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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연구진 "코로나19 감염력 사스의 1000배"…에이즈·에볼라와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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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사이언스 

 

 

 

 

中연구진 "코로나19 감염력 사스의 1000배"…에이즈·에볼라와 닮아

기사입력 2020.02.27. 오후 2:31 최종수정 2020.02.27. 오후 2:49  기사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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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와 에볼라바이러스와 닮은 유전자가 있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보다 전염력이 1000배나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코로나19 3D 이미지. Felix Donghwi Son. Felixvis 제공

 

 

 

중국에서 시작해 한국과 일본, 이탈리아, 이란으로 급속히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발한 바이러스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에볼라바이러스와 닮은 유전자가 있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전염력이 1000배나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난카이대 연구팀은 코로나19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HIV와 에볼라바이러스가 가진 것과 똑같은 유전자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중국 내 사전 논문 공개 사이트(Chinaxiv.org)에 공개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중 하나인 코로나19는 유전적으로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약 80% 만큼 유사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두 바이러스가 결합하는 세포수용체가(ACE2) 동일하고 세포 침입 과정이 같다고 보고 있다.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에 침입하기 위해 반드시 자기 수용체와 세포 표면에 나 있는 수용체를 결합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스파이크단백질을 세포의 ACE2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세포 내로 침입한다. 건강한 사람의 세포 표면에는 ACE2가 비교적 적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2003년 사스가 유행했을 당시 전 세계에서 약 8000명이 감염되는 것에 그칠 수 있었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전파력은 강력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지 2개월여가 지난 이달 27일 오전 전세계 감염자는 8만명을 훌쩍 넘었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닮은 것치고는 전염성이 꽤 큰 셈이다.

이번에 난카이대 연구팀은 코로나19의 유전정보 분석 결과에서 원인을 찾았다. 그리고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에는 없지만, HIV와 에볼라바이러스에 있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HIV와 에볼라바이러스는 RNA바이러스 중에서도 전파력이 강하고 치명적이다. 연구팀은 이들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서 단백질을 비활성화시키는 효소인 '퓨린'을 방해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체내에서 단백질이 실제로 기능을 하려면 여러 단백질이 서로 결합하거나, 큰 단백질 덩어리가 잘게 쪼개져야 한다. 이렇게 단백질을 결합시키거나 자르는 기능을 하는 것은 효소인데, 바이러스는 효소가 없으므로 세포 내 효소를 이용한다.

연구팀은 "퓨린은 세포에서 새로 증식한 바이러스들이 완성돼 바깥으로 나가는 과정을 억제할 수 있다"며 "HIV와 에볼라바이러스는 퓨린의 눈을 속여 새끼 바이러스들이 무사히 완성돼 밖으로 전파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역시 이들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퓨린을 속여 비교적 수월하게 증식할 것이란 분석이다.

연구팀은 "결국 코로나19의 전염력은 사스보다 100~1000배 정도 강력할 것"이라며 "퓨린을 표적으로 하는 약들을 사용하면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를 막을 치료제로 에이즈치료제인 인디나비르, 테노포비르, 돌루테그라비스와 C형 간염 치료제 성분인 보세프레비르, 텔라프레비르 등을 꼽았다. 아직까지 명확한 작용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임상에서는 코로나19 중증 감염자를 치료하는 데 에이즈치료제 칼레트라와 에볼라치료제 렘데시비르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프랑스 엑스마르세이유대 연구팀도 이달 10일 코로나19는 사스를 비롯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는 없는 퓨린 단백질 절단 기능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항바이러스연구'에 실었다.

이번 결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에이즈 바이러스와 인공적으로 합성됐다고 주장하는 일부 연구자들의 주장이 또 한번 주목받게 됐다. 앞서 지난달 31일 인도 델리대와 인도 공대 연구팀은 코로나19 유전체 중에 4곳이 HIV에서 유래했다는 연구결과를 학술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bioRxiv)에 싣기도 했다. 연구결과를 통해 연구팀은 "HIV와 공통된 염기서열 부분이 인간세포에 침투할 때 필요한 수용체단백질과 연관있는데 단 기간에 이처럼 다른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획득하긴 어렵다"며 인위적인 유전자 재조합 가능성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서로 다른 두 종의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재조합되는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와 HIV 같은 RNA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워낙 잦아 바이러스끼리 공통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인위적인 유전자 재조합이라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인도 연구팀은 지난 2일 이 논문을 자진 철회했다.

하지만 좀처럼 인공 합성설에 대한 주장과 반박은 반복되고 있다. 타이완뉴스는 24일 국립대만대학 공중보건학회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19 세미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연 돌연변이가 아닌, 박쥐를 연구하는 우한(武漢) 바이러스 연구소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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