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잠든 밤.

잠은 안 오고 고민은 많아지고 얘기할 친구는 없고

심심하고 헛헛하고

눈은 말똥말똥

할 일은 태산이지만

무엇부터 손을 대야할지 갈팡질팡.

그냥 머릿속에서만

계속 채바퀴 돌듯 고민들만 맴도는 순간

예전 기억 속에

약간의 즐거움이 있었던 말초신경 자극 놀이를 하게 될 런지도 모르겠다.

그 말초신경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약간의 술과 담배 친구들

수다 분위기 어슴프레한 조명 흘러나오는 재즈풍의 음악

그 속에서 기분전환을 받았던 것을 머릿 속 어느 부분은 기억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좋았었다는 것이지.

그 중에 한밤중 모두 잠든 시간에 가질 수 없는 것은 대화상대 뿐이다.

가질 수 있는 것은 가까이 있는 알콜과 담배 음악 흐릿한 조명 정도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친구는 없어도 그 나머지는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글을 쓴다거나 공부를 한다거나 책을 읽는 따위는 좀 더

힘든 노동이 될 수 있으니 가볍게 한잔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가볍게 한 잔이 기분을 위로해 주고 외로움을 달래주고 굶주린 정신세계를 잠시나마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의 그 습관이 무서워 지는 것은 그렇게 길들여 지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헛헛함과 우울증을 술로 달래는 순간 그것이 반복되어 알콜중독이 되는 순간 그래서 폭력과 파괴와 자멸이 난무해 지는 순간 그 사람의 주변 사람들은 힘들어하며 술병을 증오하게 되고 그 사람의 행동을 증오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학습하게 되는 것이다.

 

다 큰 성인도 알콜중독에 빠진 이의 알콜에 의존하며 헛헛함을 달래는 것을 학습하게 되는데 그것을 지켜봐야 하는 어린 아이는 어떨까?

 

그 아이가 아무리 훌륭하게 자라더라도 인생에서 한번쯤 무너지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아이가 커서 자신의 존재감에 회의를 느낄 정도로 살짝 무너졌을 때 과거 어린 시절에 자신이 학습한 알콜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맛을 들이게 되면 다시 신선한 바람과 맑은 하늘과 앎의 즐거움 속으로 빠져들기 힘들어 지는 것이다.

 

그래서 알콜중독은 폭력이 된다. 중독이 중독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학습되어질 때 그걸 누가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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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4 10:55 2007/08/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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