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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 진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나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 진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나


이인선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2/02/26 [10:34]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와 서방국들이 시작한 전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된 건 2022년이 아니라 2014년, 즉 8년 전으로 봐야한다.

 

루간스크 인민공화국과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은 2014년 국민투표를 통해 자치공화국을 선포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2014년 5월 26일 두 공화국을 친러반군이라 부르며 전쟁을 시작했다.

 

그동안 약 1만 4천 명이 전사했고, 약 100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동부 지역 피난민들의 대부분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피해 러시아로 갔다. 전쟁이 지속되자 러시아와 유럽 국가들이 중재에 나서 벨라루스 수도인 민스크에서 종전 협정이 두 번에 걸쳐 맺었다.

 

민스크 협정 I (2014.9.4, 러시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공화국, 루간스크 공화국 4자 협정), 

민스크 협정 II (2015.2.12. 프랑스, 독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리고 2개의 자치공화국 6자 협정)

 

이 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국경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는 대가로 두 공화국에 특별한 지위와 자치권을 부여하기로 되어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민스크 협정을 지키지 않았고 두 공화국을 향한 공격을 지속했다. 그 결과 동부 일대 군사 시설뿐 아니라 학교, 탁아소, 주거 지역 등이 파괴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 나토에 속한 서방국들은 별말 없이 이러한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공격하자 러시아를 향한 비난과 제재 공세를 하는 것과 다른 행동이었다.  

 

러시아는 수년간 우크라이나로까지 확장하는 나토의 동진을 경고해왔고 지난 8년간 돈바스 분쟁 해소를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그리고 평화를 위해 합의한 민스크 협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서방은 러시아의 요구를 무시했고 우크라이나는 민스크 협정을 이행할 생각조차 없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더해 러시아어 사용 주민을 차별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2017년 5월 23일 주요 방송 채널 프로그램에 3/4 이상 우크라이나어로 방송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한 데 이어 2017년 9월에는 중등학교에서 우크라이나어 외에 타 언어를 사용할 수 없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우크라이나 의회는 2019년 5월 15일 러시아어를 공공장소에서 사용하면 벌금형 처벌을 내리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렇게 친러 성향의 주민들이 사는 돈바스 지역 사람들은 정부에 의해 차별당하고 통제된 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죽임을 당해야 했다.

 

다시 말해, 우크라이나 상황이 이 지경에 온 것은 미국과 나토 국가들의 행동으로 민스크 협정을 이행하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또한 언론 보도와는 달리 키예프에 폭발이 일어난 것은 러시아군의 공격이 아니고 우크라이나군은 댐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내 시설 파괴를 위해 자체적 폭발을 일으키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키예프 폭발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당시 우크라이나 공군의 Su-27 전투기가 키예프 상공에서 공중 초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수로 키예프 근처에 주둔한 우크라이나 대공 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가 목표물로 식별하고 공격해 격추하고 말았다. 그 여파로 전투기가 추락한 주거지에 큰불이 나고 말았다.

 


▲ . 2022년 2월 2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 시민들이 차량을 이용해 도시를 빠져 나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말을 들어줄 사람은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동부 출신인데다 러시아어가 유창하고 러시아어로 사업을 했다. 친러 성향의 지지자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친러시아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인사에 실패했다. 부족한 정치 경험을 보완해줄 유능한 인사를 기용하지 않고 대신 배우일 때 연을 맺었던 영화 제작자들과 스튜디오 감독, 극작가 등으로 참모진을 구성했다. 

 

앞서 언급한 민스크 협정을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파기하고 말았다. 우크라이나의 민스크 협정 파기는 엄연한 국제법 위반이었고 러시아의 표현처럼 점점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미국의 식민지”가 되어버렸다. 그 결과 나토군이 우크라이나에 진입하면서 러시아 연방과 영토 보전 및 주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의 출현으로 이어졌고 이웃 국가들 사이의 좋은 관계에 걸림돌이 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반러 친서방 행보는 국민의 신임마저 잃었다. 키예프 국제사회연구소가 2022년 1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2022년 2월 16일이 아니어도 곧 전쟁이 날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선 제재만 읊고 있다. 서방국들은 우크라이나 내 자국민에게 즉각 떠날 것을 권고했고 미국은 2022년 2월 12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머물던 CIA 직원들과 미군 자문단 160명을 철수시켰다. 잇따라 우크라이나 공무원, 정치인, 기업인들도 전세기 20대에 탑승해 다른 나라로 도망갔다.

 

이를 두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1월 28일 우크라이나는 타이타닉이 아니라며 “서방 지도자들이 당장이라도 전쟁이 날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지 말 것을 촉구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2월 14일 우크라이나를 떠난 공무원, 정치인, 기업인들에게 24시간 내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요구를 들어줄 나라도, 사람도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2월 25일 “어제처럼 세계 초강대국은 멀리서 지켜만 보고 있다”라며 군사 조치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서방국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이 표적 1순위라며 18~60세 우크라이나 남성의 출국을 금지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가의 주권을 지키려는 모든 이에게 무기를 나누어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자신이 표적 1순위라 말하면서 남성들에게 무기를 줄 테니 열심히 싸우라고 명령하는 게 진정 대통령이 할 말일까?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022년 2월 25일 트위터에 “화염병을 만들고 점령군을 무력화하라. 비폭력적인 주민들은 주의하고 집을 떠나지 말라”라고 올리며 시민들에게 화염병을 만들어 러시아군을 공격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키예프 북부 오볼론 지역 주민들에게는 “(러시아군) 장비의 움직임과 관련한 정보를 (우크라이나군에) 알려달라”라고 적었다.

 

우크라이나 현지 TV도 화염병 제조 방법을 설명하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젤렌스키 정부 관계자들과 언론은 계속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자신들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도 하지 않은 채 국민을 전쟁의 포화 속에 밀어 넣고 있다.

 

러시아가 생각한 최후의 수단

 


▲ 푸틴 대통령이 2월 24일(현지 시각) 러시아 국영방송을 통해 특별 군사작전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 이 사안과 관련해 수십, 수백, 수천 번 이상 말을 해도 미국과 서방이 들을 생각도 없으니 더 평화적으로 대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무력 행위로까지 간 점이 유감스럽지만, 최후의 수단을 선택한 것으로 봐야 한다.

 

푸틴 대통령은 2021년 12월 23일 연례 기자회견에서 “만약 러시아 무기가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나 멕시코에 있다고 생각해보라”라며 러시아를 위협하는 무기가 서방에서 들어와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서방 세력이 러시아 국경에 먼저 접근했고 “서방은 러시아에 자신들의 안보를 보장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러시아에 안보를 보장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처럼 서방국들이 먼저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대비해 자국 내 국경 지역에서 훈련을 진행한 것뿐이라며 전쟁할 생각조차 없다고 강조해왔다. 이후 협상을 이어나갔지만, 전쟁을 바라는 서방이 더 전쟁 분위기를 고조하니 되돌이표에 불과했다.

 

결국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21일 저녁 10시 30분 무렵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주민이 세운 독립국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의 대표들과 만나 우호·협력·상호지원 협정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조인식 전 이날 국영 방송으로 중계한 대국민담화에서 “이미 오래전에 내렸어야 할 결정, 즉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의 독립과 주권을 즉각 인정하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라며 의회가 이 결정을 지지하고 두 공화국과의 우호·협력·상호지원 협정에 비준 요청을 밝혔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돈바스 지역에서 2014~15년과 마찬가지로 또다시 전격전을 벌이려고 시도한다며 “현재 돈바스 지역 거주지들은 연일 포격을 받고 있으며 공격용 무인기, 중화기, 미사일, 대포, 다연장포 등이 공격에 동원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24일 돈바스 공화국 지도자들의 호소에 따라 특별 군사작전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서방 세력들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고 적당한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핵무기 보유도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를 비나치화와 비군사화로 이끌되 점령하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결권을 지킬 것이라 밝혔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022년 2월 25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국과 신나치즘 지지자들이 이끄는 서방 국가들의 통제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누구도 우크라이나 국민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누구도 우크라이나 군대를 모욕적인 방식으로 대우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신나치즘과 집단 학살 방법을 조장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를 통치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항복을 이어가고 있고 러시아군은 민간인 사상자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하고 있다고 한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은 2022년 2월 25일 “전투 지역 상황이 안정되면 항복한 우크라이나군 전원 풀어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022년 2월 25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중립적 지위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발표한 데 대해 작전의 목적인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와 비군사화가 “중립적 지위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언급했다. 이어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런 맥락에서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국방부, 외교부, 행정부 대표급 수준의 러시아 대표단을 (벨라루스 수도인) 민스크에 파견해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며 민스크 협정으로의 복귀를 시사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2022년 2월 25일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 통화를 걸어 돈바스 공화국의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러시아의 특별 군사작전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또한 알아사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2022년 2월 24일 발언에 공감하며 과거 중동 정세를 심각하게 악화시킨 미국과 나토의 정책을 규탄했다.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한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에 러시아의 결정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전쟁 계획이 없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진입하게 만든 원인은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없는 우크라이나와 서방국들의 태도에서 기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번 우크라이나 상황을 통해 서방국들의 외면과 전쟁을 부추긴 세력의 말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22년 2월 24일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서방국들이 보여온 행태와 소련 해체 이후 이를 대해온 러시아의 입장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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