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를 떠올림

사진 2 2012/05/05 17:14

오랫만에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대고 하늘을 보았다. 밝지만 뿌연 하늘. 맑고 청명한 하늘을 생각나게 하는 하늘이다. 사진을 컴퓨터에 옮겨 보정을 해보니 원래 하늘과 전혀 다른 하늘이 나타났다. 우리 인간의 눈으로 보는 사물이란 언제나 동공에 맺히는 상 그대로가 아니다. 눈으로 본 사물은 언제나 사물 그 자체가 아니다. 사물은 마치 내가 포토샵으로 색과 콘트라스를 보정하는 것처럼 뇌에 의해 일정한 수정과 조정을 거쳐 나의 의식에 떠오른 이미지이다.

들뢰즈는 베르그송을 따라서 우리의 뇌가 어떻게 사물을 지각하는지, 또는 우리가 지각한 사물이 우리에게 어떤 상태로 주어지는지 잘 설명해 주는데, 사물에 대한 우리의 지각은 언제나 '나'라는 신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들뢰즈는 이를 자연적 지각, 즉 중심화된 지각이라고 한다. 들뢰즈에 의하면 카메라의 지각(또는 카메라를 통해 포착된 사물)은 우리의 중심화된 지각에 비해 우월한 지각이다. 카메라는 우리의 '뇌'라는 스크린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사물을 있는 그대로 지각하는 탈중심화된 지각을 보여준다. 그러고 보니 들뢰즈의 <Cinema>에서 핵심 개념이 바로 이 탈중심화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이렇게 사진을 찍고 색이나 명암, 톤을 프로그램으로 보정할 때마다 들뢰즈의 철학이 제시하는 새로움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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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5 17:14 2012/05/0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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