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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6
    내 고민은
    백운댁

내 고민은

내가 별로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거다.

어른스럽다는 것은 감정을 절제할 줄 알고 아이를 대할때 현명하게 행동한다는 거다.

내 기준으로 보자면...

 

지난 주에 놉을 얻어 고추를 따고 생고추로 달라는 주문이 들어와서 정신없이 고추를 골라야 하는 날이었다.

 

마당에 자리를 펴고 앉아 고추를 고르자면 모기에 뜯기거나 고추를 만지거나 하는 아들을 어찌 할 수 없어 방안에 두었다.  

그러나 이미 바깥 바람맛을 맛본 성겸이에게 그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울먹이며 문에 매달린 아이를 마당에 내놓자 신이 난  성겸이는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다가 갈퀴로 고추를 너는 등 엄마 아빠가 평소 하던 행동을 따라 했다.

 

그러려니 하고 계속 고추를 고르던 나는 저녁이 되면서 점점 달려드는 모기들 땜에 쏟아논 자루의 고추만을  얼른 고르고  일을 마치려고 했다.

그렇게 속도를 내서 고추를 고르고 있는데 우리 아들 어느샌가 수돗가에 가서 호스를 잡아 당기며 물이 안 나온다고 성질을 내고 있다.

 

그런 성겸이에게 "수돗물을 안 틀었으니 물이 안 나와. 조금 있다 들어갈테니 좀 만 기다려라."  하며 달래가며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앙하고 울음소리가 난다.

호스에서 물이 안 나온다고 호스를 들고 흔들다가 중심을 못 잡고 수돗가에서 마당으로 떨어진 거다.

달려가보니 이마위에서 피가 난다.

너무나 놀란 나는 성겸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와 머리를 살펴본다.

피가 계속 난다. 눈물이 났다.

우리 아기가 제일 소중한데 먹고 산다고 이게 뭐람...부모 땜에 니가 고생이다. 

그러나 누구를 정말 원망하겠는가?? 

성겸이를 안고 나도 한참을 울었다. 울던 성겸이가 엄마가 울자 도리어 나를 본다.

 

"그래, 그래 괜찮아. 미안해..."

 

다행히 성겸이의 상처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날 일을 통해 나는 깨달았다.

순탄하게 건강하게 어디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잘만 자라 달라고 그것이 내 가장 큰 바람이라고.

 

........사실 오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었는데 쓰다보니 쓰기가 어렵다.

어렵게 놉을 구하고 아기라도 봐줄 사람이 절실했던 그 때 느꼈던 생각을 쓰려했는데 쓰다보니 쓰기가 싫어졌다.

밤도 늦고 담번에 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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