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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화재와 신자유주의의 재앙

숭례문이지만 남대문으로 그냥 쓰자.

 

얼른 생각하면 기막힌 사고다.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또 조금만 생각하면 그리 이상할 것도 없다. 현재까지 드러난(혹은 그럴 가능성이 높은) 이유만 꼽으면 방화의 가능성에다 관리 소홀이 우선이다. 서로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게 그거. 그러나 방화 가능성은 어디에나 있으니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어느 사회나 그런 위험은 있고 어느 때나 그렇다(그런 점에서 여기에 초점을 맞추는 언론의 태도는 전형적인 선정주의다).

 

문제는 관리 소홀.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것들은 여러 가지지만, 공통적인 지적은 인력, 시설, 화재 대비태세, 초기 진화 등 모든 것이 부족하거나 미흡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원인은 여기에서 더 들어가야 한다. 관리 주체가 문화재청이든 중구청이든, 혹은 서울시든 왜 모든 것이 부족하고 미흡했을까. 공무원들이 게으르고 무능해서? 관료주의의 화신이라서?

 

천만에, 그것이 진짜 원인일 가능성은 없다. 이미 약간씩 언론보도에 나타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 부족은 만성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개방된 국보 1호에 야간에는 상주 인원도 한명 없을 정도에다 불에 강하다는 방염제 처리도 예산부족으로 제대로 못했다고 한다. 뭔가 익숙한 이야기 전개인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많은 사고, 재해, 재앙과 비슷한 모양이다. 최근 진행된 공공부문 인력 감축의 경과를 보건대, 여기 인원을 빼는 것이 가장 만만했을 것이다. 예산도 마찬가지다. 남대문에 방염제 처리를 할 예산을 삭감하는 것이 쉬운 쪽이었으리라.

 

남대문 불에서 신자유주의의 깃발을 보는 것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그러나 이게 진실이다. 개발과 경제, 성장, 시장이 우선되는 사회. 안전, 환경, 문화, 건강과 복지는 배부른 자들의 헛소리로 치부되는 정부. 이 것이 계속되는 한, 문화재뿐 아니라 사람의 안전도 오직 우연에 맞겨야 하는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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