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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면 새를 잡는다.

올해 들어 곳곳에 눈이 많이 왔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도로에 눈 때문에 차들이 다니기 불편하다고 아우성이다. 이럴때 옛 농촌 고향에서는 아해들이 따뜻한 방안에서 집 마당의 새를 잡는다.
 

눈 쌓인 집 마당을 쓸고, 마당에 싸리나무로 만든 넓은 원형 채반을 뒤집고, 짧은 막대기를 채반 속에 세우면 지붕이 있는 작은 공간이 된다. 채반 위에는 돌을 얹어 놓고, 그 속에 왕겨와 나락이나 새들이 먹을수 있는 먹이를 넣어 둔다. 그리고는 기둥으로 세운 막대기에 새끼줄을 메어 방까지 연결해 놓는다.

그러면... 

온 사방이 눈으로 뒤 덮혀 있어 새들이 놀고 먹이가 있는 곳을 찾을수 없어 헤메다가, 아늑하고 포근하며 먹이까지 풍족하게 있는 공간으로 새들이 찾아와 먹이를 쪼으며 노닐게 된다. 방안 문틈으로 새들이 오는것을 기다리면서 망을 보고 있던 아해들은 그 속에서 새들이 먹이를 먹고 놀때를 기다렸다가  순식간에 새끼줄을 잡아 당긴다.

 

그러면 채반 위에 올려놓은 돌의 무게 때문에 채반이 내려 앉으면서 새들이 도망가지 못하고 갇히게 된다. 그러면 얼씨구~ 하면서 아해들은 마당으로 나가서 채반 속에 갇힌 새를 꺼내어 좋아라 한다. 다음에는 아궁이 불에 구어 먹는다. 이제는 먼 옛날 이야기이고 이런 경험을 가진 이들도 그렇게 많지 않고, 지금은 해 보기도 힘든 놀이가 되었다. 혹, 산골 작은 마을에서는 가능할 지 모르겠다.

 

눈이 오는 겨울이면 새만 잡는게 아니고, 토끼도 잡고 꿩도 잡고 산 비둘기도 잡는다. 토끼는 빨간 찔레꽃에 약을 넣고, 꿩은 노란 콩을 파서 약을 넣고, 산 비둘기는 나락에 약을 묻혀서 그들이 잘 오는 곳에 가져다 놓으면 약이 든 먹이를 먹고 죽게 된다. 그러면 가서 주워 오면 된다. 약 놓은 사람이 주워 올수도 있지만, 약은 놓지 않았어도 동작 빠른 사람이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런 사실을 알게되면 가끔 다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꿩이란 놈은 약을 먹어도 그 자리에서 죽지않고, 멀리 도망가서 도랑이나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서 죽어 있기에 찾기도 좀 어렵기도 하다.

 

눈이 많이 내리면 산에서 토끼들은 발이 눈에 빠져 도망을 잘 가지도 못하기에 따라가면 잡을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수의 사람들이 산으로 올라가 토끼몰이를 하여 토끼 사냥을 한다. 그런데 토끼몰이가 요즘은 엉뚱한 곳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눈 내린날 지난 기억을 되살려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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