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상대로 "전략적 모호성", 청년 상대로 "고기 잡는 법보다 고기를"
category 赤猿  2016/08/10 14:30

사드 배치에 대한 더민주당의 입장은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합니다. 전략적 모호성은 분명한 입장이나 사정을 공개하지 않음으로 인해 협상 테이블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것입니다. 비유컨대, 연애할 때 상대방 속을 끓이는 거랑 비슷합니다. 하지만 더민당이 미국이나 중국, 또는 경쟁 정당들을 상대로 뭔가를 얻어내려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더민당이 말하는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밖엔 안 됩니다. 사드 배치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지 않음으로 해서 당내 분란을 막고, 국민에게 지지나 반대도 받지 않고 슬그머니 이 정국이 끝나기를 기다리겠다는 속셈이지요. 더민당의 부적절한 처신은 대통령을 배출해서 권력 잡아보겠다는 얄팍한 계산에 따른 것입니다. 프랜시스 언더우드에게 몇 수 배운 것 같습니다.

한편, 굶어죽어가는 사람에게 고기 잡는 법 알려줄 수 없다며 고기부터 주자는 서울 시장의 주장도 이해는 하지만 동의할 수 없는 궤변입니다. 파다한 소문이지만 대권캠프 두 달 전에 구성됐다는 얘기도 돌던데, 결국 포퓰리즘으로 가는 건가 싶네요. 표를 돈 주고 사는 짓은 정말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젊은 사람들의 표심을 휘어잡아서 새누리당을 꺾고 사회의 전반적 개혁으로 이끌겠다는 전략인데, 문제는 똑같은 신자유주의자들인 더민당이 그런 개혁에 성공할 리가 없다는 거죠. 지금 삼성을 저렇게 만든 데에 친노 그룹이 무관하지 않잖습니까. 취업 안 되는 청년들이 돈 받으면 식비와 생필품 구입비로 쓰일 테니 미미하나마 소비 진작 효과도 있을 수 있겠지만, 대개는 공공요금과 빚 갚고 당장 급한 월세 내면 끝납니다. 결국 누가 최종적으로 그 돈을 갖게 되는 걸까요?

박 시장은 공짜 참 좋아하는 거 같아요. 재능기부라는 말로 공짜로 노동력 부려먹던 사람이 이제는 돈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그냥 나눠주자는 겁니다. 세상 참 즐겁고 편하게 사는 거 같아 부럽네요. 재능기부 많이들 해서 요즘 세상 참 인심 좋고 살만 하게 됐나요? 박 시장 부부는 재능기부 엄청 많이 해서 복받으셔서 그런가, 수 천 권을 책을 장서할 정도의 집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던데, 재능기부로 피빨리고 사는 우리 청춘들은 월셋방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청년수당으로 얼마를 주든 그 돈으로 지금 청년들의 삶이 바뀔 것 같나요? 애 더 낳으면 돈 주겠다는 김종인 씨의 발상과 다를 바 하나 없습니다. 화끈하게 재벌 개혁하고 국방비리 저질러서 돈 빼먹고 도랑 파고 공항 팔아먹겠다고 덤비는 놈들 초법적으로 다 죽이고 자손만대 외국으로 못 나가게 하고 교과서에 대대로 이름 새겨놓을 정도의 과격한 개혁을 할 사람이 아니면, 그 어떤 정책도 포퓰리즘으로 끝날 뿐입니다. 국민들이 그런 개혁을 받쳐주지 못하면 조삼모사에 열광하는 원숭이임을 스스로 또 한번 증명하는 것 뿐입니다. 지금 상황은 미안합니다만, 민주적으로, 평화적으로, 법제도 지키면서 논쟁해가면서 돈 나눠주면서 해결할 상황이 아닙니다. 돈 주지 말아야 새 세상이 더 빨리 옵니다.

 

2016/08/10 14:30 2016/08/10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