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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노동현장에서 학출이란 꼬리표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던 90년대 초,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던 '희'와 차차 적응해가던 '수'가 재회하여 2중창을 한다.
내가 달려간 곳에 너는 없었다
네가 달려온 곳에 나는 없었다 너는
가을햇빛 쓸쓸한 빌딩 스카이라인 황혼녘 나는
첫눈 내리는 변두리 아직은 질척한 공장지대
네가 떠난 후에 내가 갔고 네가 도착하기 전
나는 떠났지만
기억하라 우리가 사랑한 것은
인간이었고 역사였다
마침내 밤은 찬란하고
우리가 없다면 아름다운
이별도 없다
...소설이 삭막한 정세글보다, 호소력없는 선동문보다 나은 것은
그것은 때때로 이유없이 다시 손에 집히고, 가슴에 뭔가를 새로이 심어주기 때문이다.
"분노보다는 재능으로
무기를 들것이며, 그리하여 전투는 짧게 끝날 것이다.
......."
반디앤루니스 행사코너에서 우연히 집어든 군주론, 우연히 펼쳐진 페이지에서.
전하의 가문이 아니라 계급의 이익을 위해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
"사람에게 욕망을 없애려는 것은 바다에서 파도를 없애려는 것처럼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다.
가거도 편지
한 바다가 있었네
햇살은 한없이 맑고 투명하여
천길 바다의 속살을 드리우고
그 바다 한가운데
삶이 그리운 사람들 모여 살았네
더러는 후박나무 숲그늘 새
순금빛 새 울음 소리를 엮기도 하고
더러는 먼 바다에 나가
멸치잡이 노래로 한세상 시름을 달래기도 하다가
밤이 되면 사랑하는 사람들 한 몸 되어
눈부신 바다의 아이를 낳았네
수평선 멀리 반짝인다는
네온사인 불빛 같은 건 몰라
누가 국회의원이 되고
누가 골프장의 주인이 되고
누가 벤츠 자동차를 타고
그런 신기루 같은 이야기는 정녕 몰라
지아비는 지어미의
물질 휘파람 소리에 가슴이 더워지고
지어미는 지아비의
고기 그물 끌어올리는 튼튼한 근육을
일곱물 달빛 하나하나에
새길 수 있다네
길 떠난 세상의 새들이
한번은 머물러 새끼를 치고 싶은 곳
자유보다 소중한 사랑을 꿈꾸는 곳
그곳에서 사람들이 살아간다네
수수천 년 옛이야기처럼 철썩철썩 살아간다네.
-곽재구-
그녀는 이제 겨우 서른의 반을 넘겼다.
서울 아니면 부산 그 어디에서 마주쳐도 생경할 모습.
나리와 나의 중간쯤에 서있는 사람이랄까...
길을 잘못 들었다
녹기 시작한 눈이 등산길을 온통 진흙밭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 다시 돌아 가는 것은 계속 이대로 가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세상에는
다시 힘들게 되돌아 가는 사람들과
그냥 계속 진흙길을 가는 사람들
그 둘이 있다
복귀
그녀에게 왜 삶은 고통이었을까
아침버스를 기다리는 공단의 여성들
학생들은 강단이 아니라 강단 밖에서 리얼리즘에 몰두했다
대학 갓 졸업 후 나름의 리얼리즘에 대한 고민의 와중에 만들어진 그림
이 그림을 위해 새벽의 구로공단을 가 보기도 했다
사계
마음이 많이 쓸쓸하던 시절에 그린 그림
먹다 남긴 짜장면은 부르튼 채
화실 안 모든 풍경은 정지되어 있다
하지만 창밖은 빠른 속도로 흘러가고 있다
땅으로 곤두박칠 치듯
하강하는 검은 새와
이미 어두워지고 있는 하늘
그녀는 그 모든 흐름을 거부한 채
내심 불안해지는 마음을
감추려한다
그리고 꿈을 꾸겠지
불안한 공기를 감지하는
예리한 촉수를 가진
그리고 너무 익어버린 참외처럼 농하지 않은
그래서 언제나 낯설은...
어떤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비어있던 캔바스는 메워질 것
작은연못 -김민기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에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위에 떠오르고
여린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 속에선 아무 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푸르던 나뭇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져
연못 위에 작은 배 띄우다가 물 속 깊이 가라앉으면
집 잃은 꽃사슴이 산속을 헤매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살며시 잠들게 되죠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녁 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 채 한없는 세월 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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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림을 제 블록에 퍼갈까 하는데요. 괜찮을까요? 이 그림이 담긴 웹 페이지라도 있나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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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윗 그림 세개 말씀하시는 거죠? '두벌갈이'라는 민중미술가들의 사이트(http://dubeolgali.jinbo.net/)에서 가져왔고 웹전시장에 회원들의 작품이 다수 있습니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