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말을 왜 썼을까하는 후회가 막 밀려옵니다...^^;;

뭐 내가 철학자나 사회학자가 아닌바에야 이런 저런 내용들을 차용해서 쓰곤 하는데

딱히 고민해서 쓴 말은 아닌지라서....이렇게 꼭 찍어 물어보니....^^;;

답은 해야겠는데 영 쑥스럽기도 하군요....ㅎㅎ

 

"지역공동체의 내재화한 폭력"이란 말은 어디선가 들었지만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일종의 출처불명) 말인데도 내가 쓴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사회 전반에 자행되고 있는 자본주의 혹은 신자유주의의 폭력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자명한 일이다. 또한 전국 어디서나 운동하는 만큼의 즉, 운동하는 활동량만큼 그 운동에 부과되는

공통의 폭력이다.

하지만 이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어떤 "지역공동체"라는 폭력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사는 지역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각자가 자신이 처한 지역에서 서로 다른 "지역공동체"의 폭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은...?...모르겠다....ㅎㅎ

 

내가 겪은 일을 예로들면

노무현정권하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우리 지역의 화두는 신행정수도였다.

지역에서 정치운동..?...선거판에 뛰어들었던 대다수의 세력들은 아니 거의 전부는 100% 찬성이었다.

어떤 논리도 없고 당파도 없고 심지어 여/야, 진보/보수 가릴것 없이 그저 찬성이었다.

 

내가 속한 선본에서 나는 정책을 맡고 있었고 (뭐....언제나 허접하게 일하는 나다...ㅎㅎ)

민주노동당 각 선본의 후보자/정책 담당자들이 한 곳에 모여 정책조율을 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우리는 각자 준비해 온 정책보다는 신행정수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론 ? 처음부터 뻔했다.

현실정치에 뛰어든 이상 지역주민들의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욕망들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고

따라서 "신행정수도"가 문제가(?) 설혹 있다 손 치더라도 반대하면 안된다는 식이었다.

민노당 지역 선본에서 신행정수도를 갑자기 녹색정보도시니

특색있는 문자출판정보도시니 하면서

도시가 스스로 생존하는 자립형 도시니 하면서 그럴듯한 논리들을 붙이며 찬성의 대열에 합류했지만 

당시 정책담당자들 스스로 이 무지막지한 폭력적인, 거의 지역을 말살하는 식의 신도시 건설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역"이 무서워 스스로 각종 각색된 포장논리들을 개발하는 식이었다.

 

회의가 끝나고 내가 속한 선본에서도 같은 양상의 논의들이 이어졌다.

우리 선본에서도 많은 이야기 끝에 합의 본것이 결국

 

"반대"를 천명하지 못한다.

하지만 다른 선본처럼 포장하지도 말자,

다만 거론하지 않는다 .............였다.

 

폭력에 무력했다.

아니 스스로 지역공동체라는 폭력에 자기 머리들을 들이밀었다.

 

이것이 나는 지역이라는 공동체가 지역의 소속 구성원들에게 행사하는 공동체의 폭력이라고 본다.

 특히,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닌 그 "지역공동체"에 속해 있음으로해서 스스로 가지게 되는

자기규제/자기억압들이 작동하는 것.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것이 지역공동체의 내재화된 폭력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

 

실제로 당시 논의들에서 중요하게 흐르던 정서들은

지금 신행정수도 반대를 천명하면

그동안 지역에서 쌓아왔던 기반들이 무너질 것이라는 공포감과

더 심하면 향후 아예 지역에서 쫓겨날 것이라는 공포감

그리고 각자가 속한 그룹들에서 조합원/지역주민들에게 당할 어떤 폭력들을 두려워 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공포감 두려움들이 실은 남에게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내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도 이 점이다.

확인되지도 않은 근거없는 불안들을 근거로 우리 스스로 옳지 않은 길을 가려한다는 사실이

나로 하여금 심한 좌절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당시 나는

 " 우리는 당선 가능성 0%다.

우리가 생각하는 지역기반이라는 것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올바른 길을 간다는 우리 스스로의 당위성 내지 조직적 지향들을 버리면서까지

지켜야할 무엇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지역사회에서 욕먹어도 실제로는 잠시다.

더욱더 중요한 것은 지금처럼 지역경제개발이라는 광풍에서도 흔들림없이 우리의 길을 가지 않는다면

차후 우리들 스스로 활동할 공간들을 말아먹을 것이다...?...^^;;..."  였다.

 

결과적으로...?

 

아무도 우리에게 관심이 없었다.

후보자들의 tv토론에서 조차 우리에게는 지역개발이라는 것은 묻지도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차라리 신행정수도 반대라고 선언이라도 했으면

그나마 관심이라도 끌었을 것이다라는 넋두리까지 있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격은 운동판의 모습이 아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면

지역주민들 스스로 이런 강한 지역적 자기규제/자기억압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옳지 않다고 해도 그것을 주장하는 순간 지역사회에서 고립되고 배척될 것이라는 공포는

언제나 같은 지역안에서 가장 강력한 폭력이다.

이런 폭력이 얼마나 심하면 그 잘났다고 자부하는 우리 같은 운동판들에 까지

이렇게 알아서 기는 현상들을 만들어 낼까...?

 

이것이

내가 지역공동체의 내재화된 폭력이라는 것이다. 

 

결국 지역공동체의 내재화된 폭력이란

지역공동체 소속이라는 아주 작은 무의미한 것에서 시작해서

자기암시....> > 무언의 압력......>>.....자기규제 혹은 억압...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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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7 13:53 2009/03/2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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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  | 2009/03/27 20:24
캭, 살짝 물어봤는데, 이렇게 길게 답변해주시다니! 캄사합니다~ 저는 지역"공동체"에 내재된 폭력이라는 느낌으로 여쭈어본건데요. 오히려 "지역"공동체에 내재된 폭력이라는 늬앙스였군요. 저는 요즘에 공동체윤리와 국가의 법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예전에는 전혀 다른 출발점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요즘에는 좀 미궁 속이라는.

"지역"의 문제는 앞의 글에서 말씀해신 "대중의 이중화된 삶" 그 진상들과 같은 맥락의 문제인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