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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7면] 우린 호텔캘리포니아로 간다

우린 호텔캘리포니아로 간다

설영 end4ever@jinbo.net


대한민국에서 20살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성인? 자유? 책임? 이 20살이라는 단어는 적어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는 단어이며 그 자체로 설렌다. 그리고 대학이라는 관문에 처음 발을 디디게 되면 20살은 낭만뿐 아니라 부푼 미래를 제공한다. 마치 이글스의 노래 ‘호텔캘리포니아’처럼 대학은 연중 어느 때나 아름답고, 방을 구할 수 있는 파라다이스가 되어 있다.

요즘은 이런 말이 드물지만, 대학 1학년 때는 즐기라고 선배들이 말하곤 했다. 연애, 술, 동아리, MT 등 대학은 고등학교 때의 답답함과 암울함을 단번에 날려버릴 것들로 가득했고, 우리를 유혹한다. “웰 컴 투! 호텔유니버시티”

BUT 대학생이 되면 어느 순간 이러한 모든 것들이 우리를 족쇄로 채우기 위한 속임수였다는 것을 1년 안에 깨닫게 된다. 1학년 때는 즐기라는 선배는 열심히 도서관과 고시 실을 배회하며 토익에 공무원시험 등 각종 시험과 지루한 싸움을 진행 중이며, 그 선배의 모습이 곧 자신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면 암담할 따름이다. 그래서일까? 문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려는 필자의 과를 선택한 새내기들은 문학보다는 오히려 교직을 위해 우리 과를 찾는다.

현재의 대학은 어쩌면 ‘출구 없는 상황’을 너무나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곳이 아닌가 생각된다. 모두 꿈과 미래를 쫓아 대학이라는 공간을 찾았지만, 정작 대학이라는 공간에는 우리가 원하는 꿈과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를 더욱 값지게 포장하고 졸업을 하여도 대학은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장기공황의 징후들이 보이는 현 상황에서 어쩜 우리는 더욱 공부와 취업에 매달려야 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출구 없는 상황과도 같은 현실의 좁은 입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래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린 스무살이다. 이러한 참담한 현실을 받아들이기에는 우리는 너무 젊다. 사랑도, 우정도, 그리고 놀이가 아직은 더 즐거운 스무살. 대학들은 해마다 건물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그 공간은 당연히 예전에 우리가 즐겁게 쉬고 놀았던 공간들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두가 모여 놀 수 있는 잔디밭과 운동장, 그리고 시간이 아닐까?

 


원광대학교의 임균수광장을 파헤치고 법학전문대학원을 지었다 원광대학교는 지금 또 다른 건물을 짓기 위해 운동장을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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