용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유린하는 실정법에 저항해왔던 ‘시민운동’과 ‘시민운동가’의 명예를 스스로 더럽히는 일이다. 이형모는 지금이라도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라. 백번 사과해도 피해자의 상처는 원상회복되지 않는다. 그리고 당장 명예훼손 소송을 취하하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 자숙할 것을 요구한다. 사회를 위해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으려면 자기 자신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평화인권연대를 비롯해 ‘운동사회’ 모두가 혹시 침묵하는 ‘관찰자’로서 현실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주의의 억압 구조에 동조했던 것은 아닌지 끊임없는 자기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덧붙인다.



2007년 2월 28일
평화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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