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 그린비출판사분회(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가 설립 3주년을 맞습니다.^^ 사내에 '노동조합'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출범 준비 모임을 갖기 시작했던 기간까지 하면 3년 넘는 시간 동안 함께해 왔네요.
이 3년 동안 그린비출판사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노사 간 자치법규인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동종 업계의 임금 현황을 바탕으로 노동자들의 요구를 담아 실질적인 첫 '임금협상'을 진행하였습니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경영 의혹이 부각되었는데, 고용 안정을 위협하는 주주 배당을 억제하는 내용으로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일터로 한발짝 더 다가섰습니다. 그 외에도 자율적이고 민주적이며, 성평등한 노동 환경 확보를 위해 크고 작은 노동 조건을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이 기간 동안에는 출판노동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린비분회와 비슷한 시기에 사계절출판사분회와 서울경기지역출판지부(출범 당시에는 분회)가 출범하였으며, 최근에는 알마출판사분회가 출범하는 등 출판노조들이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출판노조들은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출판노동조합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조직되어 그간 수면 아래에 있던 출판노동계의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일하는 출판사에서 벌어진 문제를 공론화하고 다른 출판노동자들의 연대를 요청하는 움직임이 이제는 낯설지 않은 것 같습니다. 쌤앤파커스의 사내 성폭력 사건, 자음과모음의 부당 전보 사건 등에 대응하는 출판노조의 활동은 많은 출판노동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았고, 노동자들의 힘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어 낼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대응들은 노동조합의 필요성과 역할을 보여 준 사례였습니다. 하지만 출판계에는 아직 노동조합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노동자가 조직되어야 하며, 아마 이것이 출판 노조들 앞에 던져진 숙제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조합을 지켜 오고, 우리의 요구들을 관철시킬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출판노동자들의 연대에 힘입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우리가 일하는 공간을 계속해서 변화시켜 갈 수 있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겠습니다. 또한 여러 출판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을 늘 주시하고, 연대하겠습니다.
3년 동안 관심 가져 주시고, 연대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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