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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명언록 (퍼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망언록

올해 가장 많은 망언을 배출한 분야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에서이다.

극우 보수의 선봉장 조갑제가 "신문 기사에서 '서거'가 아닌 '자살'로 고쳐 써야 한다"며 망언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자, 그와 쌍벽을 이루는 지만원은 "패가망신의 도피처로 자살을 택한 사람이 왜 존경의 대상이 돼야 하는가?"라며 응수했다.

여기에 김동길이 "노무현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뿐이며 이 비극의 책임은 노씨 자신에게 있다"며 극우보수 원로 3인방의 망언록을 완성시켰다.  

한편 광명시청에 마련된 분향소를 “치워라”라고 하여 물의를 빚었던 이효선 광명시장은 다시 "아이들이 자살한 사람한테 뭘 배우겠냐?"며 아이들 듣기에 지극히 비교육적인 발언을 내뱉어,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에 ‘자살골’을 넣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또한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늘어선 추모 시민들을 행렬을 두고 "제 애미, 애비가 죽어도 그렇게 하겠느냐?"는 발언으로 한나라당 의원들로부터도 항의를 받는 상황을 자초했다.

그러나 이 모든 망언들을 제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최고의 망언을 남긴 이는 보수 진영의 뉴 페이스로 떠오른 변희재이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국민 세금은 단 돈 1원도 투입되어서는 안 된다"는 듣보잡 조세론을 펼쳐 대중들의 주목을 이끌어 냈다.

변희재는 곧이어 "사회적 발언 하려면 최소한 1주일에 2-3권 이상의 사회과학서, 인문과학서인문과학서 책을 읽고, 매일 신문과 잡지의 글을 최소 3시간 이상 읽고, 정부 정책 등에 대한 보고서도 주마다 서너 편씩 읽어야 한다"는 독서 권장 발언으로 후속타를 날림으로써 보수우익 망언계의 세대교체가 도래했음을 패기있게 선언하였다.

 

 

국민을 깔보는 망언록 

 

높은 지위에 앉아 계신 분들이 국민들을 무시하고 심지어 적대시하는 망언을 서슴치 않고 내뱉어 주셨다.

지난해 국회 욕설 발언으로 2008년 망언록 대상을 수상하신 유인촌 문광부 장관은 올해도 녹슬지 않는 내공을 발휘했다.

한예종 사태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학부모 앞에 홀연히 자전거를 타고 등장한 유인촌 장관은 "학부모를 왜 이렇게 세뇌시켰지?"라는 주어 없는 독백으로 2년 연속 망언록에 이름을 올려놨다.

비극적인 용산 참사를 두고도 충격적인 망언이 나왔다.

참담하게 희생된 분들을 겨냥해 한나라당 몇몇 의원들과 일부 보수 언론이 “도심 테러리스트”라는 무개념 발언을 남발해 국민들을 분노케 만들었다.

한편 이승환 홈플러스 회장은 골목 슈퍼를 운영하는 중소상인들을 "맛없는 빵을 만드는 장애인"에 비유해 말 한 마디로 중소상인과 장애인의 비난을 동시에 이끌어내는 일타쌍피의 신공을 선보였다.

또한 중앙대 박범훈 총장은 한나라당 의원모임에 판소리 공연 시키려고 동원한 여제자를 가리켜 "감칠맛 있다"는 발언으로 총장 체면에 스스로 “먹칠”을 해주셨다.

 

 

자기 직책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망언록

 

 

어렵게 고위관직을 차지하신 분들이 자기 직책의 존립 이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정체성 혼란형 망언을 내뱉어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일도 많았다.

박기성 노동연구원장은 “헌법에서 노동3권 빼야한다”며 제 밥그릇 깨뜨리는 발언을 하더니, 급기야 노동연구원 직원들의 파업과 직장 폐쇄라는 초유의 사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도 정체성 부정에 일가견을 보였다.

스스로 인권 비전문가임을 인정하고 ICC차기 의장국 후보를 철회함으로써 왜 그 자리에 앉았는지 의구심을 자아내더니, MBC 수사 관련 회의에서는 자신이 결제한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는 자폭 신공을 발휘했다.

법을 집행하는 권력기관 수장들도 정체성 혼란 발언이 많았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나도 기자들 모텔 많이 보내봤다"는 발언으로 스스로 성매매 알선이라는 불법을 자행했음을 자수했다.

검찰도 정체성 혼란에 가세했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기자들에게 촌지 돌리기 이벤트로 물의를 빚자, 검찰 대변인은 "공개석상에서 추첨한 것은 촌지 아니다"는 발표로 많은 범죄자들에게 앞으로 공개석상에서 저지를 범죄는 검찰이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심어주었다.

 

 

몰역사, 몰상식 망언록

 

 

너무나도 기초적인 상식조차 가뿐히 초월한 몰역사, 몰상식 망언들도 여럿 있었다.

가장 압권은 정운찬 국무총리였다.

서울대 총장까지 역임한 분이 국회 대정부 질의 석상에서 "731 부대는 항일 독립군"이라는 새로운 역사 해석으로 온 국민을 경악시켰다.

이에 유인촌 장관은 멀리 중국까지 날아가 태평양 전쟁을 “대동아 전쟁”이라 표현해 정운찬 총리에게 쏟아지는 국민적 비판을 고통분담 하는 눈물겨운 동지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은 “아름다운 가게는 반정부 단체”라고 규정하는 발언으로 반정부 운동의 지평을 획기적으로 확대시키려는 혼신의 노력을 보여주었다.

 

 

이명박 가카의 망언록

 

 

이 모든 다양한 망언들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망언록의 압권은 역시 이명박 가카이시다.

올해 초 명텐도 발언을 기점으로 “4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등 입만 열면 주옥같은 화제성 망언들을 잇달아 쏟아내면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단연 망언록 지존의 자리에 등극할 실적을 만들어 내셨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망언을 굳이 하나를 뽑아보면 바로 이 장면이다.

서민 행보를 과시하기 위해 이문동 재래시장을 방문한 가카. 어느 가게에 들어가 “요즘 장사가 어렵다”는 상인의 하소연을 가볍게 씹으며 진열대로 돌진하면서 한 말씀을 남기셨으니,

 

"야~ 이것 좀 사먹어라. 야~ 뻥튀기."

 

어떤가?

자신의 서민 행보가 다 “뻥”이었음을 은유적으로 몸소 고백하신 가카의 양심적 면모가 돋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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