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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밥상에서 재미난 마을로...

지난해 2월 인드라망 산행모임에서 눈 덮인 북한산을 올랐다가 수유리 4.19탑 쪽으로 내려왔다. 산행으로 출출한 배를 채우고 뒤풀이를 위해 근처의 유기농칼국수 집에 갔다가, 마침 자리가 없어 그냥 되돌아 나온 적이 있다. 유기농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유기농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겨 놓고서. 한해가 지나 인드라망 식구들이 그곳 유기농칼국수집인 재미난밥상을 찾아 맛깔스런 유기농밥상에 자리하였다. 인드라망 마을학교에서 협동조합을 공부하고, 그 후속으로 지역에서 협동하며 지역공동체인 마을을 가꾸어가고 있는 이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 첫 번째가 이곳 재미난밥상이다.

 

찾아가는 버스를 잘못타 좀 늦게 도착한 우리를 재미난밥상 일꾼들이 반가이 맞아 주었다. 네 명이 일을 하는데, 두 명씩 교대로 근무를 하고 있다며 두 명이 식당을 지키고 있다. 친환경유기농식당 ‘재미난밥상’ 이라는 간판과 함께, 환경농업단체연합회로부터 받은 친환경농산물 우수식당 현판도 함께 붙어있다. 식당은 방으로 꾸며놓아 편하게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회의도 할 수 있겠고 공부도 할 수 있는 분위기다. 그림책과 놀이기구 까지 갖추어놓아 동네에서 아이들과 함께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밥집을 이끌어 가고 있는 풀피리(덧이름) 선생은 밥집을 준비할 때부터 운영해 오는 과정과 오늘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의 희망까지도 거침없는 달변으로 소상하게 말해 주었다. 대안학교인 ‘삼각산재미난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을 보내고, 학부모들이 학교와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학교에 보탬이 되고자 학부모들이 출자하여 학교와 개천을 사이로 마주보이는 곳에 밥집을 열게 되었단다. 문을 연지 2년이 지나면서 여러 변화와 어려움도 겪고, 비록 수익이 여의치 않아도 밥집을 운영해 오면서 많은 경험들을 쌓았다고 한다.

 

이제는 밥집이 학부모들과 학교를 위한 공간만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 지역단체 등산객을 비롯한 다양한 이들이 편하게 찾아오는 공간이 되었다고 한다. 누구나 쉽게 들어와 식사를 하면서 만남과 나눔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모든 이의 공간이 되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마침 학교에서 마을법인을 만들어 마을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밥집도 마을법인의 사업단으로서 변화하여 활동영역을 넓혀갈 수 있겠다고 한다. 지역에서 이렇게 복합적인 마을활동이 이루어지면 삼각산 자락의 마을공동체는 자리 잡을 것이다. 밥집이 이제 재미난 밥상에서 재미나는 마을을 만들어 가는데 마중물 역할을 하리라 본다.

 

인드라망이 마을공동체를 추구하면서 귀농학교와 마을학교도 열고, 마을공동체를 실현하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뜻에 공감하여 인드라망에서 공부를 하였고, 농촌 마을공동체를 함께 일구어가야겠다는 고민을 가지고 지내며 인연을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농촌이나 도시에서 협동하며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곳을 찾아 함께 나누면서, 인드라망에서 추구하는 마을공동체 실현지들이 만들어지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인드라망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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