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벌어오세요'

2005/01/17 10:59

사실 누구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자기의 인생은 자기가 사는건데 이래라 저래라 하다보면 이상한 역효과가 나타날 뿐이다.
하지만 아이는 다르다.
아니 다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어른들의 삶이 중요하다. 보고 배우기 때문에...

 

요즘 별이엄마는 프로젝트 막바지라 휴일도 밤낮도 없이 일에 전념(?)하고 있다.
아침마다 출근하는 엄마아빠를 배웅하면서 외할머니는 가끔 '돈 많이 벌어오세요' 하면서
솔재에게 인사를 시킨다.
그 소리를 솔재는 물론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인사는 꾸벅꾸벅 잘도한다.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옷 입히고, 좋은 집에, 좋은 자동차에, 좋은 장난감에
해줄수 있는게 한도끝도 없어 보인다.
누구나 이런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하지만 말뿐이다.
할머니집에 가면 유준형아 장난감이 엄청 많다. 우리 형은 뭐든 잘 사준다.
그 쌓여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유준이는 혼자 잘 논다. 정말 혼자 잘논다...

 

솔재엄마는 왜 사소한것에 신경쓰냐고 물어볼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사소하다고 생각하는거 때문에 세상이 이 지경이 된것일 수 도 있다는 점은
별로 고민의 여지가 없다.

뉴스에 어디서 지진이나고 어디서 해일이 몰아닥치고 어디서 폭설이 내리고
수만명이 죽고 다치고 수천명이 실종되고 수많은 아이들이 죽고 고아가 되고...
이런 뉴스를 보면 모두가 걱정의 한숨을 내쉰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라크에서 하루에 20명의 아이들이 죽어야 한다는 것과
이라크 뿐만아니라 아프리카, 유럽, 동아시아 곳곳에서 어른 아이 가릴것 없이
사람들을 죽여야하고 죽여야 살수 있는 삶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돈 때문에 일가족이 자살하고 아이가 장농속에서 굶어죽는다는 사실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벌어진다는 게 이제는 너무 자연스러운 일인가?

 

뭐 이런 이야기 하면 왜 안좋은 면만 보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돈 많이 벌어오세요~'에 담겨져 있는 의미가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미처 깨닫기도 전에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훨씬 편할수있다는 것에 치명적인 유혹이 있는 것이다.

 

돈 많이 벌어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 사실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끊임없는 교육과 광고, 경쟁과 효율을 이유로
숨기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사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돈을 많이 벌어야 성공하고 행복하다는 무의식을 어렸을때 부터
우리는 가르치고 있다. 집에서,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TV에서
무차별적으로 가르치는 이 맹목에서 우리는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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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미류 2005/01/18 13:28

    ㅎㅎ 장모님이 블로그를 못 보실 꺼라구 생각하시는 듯한... ^^;;
    토요일에 기은 언니는 봤는데 못 뵈서 아쉬웠어요~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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