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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블랙홀, 단연코 최고의 타임루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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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기상캐스터가 어느 지역의 축제를 취재하러 갔다가 폭설로 발이 묶인 후 그곳에서 타임루프에 빠져든다.

아침에 일어나면 매일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에 처음에는 황당해하다가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없음을 알게 된 후에는 상황을 즐기려고 노력한다.

매력적인 여성에 대해 하나씩 알아내서 꼬신 후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고

현금수송차량의 빈틈을 노려 돈다발을 챙기기도 하고

건강에 신경 쓰지 않은 채 달고 맛있는 것들을 마음껏 먹기도 하면서

매일매일 욕망을 충족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런 삶도 지쳐가니 이제는 여성동료를 꼬시기 위해

그가 좋아하는 것을 매일매일 알아가면서 마음을 빼앗아 가는데

하룻밤을 보내려고 할 때마다 성급함이 문제가 돼서 매번 실패하고 만다.

 

무의미한 나날이 이어지던 것이 지겨워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

엄청난 사건을 하나 일으키고 도망가다가

절벽에서 떨어져서 죽게 되는데

다음날 아침이면 다시 멀쩡하게 살아서 눈을 뜨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 후 갖은 방법으로 자살을 무수히 시도하지만

매번 아침이면 살아나는 현실을 반복하면서

지옥과 같은 삶이 이어지는 것이다.

 

자신의 운명이 버거워질 때

동료에게 자신의 처지를 솔직히 얘기하고

그녀가 믿을 수 있도록 하나씩 증명해나갔더니

상황을 이해한 동료는 그를 진심으로 위로해줬다.

물론 다음날 아침이 돼서 모든 것이 리셋 돼버렸지만

진심어린 위로의 힘을 느낀 그는 매일매일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며 살아가게 된다.

 

걸인에게 큰돈을 흔쾌히 건네기도 하고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할 뻔한 이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자칫 죽을 뻔한 이를 살려내기도 하고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을 이어주기도 하면서

자신을 신과 같은 존재하고 생각하며 그 삶을 즐긴다.

그러다 노환으로 죽어가는 노인을 발견하고는

그 노인을 살려내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지만

그 죽음만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기가 신이 아님을 다시금 깨닫는다.

 

그 후 그는 갖은 노력으로 다양한 재능들을 익히고 단련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도록 매일매일 노력하게 되고

이에 사람들도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하게 된다.

그 모든 것이 그 마을에서는 단 하루 만에 기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었고

그 기적을 흐뭇한 마음으로 즐기는 그는

동료와도 진심어린 사랑의 마음을 교환하게 되면서

편안한 하루를 마치고 다시 깨어난 다음날

무한반복 되던 타임루프가 풀리고

그는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오늘’이 아닌 ‘내일’을 맞이하게 된다.

 

너무도 흔해빠진 타임루프 이야기를

장난하듯이 가볍게 풀어놓았는데

그 안에 꽤 심오한 철학적 문제들이 담겨있었다.

그런데도 끝까지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의 흥겨움을 유지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며 오늘에 최선을 다하라’는 뻔한 얘기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었다.

결국 삶의 진리는 단순하고 뻔한 것임을 다시 한 번 느끼면

가슴 속에 살며시 다가온 그 진리를 소중하게 받아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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