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단상들

from monologue 2011/03/10 15:42

# 며칠 전 TV에서 영화 접속을 봤다.

파란 화면에 오타 한 자 없이 채팅을 이어나가는 능력, 오랜만에 보는 장면들이 그렇게나 반가웠다.

물론 한없이 유치한 연애드라마일 뿐이었던 것을, 그 땐 왜 그렇게 센세이션하게 느껴졌을까

여인2의 직업이 마음에 들었다.

어릴 때 봤을 땐, 전도연의 직업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었다. 그저 사람 사이의 밀고 당기기와 뭔가 또 다른 사랑이 이어질 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을 줘서...그래서 좋았는데 이제야 텔레마케터인 전도연의 직업이 눈에 들어왔다. 나의 처지와 비슷하여서. 

귓가에 맴도는 더스티 스프링필드의 노래들...

 

# 개인적으로 김영하 소설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다.

故 최고은 작가의 논쟁 과정 역시 그러했다. 고인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맘에 들지는 않았는데

김영하의 지적도, 한겨레의 보도도 어떤 것이든 고인에게 위로가 되는 말들은 없었던 듯.

왜 죽은 사람을 더 처참하게 만드는 걸까. 

누구에게 잘못이 있든, 세상은 너무 더럽다. 순수하든 불순하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그래서 생각난 그의 소설, 퀴즈쇼를 봤는데

학교 다닐 때 밤새 술마시며 영퀴를 즐기던 생각이 났지만 이내 재미가 없어 덮었다.

조건과 환경은 비슷할지라도 이물감이 있다, 그가 세상을 보는 것 그리고 내가 세상을 보는 것..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소부르조아들의 농담 따먹기의 장인 것일 뿐일까.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네트워크를 해야 사람들이 모인다.

모니터를 켜고 보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생각만 하는 것도 어떤 실질적 주체의 행위(로 이어질 초석)는 아닐까.

게다가 '소부르조아'라니, 저 낡은 강박관념.....기껏 하는 것은 '좋아요'나 '공유하기', 리트윗이지만 저 멀리 진짜 '자스민'처럼 불어오는 혁명의 향기들이 바로 이 온라인 상에서 공유되고 있지는 않을까.

가끔은 전혀 현실과 맞지 않게 황당무개한 고집만 내세우는 활동가적 자세,

버려야 한다.

 

#땀나게 사무실에서 나사를 조이며 파티션을 설치하니

자판을 두드리는 팔이 아프다.

누군가 볼까봐 조마조마한 마음도 똑같다.

다 가리워지지도 않는 공간에 벽만 설치했다고 해서,

자유로운 몸이 되기는 불가능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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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0 15:42 2011/03/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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