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위로

/바람부는 저녁의 거리, 사방이 트인 노점상 구석에 앉아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 풍경이 그림같다. 한쪽에서는 두 시인이 구소련 사회의 성격에 관하여 논쟁을 벌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다른 한 시인이 족발을 능숙하게 썬다.

바로 이런 것에서 위로를 받는 것이다. 힘들지는 않지만 어려운 운동의 과정에서 행복이란 건 결코 특별한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발로 뛰고 마음으로 시를 쓰는, 사회주의를 갈구하지만 소시민의 삶을 사는, 나만 한 딸을 둔 한 동지 그리고 사모님의 말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닿는다.

"꽃보다 뿌리가 되자" 지금은 열매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줄기가 충실하게 자랄 수 있도록 부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뻗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중의 언어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새삼스럽지 않지만 늘 망각하는 것들. 그들이 일깨워 준다.

 

/올 여름 먹어본 콩국수 중에서 제일 맛있는 콩국수. 가시가 별 같이 반짝이는 선인장.  미지근한 술을 마시고 일어선 시각은 자정. 용기내어 전화하려다 버스를 타고는 곧 잊는다. 이런 것이다. 건조한 이념에 서정성을 불어넣는 시인같은 재주는 없어도 내 안에서 어느새 감성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것을 가끔씩 느낀다. 또 공평하게도 현실이 그것을 마치 없었던 것처럼 곧 뒤덮어 버리는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