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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새마을호 여승무원 투쟁 평가를 위한 두번째 모임이 있던 날이었다.
많은 기억을 남긴 투쟁.
그말만큼 적절한 표현이 또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간병인 투쟁에 이어서 많은 고민꺼리와 '기억'들을 남긴 투쟁이었던 듯 하다.
언니, 어떻게 자기가 몇개월 후 짤린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웃으면서 친절해야만 하는 거죠?
집회에서 여승무원의 발언을 듣고난후 한 후배가 내게 토해냈던 울분.
첫 야간 스티커 작업을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
민주노조 건설이라는 자랑찼던 역사를 잊을 수가 없는데,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던 민주노조가 어용노조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화해버린 지금이 너무나도 쓸쓸하다는.
겨울밤 공기로 차갑게 언 열차 창문에
스티커를 붙여나가던 그 느낌.
스티커를 붙이러 KTX에 처음 올라타본 기억.
서울역 농성장에서 동지들이 어이없게 연행당했다는 소식에 부리나케 달려가
공안실에서 밤을 새워 농성을 했던 여름밤.
속속 모여들던 동지들을 보며 든든함이 가슴에 차올랐던 그 밤.
요 녀석은 서지본 식구인데ㅡ몰라볼 정도로 쑤욱ㅡ자란 모습으로 평가회의 장소에 나타났다.
주먹만하던 꼬맹이 녀석이
글쎄 이렇게 늠름하게 성장했다니!
서울역 농성이후 공대위 회의도 서울역에서 하고 그래서
서지본에 전처럼 들리질 않은 사이에
이렇게 커 버린 것.
우리가 참.
오래 투쟁했구나ㅡ새삼 느꼈다는.
이제, '기억'을 갈무리하는 일이 남았다.
그리고 다음 발걸음을 내디뎌야지.
(공대위 평가 결과는 백서로 발간될 예정이다.
그리고 우리의 평가는 기관지에 잘 실을 생각이고.)
*
회의도중, 문득 테이블 위에 놓인 철도매점 언니의 핸드폰 고리가 눈에 들어왔다.
2001년, 어용노조 몰아내고 민주노조 건설이후ㅡ
그 기쁨과 동지들에 대한 애정을 담아 핸폰 고리를 만들어 연말선물로 뿌렸다고 한다.
"조합원과 함께"
언니는 스스로 만든 그 핸폰고리를 몇년째 달고 다니는 것이고.
그 기쁨과 그 애정은....여전한 것일까?
철도 본조가 새마을호 투쟁과 철도매점 투쟁과 같은 비정규 투쟁을 뒷짐지고 바라보고만 있었다는 평가가 진행되는 순간에
언니의 핸폰 고리가 다시 눈에 들어와
좀
슬펐다.
중요한 것은
노조가 어떠한 내용을 담지하는가 일테다.
어떤 내용으로
어떤 운동을 할 것인가.
어용노조를 몰아내고 민주노조를 건설해왔던
철도노조를 비롯한 수많은 노조들의 자랑찬 역사가
그저 슬픈 기억으로만 남겨지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밝혀져야 할 것이다.
노조는 어떤 내용을 담는 그릇인가?
그에 대한 답은
'운동'을 통해 찾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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