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10 18:39
잡기장

두리반 400인 선언에 참여합시다

 

안녕하세요.

2010년 8월 10일 오늘이 홍대앞 '작은 용산' 두리반 단전 21일째 되는 날이고, 내일은 단전 22일째 되는 날로서 국가인권위에 마포구청을 상대로 긴급구제 신청을 한 것에 대해 빠른 권고안을 내라고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오전 11시에 인권위 앞에서 진행합니다. 여기에 시간이 나는 분들은 참여해주세요.

두리반은 GS 건설과 그 유령시행사인 남전디앤씨, 한국전력공사와 마포구청의 두리반에 대한 불법 단전의 문제와 민중 생존권 탄압 그리고 인권말살에 대항하는 여러 가지 범국민적 캠페인을 이번주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두리반에 전기가 들어오길 촉구하는 400인 선언(가칭)'을 만들어서 이번주 금요일 일간지(경향신문과 한겨레) 광고를 통해 알리려고 합니다.
두리반에 대한 인권탄압에 항의하고 인간이 살아가는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전기가 들어오길 바라는 사람들로부터 5천원 이상씩 모아서 그 돈으로 신문광고를 하려는 것이에요.
여기에 지금 이 메일을 받으시는 분들 모두가 참여해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래 계좌로 신문광고에 나오고 싶은 이름으로 5천원 이상씩 8월 12일 목요일 낮 12시 이전까지 입금해주세요. 저희가 명단을 취합해서 신문광고로 내보내겠습니다.

국민은행 069102-04-096525 윤성일 (두리반 대책위)

이밖에 다음 아고라 등을 통해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전력 서부지점과 마포구청에 항의전화 걸기 운동도 동시에 펼치고 있어요.
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아래에 저희가 만든 웹자보에 나옵니다.
내용을 확인해보시고요, 서명운동과 항의전화 하기에도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두리반에 전기가 들어오길 바라는 400인 선언에 연대해주시길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이번 400인 선언을 통해 대기업 건설사들의 만행을 온천하에 알리고, 폭력적인 막개발을 막기 위해 온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자본만을 위해 진행되는 개발사업으로 참 많은 생명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두리반은 230일 가까이 강제철거에 반대하는 항의농성을 하면서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해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는 일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두리반 투쟁이 승리하는 날, 개발악법은 한 발 뒤로 물러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힘있는 연대를 다시 한번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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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에 쓰인 글>

서울 마포구 동교동 167번지 두리반은 칼국수와 보쌈을 팔던 식당입니다. 이곳은 2009년 12월 24일 명도집행이 단행되어 지금도 220일 넘게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개발이 이뤄졌고, 세입자들은 보상대책도 없이 내쫓기게 되었습니다. 두리반은 예전과 같이 장사를 하기 위해 농성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세입자를 내쫓기 위해 혈안이 된 GS 건설과 그 유령시행사인 남전디앤씨는 농성을 하고 있는 두리반의 전기를 불법적으로 끊었고, 한전은 이를 묵인하였습니다. 전기는 거주자, 계약자의 동의없이 끊을 수 없다는 한전 내부의 전기공급약관마저도 무시한 부당한 처사입니다. 두리반은 2009년 12월 26일 시행사가 불법단전하고, 그나마 인도적으로 지원되던 인근업체의 전기도 시행사의 협박으로 끊겨 올 7월 21일부터 전기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촛불과 태양광발전 등으로 불을 밝히지만 화재의 위험, 무더위, 취사곤란 등 생존권과 인권이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발표함으로써 두리반 사태를 야기한 마포구청은 단전사태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습니다. 책임있는 행정지도와 감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알아서 하라는 무책임성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두리반 대책위가 마포구청에서 일주일간 항의농성을 하자 마포구청장은 "두리반 사태해결을 위해 책임있게 중재에 나서겠으며 그때까지 전기를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나 발전기만 제공하고 연료를 공급하지 않는 촌극을 벌이고 있습니다. 두리반은 마포구청장의 말을 믿고 구청 농성을 풀었으나 전기는 끊기고 배신감만 남았습니다.

전기는 생명입니다. 더욱이 폭염 속 단전은 살인행위입니다. 두리반의 모습은 개발공화국 한국사회의 세입자의 아픔이자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마포구청은 두리반 사태에 책임있게 나서고, 전기공급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라!
2. 한국전력공사는 불법단전을 용인하지 말고, 두리반에 즉각 전기를 공급하라!
3. 탐욕 덩어리 GS 건설은 두리반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html?id=97006 에 가면 서명할 수 있습니다. 널리 알려주세요!

 

두리반은 비정한 세계의 정수리를 치고 유정한 세계를 꿈꾼다

 

 

서울 도심에 위태롭게 떠 있는 섬이 하나 있다. 눈먼 자들의 부도덕한 탐욕에 맞서느라 스스로 단애절벽에 이른 위험천만의 섬이다. 그 섬은 22일째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깜깜절벽이다. 어둠은 깊고 짙다. 흐르는 땀과 모기와 싸워내며 견뎌내기에는 지나치게 모멸의 시간이다.

 

 

돈에 눈먼 탐욕자본

그곳은 홍대 앞 두리반이다. 2006년 3월, 마포구청이 지구단위계획지역으로 발표하면서 졸지에 투기꾼들의 먹잇감이 된 두리반은 8월 11일로 강제철거 반대농성 229일째, 단전 22일째를 맞고 있다. 애초 건설시행사인 GS건설은 영업을 시작한 지 5년이 안 된 두리반을 밀어내면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해당되지 않는 곳임을 악용하여 영업보상이나 시설투자에 대한 보상도 없이 그저 이사비용만 운운했다. 두리반은 이를 거부했다. 생계터전을 잃고서는 살아갈 길이 없기에 두리반을 다시 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탐욕에 눈먼 GS건설은 지난해 12월 24일 유령회사 남전디앤씨를 내세워 두리반을 들어내고 말았다. 생계터전을 잃고 단애절벽으로 내몰린 자가 선택할 길은 양극뿐이다. 길바닥인가, 두리반으로 다시 들어가 생존을 보장받기까지 농성할 것인가. 두리반은 생존을 보장받기 위한 길을 택했다.

 

 

한국전력의 관행이 돼버린 직무유기

하지만 생존을 보장받으려는 농성은 강퍅한 길이다. 농성 229일째를 맞는 오늘까지 GS건설은 단 한 차례도 협상테이블을 마련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령회사 남전디앤씨를 내세워 단전을 통한 극한의 삶을 강요했을 뿐이다. 하여 두리반은 불야성 속 칠흑의 섬으로 떠 있다. 한국전력을 찾아가 전기 공급을 요구했으나 그마저 묵살됐다. 전기 공급 약관대로라면 한국전력은 자신들의 직무유기를 사과하고 즉시 두리반 전기 공급을 재개해야 한다. 전기 공급을 해지할 때 현장에 나와 전기 실사용자를 확인하고, 실사용자에게 공급 해지에 동의하느냐는 물음을 던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은 이를 어겼다. 두리반 단전을 감행한 곳은 GS건설의 유령회사 남전디앤씨였고, 한국전력은 두리반에 나와보지도 않은 채, 그 이틀 뒤 책상에 앉아 해지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직무유기를 두고 두리반이 문제 삼았으나 그동안 온갖 재개발 현장에서 방조해온 관행에 젖어 아예 자신들의 죄과조차 인정하려들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건설시행사들이 기초에너지를 무기삼아 철거민들을 내쫓아왔는지를 돌아본다면 한전의 직무유기는 가히 살인방조에 가깝다.

 

 

약속을 너스레로 바꾼 마포구청

구청은 어떤가. 두리반은 단전 6일째를 맞아 마포구청 도시계획과에 들어갔다. 잘못된 도시계획 발표로 희생양이 된 두리반에 전기 공급 재개를 요구하며 일주일간 항의농성을 벌였다. 농성 일주일째 되는 날 구청장은 두리반 대책위원을 통해, “두리반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전기 공급을 하겠다”는 전향적 답변을 했다. 두리반은 마침내 농성을 풀었다. 하지만 현재 두리반 뒤편에는 구청장의 하사품인 경유발전기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세상에 하루 5만 원에 이르는 기름 값을 두리반이 알아서 하라니! 구청장은 전기 공급 약속 대신 그림의 떡을 보내준 꼴이다.

 

 

폭염은 전기 끊긴 두리반을 극한으로 내몰며 GS건설의 탐욕이 그 얼마나 살인적인가를 돌아보게 한다. 폭염은 한국전력과 마포구청의 직무유기와 약속파기가 두리반에게 그 얼마나 악무한적 인권유린인가를 돌아보게 한다. 하여 그토록 완악하고 간특한 투기자본과 관청의 영혼 없는 천박함에 애써 노여움을 삭히며 여기 뜻을 모으니, 두리반이여 일어나라!

두리반이여 일어나라! 이 땅의 모든 두리반이여 일어나라!

2010년 8월 11일

400인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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