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004.06.03

인권위의 더이상의 논쟁에 대한 중지 권고에 따라 논쟁은 그만 두고 조사의 진행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사이에 달라진 것은 없었기 때문에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했고 cctv는 여전히 열람실 내부를 촬영하고 있었다. 촬영되는 모니터는 일층 카운터 근처 모니터 여섯대에 의해 이용자 모두에게 공개되고 있기까지 했다. 이미 12월 중순쯤에 인권위에서 논쟁을 멈춰달라는 얘기를 했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권위에 직접 가서 진정인 조사를 받았는데 조사관의 표정에서 쉽게 도서관측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있을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행이었다. 그사이 난 학교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계속하다가 사설 독서실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도저히 양심과 어긋나게 계속해서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며 도서관에 들어가 공부할 수 없었다. 무표정하게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들어가는 이용자들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한편 주변 사람들과 도서관 직원들의 모습에서 ' 봐라 , 달라지는 것은 없다. ' 라는 표정도 읽을 수 있었고 '너그렇게 세상 살면 안된다' 라는 소리는 여러 번 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정도 도서관에 가곤 했는데 달라진게 있나없나정도만 보는 수준으로 다니곤 했다. 그 사이 도서관일에 관심을 보여주던 학교 친구가 와서 밤새워 술한잔 하며 주민등록입력과 cctv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얼마후 다시 사설독서실과 도서관을 병행해서 다니기 시작한건 인권위의 중재로 도서관과 합의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시작되기 시작하면서다. 6월 3일 마침내 도서관은 열람실 내부를 촬영하는 cctv의  인권침해적 요소를 인정하고 그 촬영방향과 위치를 열람실 출입구쪽으로 이동했다.(물론 cctv철거라는 요구를 다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말그대로 인권위의 중재에 따른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 그래도 열람실에 앉아 이를 지켜보는데 얼마나 좋았던지...심각한 고민이 있거나 너무 기쁠때 나는 무작정 걷는 습관이 있는데 그날도 한참 도서관옆 공원 운동장 트랙을 돌면서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열람증 무인 발급기(무인좌석발급기) 문제로도 인권위는 여러차례 논의를 하고 합의를 요구했는데 서로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뭐라고 인권을 놓고 맘대로 합의를 한다는 말인가...이 부분에 도달했을때 대안을 요구하는 인권위에 제대로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내가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개인이 노출되는 정보의 입력은 안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고 다산인권센터에 전화를 걸어 직접 도움을 요청했다. 6월 중순쯤 수원에 있는 다산인권센터에 직접 찾아가서 토리씨를 만나게되었다. 이때부터 정말 많은 도움을 받기시작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