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from monologue 2009/01/16 01:28

며칠 째 은신 중이다.

 

내가 깊은 상처를 받은 사람인가, 그래도 사람은 사람이구나 하고서

 

생각해본다.

 

숨소리에 놀란다. 어떨 땐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일어난다. 온 몸으로 열이 뿜어져 나오는가 싶더니

 

이윽고 눈과 코와 입과 열려져 있는 모든 몸의 구멍에서 물이 나온다.

 

그리고 다시 잠을 청한다.  하루 중엔 눈을 감는 시간이 제일 고통스럽다.

 

잠이 들기 위해선, 종종 웃음짓게 만드는 기억들에 천착해야만 한다.

 

저무는 가을녘, 당신과 함께 찾았던 운문사에서 마당을 쓸어보고 싶기도 하고

 

북적대는 서울 거리를 걷고 싶기도 하다.

 

눈 오는 날 얼어붙은 인사동 골목을 슬라이딩하면서

 

그리웠던 당신들과 소주 몇 잔을 기울이고프다.

 

행복했던, 그래서 마지막일 수밖에 없는 기억들,

 

주마등처럼 스쳐가면 어느 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얼마나 더 멀리 내 아픔을 알려야만

 

이 소리없는 전쟁이 끝날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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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6 01:28 2009/01/16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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