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3'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 세계장애인 한국대회 2007/10/23
  2. 황당한 사건들은 지천에 깔려있다. 2007/10/23
 

2006년 뉴욕에서 장애인 권리협약이 체결되고 이것을 비준한 나라는 현재 4개국 밖에 되지 않는다. 세계장애인 한국대회는 Our Rights Our Convention But for all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장애인들이 차별받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국가 경쟁력이 약한 나라일수록 그 나라에서 장애인들의 차별은 이미 차별을 떠나서 당연시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대회에서 있었던 수많은 분과회의에서 참가자들은 그 차별을 증언하였고 장애인 권리협약이 반드시 비준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들의 경험과 목격은 실로 충격적인 부분이 많았다. 그것은 한국내에서 장애인 당사자가 말하는 장애인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발언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과연 그들이 장애를 가진 무생물처럼 취급되어지는 인권을 무시당한’ 이라는 말로 밖에 표현이 되지 않는 것들이었다.


국가가 어느 정도의 위상을 갖추고 장애인에게 복지와 시혜라는 명분으로 다가서려 할 때 과연 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해서 자신들의 불편부당함을 함께 논의하고 해결할 수 있었던 나라는 아쉽게도 비일비재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그나마 장애인 편의 시설을 갖추고 그들을 지원하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장애인 당사자들의 힘겨운 투쟁이 있었고 사회에서 서서히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회의 움직임은 서서히 진행되었다. 그 움직임이 10여년에 걸쳐서 진행되는 동안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과 어느 순간 장애인이 되어 버린 사람들은 그 기간동안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었을지 물음표를 던져 본다. 당신에게 10년이란 세월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당신 자신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


전 세계 곳곳에서 장애인이 보여지길 원하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다. 그들에 의해 장애인들은 감금되어지며 지원을 받더라도 지원금을 강탈당하기 일수이며 폭행의 대상이 되고 성폭력을 당해도 당연시된다. 전쟁이 일어나면 집에서 기르는 소보다 못한 존재가 되어지고 재해가 생겨도 우선순위에서 꼴찌로 밀려나게 된다.


하지만 장애는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다. 교통사고, 재해, 전쟁에서는 특히나 그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애인권이 바로 선다면 눈앞에 있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 사회에서 그 이익보다 앞 선 것이 인권임을 풀어가기가 더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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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3 15:26 2007/10/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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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운전을 안해도 되니 잠시 눈을 감고 쉴 수도 있고

책을 보며 사색에 잠길 수도 있고

이어폰 끼고 음악에 빠질 수도 있고

뜨게질도 할 수 있다.

 

이런 평화로운 자기 감정이 때로는

무지막지한 인간들 때문에 커다란 상처로 돌아오기도 한다.

 

내가 목격한 그 사람들은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과 늙은 남성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두 사람은 지하철 안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 남성은 책을 보고 있었나 보다.

그 책이란 것이 A3사이즈 보다 조금 더 큰 책이었다.

손을 앞으로 내밀고 남성의 특성상 상체가 좀더 넓기 때문에 자꾸만

팔로 그 옆에 앉아 있던 여성을 건드렸나 보다.

그리고 여성이 싫다는 표현으로 자신의 팔로 탁탁 치는 형식을 취했나 보다.

갑자기 남성의 욕설이 이어진다.

"이 년이 내 딸보다도 어린 년이 나이 든 사람을 팔로 쳐?"

그 뒤에 이어진 욕설들.

보고 있는 나조차 주눅이 들 지경이다.

남성은 그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보고 있던 책을 반으로 접어서 여성의 얼굴에

냅다 갈기면서 또 다시 욕설이다.

주변에 있던 어떤 사람도 나서려 하지 않는다.

난 자리에서 일어나 여성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내밀었다. 그 여성의 손을 잡고 전동차 다른 칸으로 이동했다.  

 

그 여성은 다른 칸에 가서도 어안이 벙벙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것 같았다.

여러 심정이 교차하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을 때린 저 사람은 누구일까?

자신이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걸까?

자신은 왜 맞아야 했을까?

 

그런데 잠시 후 그 남성은 이 여성이 이동한 칸으로 와서 또다시 여성 앞에 서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나와 여성의 옆에 앉은 할머니가 그 남성을 말렸다.

남성은 물러서더니

"너 이년. 너 지하철 타고 다니지 마."

끝까지 욕설을 퍼붓고 다른 칸으로 이동한다.

 

내가 잘 했는지 모르겠다. 그 남성을 말린 게 잘한 것인지...

혼을 내줘야 하는 건 아니었는지?

나 역시 두려워 한 건 아니었는지?

황당한 사건들이 여전히 예측하지 못한 순간 생겨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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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3 14:49 2007/10/2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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