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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8/04
    대한민국은 법'취'국가다!
    키노
  2. 2006/07/31
    전교조에 던지는 쓴소리 1
    키노
  3. 2006/07/29
    차별 권하는 사회(1)
    키노
  4. 2006/07/28
    민병두의 자가당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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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6/07/25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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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6/07/20
    무기력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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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6/07/11
    괴물
    키노

대한민국은 법'취'국가다!

 

 

추상같은 법집행! 하면 우선 떠오르는 이미지는 <판관 포청천>이 아닐듯 싶다.

'개작두'로 표현되는 질나쁜 범죄(특히나 권력형 범죄)에 대해 냉정하게 법집행을 결정하던 까무잡잡한 그 아저씨를 통해 서민들은 잠깐이나마 카타르시스를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열우당에서 '경제살리기'를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꺼내놓은 카드가 '출총제폐지'와 함께 '경제사범 사면'이다.

대선을 위한 '머니게임'은 바야흐로 빗장을 열었다.


100분 토론에 나온 전경련의 이승철(가수 이승철의 노래를 참 좋아하는데...,)본부장과 이한구 딴나라 의원께서 다시한번 실망시키지 않는 발언을 하셨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불법적인 집단이 노조이다아~!"
"수시로 노조가 불법행위를 저지르는데도 이 정부는 방관하고 있다아~!"

거기에 피니쉬블로를 날리신다.
"대한민국은 기업하기 참 힘든 나라다. 온갖 규제로 인해 버텨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분식회계 해야 하고 노조달래기 위해 비자금 조성해야 하는 기업인들은 넘 불쌍하다!"
ㅜ.ㅜ

그들의 결론은 이렇다.

"서민들 다 죽게 생겼다. 이게 다 재벌규제로 인한 결과이며 투자를 위해서는 골프장도 많이 만들어야 하고 '어쩔 수 없이' 불법을 저지르게 된 재벌경제사범들은 과감하게 사면하여 투자의지를 고취시켜야 한다. 그래야 고용도 늘고 서민들 살림살이도 나아진다.
더구나 걸핏하면 선량한 기업인들을 협박하고 불법을 일삼으며 삥뜯는 귀족노조에게 추상같은 법의 심판을 내려야 한다!"


이한구의원께서는 보너스로 '의미심장한' 우려를 하나 던지신다.
"재벌사면하면서 노무현측근들 슬쩍 사면할 것으로 보는데 이건 곤란하다!"

아~! 대한민국의 추상같은 법체계는 저 분들의 놀이터로 전락한지 오래 되었다.

지난 해부터 올 7월까지 각종 투쟁으로 인해 구속되어 있는 노동자는 58명이었다.
대부분 비정규직노동자들이다.
7월의 끝무렵에 정확히 그만큼의 포항건설노동자들이 구속되었다.
그들 또한 비정규직노동자들이다.

이미 100명을 넘어선 그 노동자들 대부분 '법 없이도 살 수 있을 만큼'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묵묵히 땀흘려 일해온 이들이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온갖 야만의 행태와 탈,불법에 저항한 댓가를 그들은 톡톡히 치르고 있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동안 불법파견과 일상적인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기업인들과 수천억의 회사돈을 쌈짓돈인양 빼돌리거나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혹은 족벌경영을 위해 사용해 온 경제사범들은 얼마나 구속되어 수감되어 있을까?

단...., '한 명'도 없다.

당장 지금도 일상적인 불법파견이 하청업체로 위장한 인력공급업체에 의해 대기업군에서 광범위하게 진행중이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불법파견고발업체 123개사 중 79개사가 벌금 등 처분을 받았다.(징역형은 단 한 명도 없었고 벌금액은 통상 50~500만원이었다.)

현행 불법파견사업주에 대한 처벌기준은 '징역 1년 이하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예를 들어 정규직 임금의 50%를 주고 5년간 하청업체 노동자 500명을 고용해 온 기업주가 있다. (대략 8개 정도의 인력파견업체가 하청업체 사무실을 간판만 걸어 놓고 5~80명을 고용한다.)
이들에게서만 감축하는 인건비가 월 평균 2억5천만원! 연간 30억! 5년이면 150억이다.
정규직으로 사용했을 때 보장해 주었어야 할 각종 노동복지조건에 드는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물경 200억원에 달한다.

5년동안 200억원을 불법파견으로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내어 부당하게 벌어들인 기업주를 고발하였다.
재판은 지지부진하게 이어졌고 1년이 훨씬 지나서야 벌금 100만원이 선고되었다.
기업주는 재판정에 한번도 출석하지 않았고 벌금은 총무과 여직원이 법원에 '가져다' 주었다.

부당한 횡포를 견디다 못한 비정규직노동자들 100여명이 노조를 만들자 해당기업은 하청업체를 모두 폐업시키고 바지사장 이름만 바꾸어 새로운 하청업체 직원을 모집하였다.
당연히 노조를 만들었던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5년에서 10년을 일해온 현장에서 쫓겨났다.
분통터지는 가슴을 억누르며 정문이 바라다보이는 6차선 도로 맞은편 인도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하였다.

그러자 그 기업은 "이제 회사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불순세력들에 의해 생산에 차질을 입고 있다!"며 해당 노동자들을 상대로 손배소송을 걸었고 법원은 기다렸다는듯 1인당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가압류를 때렸다.
구체적인 손해의 산출근거나 현장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몇번의 집회를 열고 사장면담을 요청하며 농성을 벌이던 비정규직노동자들 10여명은 구속되었다.

소설같은 이야기로 들리시는가?

바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땀흘려 묵묵히 일한 댓가로 정당하게 받아야 할 몫을 강탈해 간 기업인들은 늘상 "그간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을 높이 사...."로 시작되는 판결문으로 대한민국 법원놀이터의 은혜를 받는다.

그것도 모자라 아예 전과기록을 삭제하기 위한 정치권 '머니게임'의 은덕으로 평균 3,4차례의 사면까지 받으신다.

죄지어도 사면받고 또 죄지어도 사면받고....,


'하찮은 비정규직 나부랭이가 '감히' 대기업 사장실을 며칠 점거했다'는 이유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노동자는 그 숱한 특별사면을 교묘히 비껴가며 1년 6개월째 복역중이다.

'광복절특사'니 '크리스마스 특사'니 하는 사면에서조차 그가 해당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

"사면받아 출소하면 또다시 공공의 질서와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음!"


이런 X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올해가 다 가기도 전에 재벌들을 위해 총출제는 폐지될 것이 뻔해 보이고 경제사범들을 위한 '사면은총'은 현실화될 것이다.
거기에 발 맞추어 현재도 느릿느릿 수사중인 삼성등의 각종 불법상속 및 재벌들의 부패비리 수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다.


고로 대한민국은 법'취'국가이다.

접대받은 폭탄주에 '취'해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드는 판결이거나
법으로 '착취'를 정당화 하는 아름다운 세상!


"파란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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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에 던지는 쓴소리 1

연일 보수단체들이 전교조죽이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조선,동아는 특집면까지 배치하며 '전교조는 빨갱이' '친북좌파들에 의해 아이들이 위험하다!'는 색깔론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이미 일송정출판사라는 곳에서 출간되었던 북한자료를 인용한 교육에 대해 보수진영이 저토록 오바짓을 하는 이유는 사학법재개정과 결국은 맞닿아 있습니다.

정확히는 보수교육관료들과 보수정치,언론등 이사회의 주류권력이 절대로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고 여기는 지점이 바로 '교육'이라는 것입니다. 

우열반을 가르고 소수엘리트들에 의해 지배받는 사회구조를 끊임없이 획책하고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제 돈 얼마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대접받으며 일가친척이 돈놀이 할 수 있는 웃기는 구조를 전교조라는 불순세력이 자꾸 깨려하니 눈엣가시인 거지요.

입시교육이 아닌 선진화된 '제대로 된' 교육이 학교에서 이루어지기 시작한다는 것!
아이들이 사회적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올바른 인식을 정립하기 시작한다는 것!

그것이 저 보수진영에게는 가장 두려운 것입니다.

얼마전까지 전국의 한나라당사마다 걸려 있던 "전교조에게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맡길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의 의미는 정작 저들의 두려움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전교조를 두고 벌이는 이 사회의 비이성적이고 야만적인 행태들에 대한 비판입니다.
이 비판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교육문제에 대한 포스팅과 함께 진행될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전교조비판입니다.

물론 이 비판은 관점에 따라 충분히 해명되어지거나 공격받을 소지도 다분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전교조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임과 동시에 전교조와 하루가 멀다하고 연대하고 마주치는 입장에서 그동안 느껴왔던 문제점에 대해 도발적으로 던지는 의제이기도 합니다.

"가뜩이나 보수진영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는 시점에 뭐하자는 것이냐!"라는 지적도 있겠으나
오히려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토론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판단에서 올립니다.



'전교조의 통일운동'


전교조의 통일운동을 주도하는 교사들은 대부분 학습과정에서 이른바 NL로 분류되는 이들입니다. 사실 전교조 내에서 적극적으로 주된 통일운동을 하는 세력은 절대 다수가 아닐뿐더러 전 이들 전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주노동당 내에도 무수히 많은 NL친구들이 있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념논쟁도 자주 하고 친동생 대하듯 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다른 많은 단체들의 통일운동에 비해 전교조의 통일운동이 도드라져 보이는 이유는 그 위치가 교사라는 것이고 영향력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라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DJ정권 출범과 노무현정권 출범에 전교조내의 통일운동 지향세력이 어떤 포지션을 취했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유로 전 이들에 대해 비판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통일운동에 대한 순수한 열망과 그에 기반한 정치적인식의 한계가 진보정치세력의 후보대신에 '비판적지지'를 선택해 왔던 근거임을 잘 알고 있기에 통일운동 자체에 대한 비판이기보다는 그들 인식의 한계에 대한 비판이기도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비판을 해보겠습니다.
전교조에서 통일관련 교육내용은 그다지 많지도, 그 내용이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사실 많은 편향성을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잘 아는, 지금은 발령받아 교육일선에 있는 선생들이 교사발령 이전인 교대생시절 어떤 학습과정에 있었는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알고 있는 탓에 그 운동권동창회가 전교조 내에서도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는 내용적 한계를 지적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전 모든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평화의 가치와 진정한 민주주의, 반제국주의와 반전에 대해 일상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분야인 '노동의 가치'에 대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하면 떠오르는 인물의 이름이 '박정희나 김대중, 이건희나 정주영'이 아니라 이 사회를 이만큼 유지시켜온 학생 자신들의 아버지 이름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자의 헌법적권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토론하며 "모든 노동이 아름다운 것이며 사회적으로 존경받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 적어도 교육노동자인 전교조 조합원은 일상적인 연구와 교실에서의 강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아직도 '꼰대근성'에 사로잡혀 있는 전교조 교사들을 자주 만나는 것은 무척이나 답답한 노릇입니다.

자신들이 대학시절 학습받았던 내용들과 통일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하기 이전에, 교사로서 아이들의 가치관형성과 민주주의사회를 형성하는 예비노동자들인 아이들에게 어떤 눈으로 사회를 바라볼 것이며, 어떤 가슴으로 모든 억압과 독재에 대해 저항해야 하며, 어떤 머리로 평등한 세상을 위해 사안을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아이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운동을 하고 있는 전교조 조합원들이 노동문제에 등한시한다"는 지적이 아니라 전교조조합원들의 일상적활동 전반에서 노동관련 교육에 대한 의지에 대해 부족하다고 느끼는 탓이며 통일운동을 중요한 교육가치로 판단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그것보다 먼저 '노동관련 교육'과 '반전평화'에 대한 분명한 교육철학을 확보하라는 주문이기도 합니다.

'김일성주의에 내재된 인식의 틀로 통일운동을 하려는 과정'이 어떠한 한계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고민과 남북한 민중적 관점에서의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들이 추구되어야 하는 겁니다.

그러나 여전히 전교조에서조차 여타 통일운동단체들의 실천행사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내용들이 반복되고 기만적 정권체제들이 만들어낸 선언과 기념일에 천착하는 모습을 보며 답답함을 느낍니다.

전 프랑스의 고등학생들이 "우린 한번 쓰고 버리는 티슈가 아니다!"라며 교사들과 함께 거리투쟁을 벌이는 모습에 감동했었습니다.

일상적으로 "당장 권위적인 교육관료(교육부,지방교육청,교장,교감 등)들과 싸우는 것도 힘에 부치는데 너무 심한 소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당장 거리에서는 감옥 갈 각오를 하고 1년이 넘도록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이 즐비합니다.

파면되거나 감옥에 갔던 '참교육투쟁 1세대'들이 많이 변질되었을망정 그들이 꿈꾸던 이상과 의지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오히려 지금은 조건도 많이 나아지지 않았습니까?


더 할 이야기가 많지만 전교조의 통일운동과 관련한 쓴소리와 교육의 보다 중요한 가치에 대해 언급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을까 합니다. 


다음엔 학교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글을 하나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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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권하는 사회

인권위에서 차별금지법안을 만들 것을 권고했습니다.
오늘 SBS토론을 보니 이 법안을 놓고 벌이는 논쟁과 관점이 얼만큼 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함축하고 있는가의 여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안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신 분은 첨부한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차별금지법안의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이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유지하는데 필요한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인권위 권고안이 나오자마자 경제단체들은 즉각 반대성명을 내고   "경제현실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과도한 규제" "사회갈등을 확산시킬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성명에서야 정제된 표현을 썼겠지만 오늘 토론에서 경총에서 나온 인사의 발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듯 '경제문제에 비전문가인 아마츄어리즘의 결정체!' 또는 '인권이 밥먹여주냐?'식의 사고체계가 뿌리깊게 도사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동문제가 인권과 분리되어야 한다는 사고는 철저히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상은 자본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소모품이자 기계여야 한다'는 가치체계의 발로입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무엇보다도 노동가치를 확보하고 노동의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는 것은 시혜적관점에서의 사회유지 조건이 아니라 평등한 가치와 노동을 통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사회성숙도의 차이가 궁극적으로 그 사회를 건강하고 발전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란 것을 구성원 각자가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적으로 노동운동을 했고 지금도 노동현장에서의 온갖 경험들을 직간접적으로 보고듣는 터라 그럭저럭 굴러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사회가 얼마나 야만적이고 허약한 구조인지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더구나 노동인권이 보장받지 못하고 차별받아야 하는 구조는 단순히 법과 제도의 문제이거나 수탈자본의 생리적 특성 때문만이 아니라 이 사회를 이끌고 있다고 자부하는 보수엘리트들과 언론, 학벌중심의 기형적 사회구조를 확대하고 있는 교육구조를 비롯 그 체제에 길들여지기를 강요하는 부모들과 그러한 사회인식에 길들여져 가는 대다수의 인식에 의해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까요.

어느 공기업에서 납품과 관련하여 비리가 일상화되어 있고 그만큼의 몫으로 회사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판단한 '용감한(?)'직원이 내부고발을 하였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 상사에게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하고 시정을 요구하기도 하였지만 이미 업자들과 결탁하여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상태에서 그의 요청은 계속 묵살되었습니다.

그가 내부고발을 통해 문제가 확산되었고 근원적인 비리척결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사건은 최대한 축소되었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 직원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직원은 내부정보를 외부로 공개했다는 등 업무태도가 불성실하다는등 온갖 구실을 들어 징계를 받았습니다.
문제가 커지자 해당기업은 징계를 철회했지만 그것으로 끝난게 아니었습니다.
업무를 아예 주지 않고 책상을 따로 빼서 철저하게 고립시켰습니다.
이른 바 '왕따작전' 통해 제 스스로 그만두게 만들려는 속셈을 노골화하였습니다.

그런데 더 가관인것은 대부분의 직장동료들이 그러한 기업의 횡포와 야만적인 탄압에 대해 분노하기는 커녕 똘똘 뭉쳐 그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기업구성원으로서의 자기 권리를 방어하기 위한 그 직원을 '조직부적응자'로 몰아세우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조롱했습니다.

이러한 케이스가 특이한 것일까요?

사안과 형편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아마도 대동소이한 경험을 했을겁니다.
적어도 그 왕따직원의 입장에서가 아닌 방조자이거나 '조직적응자'로서의 경험이겠죠.

노동인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단계에서부터 노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삶을 유지해야 하는 과정에 이 사회가 얼마나 많은 차별을 묵인하고 있으며 그 차별을 극복하려는 노력보다는 길들여짐으로써 얄팍한 이익을 유지하려들고 있는가 그 현실적 조건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 등 사회적약자들의 차별을 없애고 그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를 보장해주는 차원에서뿐 아니라 부지불식간에 관성화되어가고 당연시되어지는 온갖 차별들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제 스스로 정상적이며 우월적 위치에 있다고 여기는 소수의 기득권력에 의해 다수의 '비정상'적이고 열등한 구성원들이 지배받고 이용당하는 관계의 고착화는 가속화되어지는 겁니다.

결국 차별금지법안의 법제화보다 시급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구성원들이 고르게 잘 살 수 있는 조건! 차별받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은 위에서 언급했던 가치인식의 변화와 그에 기반한 철학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확립시켜가는 과정이 보다 중요한 조건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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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의 자가당착

사실 조순형씨의 당선에 대해 별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았는데 열우당 민병두의원이 조순형의 당선이 던지는 의미에 대해 특별기고를 했군요.

뭐 내용은 단순합니다.

반한나라당 진영을 묶어세우기 위해 이러이러한 노력들을 해야하는데 민주노동당식의 '반한비노'식은 성공하기 어렵다.
그러니 이제 시민사회단체,재야세력들과의 관계를 복원하여 정권을 지켜내자!

대충 이런 주장입니다.

글을 쓴 의도는 조순형씨의 당선이 던지는 의미인데 내용은 그것과는 별 상관이 없어보이는 참 희한한 흐름입니다. ㅡ.ㅡ;;

조순형씨와 관련한 내용인 "반한나라당 세력의 경계심리가 조순형을 당선시켰다!"라는 분석 앞에서는 무릎을 꿇었습니다.

민병두 의원의 분석력을 탓하자는 것은 아니고 그의 주장이 연결되는 지점의 오류와 그릇된 근거에 대해 지적하고자 합니다.

우선 민주노동당의 주된 흐름은 민병두의원의 판단처럼 '반한비노'가 아닙니다.
어디서 그런 판단을 하게 되었는지는 모를 일이나 적어도 다른 정당의 주요한 정치적 흐름을 판단할 요량이라면 정확한 정보와 구체적 파악노력을 수반한 후에 비판을 하든 토론을 제기하든 해야 하는 것입니다.

민주노동당 내의 이른바 NL세력중에서도 일부가 여전히 '반한나라 전선'을 주장하고 있고 이 흐름은 역사와 전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런 소리를 하려면 탈당해야 할 겁니다.

당외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조직에서야 무슨 소리를 하든 할 수 없는 노릇이겠지만 어떻든 민주노동당의 주된 흐름은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열우당과 한나라당, 민주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에 대한 '반노동,반보수전선'입니다.

특정한 정치세력과 인물을 두고 진보정당이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는 판단을 집권여당의 의원쯤 되는 인사가 아무렇게나 한다는 것이 서글픈 노릇입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대선국면에서 현재의 열우당이 취하는 스탠스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정권연장이 힘들다는 것은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인바 이제라도 정신차리고 '개혁사기피로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는 대다수 서민들에게 비정규직폭탄이나 한미FTA폭탄 선물대신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사회양극화의 해법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법제화를 위해 무서울 정도로 치밀하고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야 떠나간 민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더이상 5,6공을 뛰어넘어 새마을운동 시절로 회귀하고 있는 정치인식의 변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민병두의원이 속한 열우당의 주된 흐름은 그러한 노력들을 할 수도, 할 의지도 없습니다.

또다시 '특정인물의 이미지정치와 반한나라진영 결집읍소'로 대선국면을 준비하겠노라는 각오라면 내년 대선은 일찍 포기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입니다.

며칠 전 내가 사는 지역의 도교육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장애인교육기본권쟁취농성단'의 천막에 현직교감이 칼을 들고 만취상태로 난입해서 행패를 부렸습니다.

그 교감이란 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육청이란 신성한 공간에 들어와서 악다구니를 써대는 인간들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라고...,
그 교감은 이미 전에도 전교조의 농성장에 들어와서 행패를 부린 전력이 있는 자입니다.


장애인 아이를 두고 있는 부모들의 고통과 눈물을 닦아주는 일은 장애아동들이 비장애 아이들과 함께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과 교육주체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노무현정부도 교육부도 그들을 격리시키고 그들의 주장을 공권력을 동원해 내쫓고 있습니다.
그 교감과 다를게 전혀 없습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고통과 눈물은 몽둥이로 화답하면서 기업의 부당노동행위는 애써 외면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누가 집권을 한들 그것이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노무현과 열우당을 지지했던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학습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더이상 기만의 언어로 표를 구걸하는 짓은 하지 맙시다.

노무현정권과 열우당의 지난 시간은 대한민국 정치의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사회구조적 병리현상들을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해버린 절망의 시간입니다.

이제 유권자들은 전혀 다르기때문에 기대를 가지고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배신감에 치를 떨며 적어도 정체성 하나는 분명한 부패정치집단'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역사에 되돌리기 힘든 '개혁정치사기극'을 벌인 탓에 나타나는 지금의 정치판단들에 대해 당신들은 어떻게 책임질 겁니까!

손쉽고 편안하게 향했던 오른쪽이, 가면 갈수록 내년 대선뿐 아니라 당신들의 2년남짓 남은 정치인생을 걱정해야 하는 결과로 전락한 현실에 대해 곱씹어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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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

대부분  무관심속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모르실까 싶어 알려드리자면 이번 선거는

굿머니 전 대표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열우당 신계륜의 지역구였던 서울 성북을과 "나 서울시장할래~"라고 단말마를 외치며 의원직을 사퇴했다가 내부경선에서 탈락했던 한나라당 맹형규의 지역구였던 서울 송파갑, "나 경기도지사할래~"라고 뛰쳐나가 결국 당선된 한나라당 김문수의 부천소사, 본인은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어쨌든 부인이 선거과정에서 2억원이상을 뿌려 2년형을 선고받으면서 의원직을 상실한 한나라당 김정부의 지역구였던 마산갑(부인 정모씨는 1년 넘게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유명하죠)
이 네 곳에서 치루어집니다.

임기중에 공직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경우도 큰 문제이지만(지방선거에 출마할 요량이라면 의원임기가 끝난 이후 준비기간을 거쳐 출마하는게 맞겠지요.)
본인의 사퇴로 치루어지는 재보궐선거에 또다시 출마하는 경우는 후진정치의 대표적인 단면입니다.
그런 인물이 또 당선가능권 1순위라니 그런짓하는 정치인 욕할 처지가 못되는 지역민들입니다.

개인적으로 돈선거 등을 통해서 선거법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거나 임기중 권력형 비리로 인한 의원직상실의 경우에는 임기만료 이후 총선시점까지 해당 지역구는 공석으로 두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페널티를 해당지역구 전체에 먹여야 하는 거죠.

또한 공직선거 등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한 지역구에 또다시 출마가 가능한 현행 선거법또한 바꾸어야 합니다.

이처럼 1년내내 정치인들의 비리와 개인욕심에 의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해가며 선거를 치루는 현실은 더이상 묵과하지 말아야 할 구태정치구조입니다.


이번 선거는 재보궐선거 전문정당인 한나라당의 싹쓸이가 가능할 것인가! 탄핵주역인 민주당의 조순형이 다시 원내정치로 복귀할 것인가!의 여부가 주요한 관심사인듯 합니다.
그들만의 리그에 그들에게 학습받은 관점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에 따르면 말입니다.

선관위에서는 "투표율이 30%를 넘길 수는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치루어지는 이번 재보궐선거의 참여선수와 관중이 정확히 그들만을 위한 '권력나눔의 게임'에 몰입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재보궐선거에서의 투표율이나 유권자들에게 제시하는 정책공약 등은 뒷전이고 자신들의 공중전화조직을 최대한 끌어모을 수 있을 정도의 조건만 된다고 판단하거나 '정권심판론' 의 효과에 뭍어가려는 꼼수가 횡행하는 것이지요.


주요 여론조사를 보니 당선권에 근접한 후보들 공히 서민들의 삶과 노동의 가치에 대한 철학은 거의 제로인 성장우선, 신자유주의 경제 추종의 인사들입니다.

그들 중 누가 원내에 진입한들 흘러넘치는 여의도 '보수(保守)의 강'에 채워지는 보수(輔水)일 뿐입니다.



내 삶을 지탱하는 대부분의 조건들을 만들고 규정하는 대한민국 정치가 '그들만의 권력나눔, 그들만의 평등'을 위한 리그로 전락한지 오래이고 이미 관중석을 차지한 계산기들에게 자리를 선선히 내어준 채 '내 삶이 행복해질 수 있는 조건'을 고민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이제 그들은 "나라를 구해야 한다!"면서 여전히 수해지역에서 골프치는 짓따위를 은밀히 지속할 것이고, 술먹고 성추행하는 짓을 반복할 것이며 노동자들이 고통받는 현장에 달려가기보다는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는 기업주를 변호하기 위해 뛰어다닐 것이며 학생들의 권리와 교사들의 참교육열망보다 사립교육재단의 권익이 이 땅에는 더욱 중요하다고 외쳐댈 것이며 한미FTA는 거스를 수 없는 국제화시대의 대안임을 겉으로는 우려를 표하면서도 비준안에 찬성을 누르는 손가락의 방향은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별로 바뀔 것 같지 않은 것은 대중들의 정치혐오와 분석능력이 고갈된 계급탈피적 정치성향말고도 또 있습니다.

반한나라를 위한 민주개혁세력 결집을 외쳐대는 비지론자들이 그것이고 매일 뻘짓을 해대도 가끔 해주시는 '반미적인 발언'에 환호하며 '민족자주'이외에는 몰가치적인 정체성으로 버티고 살아가는 인자들 역시 '그들만의 리그'에 필수적 요소들입니다.

치어리더이거나 배트보이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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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증

영화 [선생 김봉두]를 보면 김봉두의 어린 시절 그가 다니던 학교의 '소사'였던 아버지를 가리키며 "공부 안하면 저 소사처럼 된다!"는 선생의 대사가 나옵니다.

김봉두는 곁눈질로 아버지의 초라한 모습을 보며 분노합니다.
그 분노를 곱씹으며 노력한 결과일까? 결국 그는 선생님이 됩니다.

유난히 촌지를 밝히며 아이들을 재테크수단으로 삼는 질나쁜 선생이 되지만...,
(그가 개과천선하는 내용은 사실 무척이나 비현실적이기도 합니다.)


'막노동' 일명 '노가다'로 불리는 늙은 건설노동자들이 포스코본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요구조건은 지난 울산플랜트노조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레디앙이나 몇몇 진보인터넷언론매체 등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분명히 해야 할것은 이들이 이토록 극한적인 투쟁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이 사회의 근본적인 부조리와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집권세력이 아주 손 쉽게 경기부양책으로 사용하는 것이 이른바 '건설경기회복'입니다.

부동산과 건설분야가 활발해지면 수면 아래에서 먹잇감을 노리는 현금이 시장에 돌고 투기와 수익에 대한 계산기를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해집니다.

대형건설사들은 막강한 로비력과 정보력을 동원하여 건설경기에 기민하게 대응하여 개별공사를 비롯 BTL수주까지 독점하다시피하게 됩니다.

문제는 일단 공사에 들어가면 하청,재하청 등 중소건설업체를 통해 실질적인 공사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여러 단계의 유통관계를 통해 원산지재배농민은 제 값을 못받고 소비자는 비싼 값을 치루어야 하는 문제와 동일한 과정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먹을거리야 비싸다한들 정직하기라도 하지 건설분야의 경우 값싼 자재와 날림공사로 인한 부실피해는 엄청난 후유증을 내포하기 마련입니다.

건설현장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들의 삶은 경험해보지 않은 이상 판단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젊은 시절 방학을 이용하여 등록금마련이나 용돈을 벌기 위해 공사판에서 일해본 경험이 대부분 한번 정도 있을 것이고 경제적으로 한계에 부딪혔을 때 "노가다라도 하지 뭐!"라고 한숨섞인 푸념을 내뱉은 기억이 본인의 경험이 아니어도 한번쯤은 다들 있을 겁니다.

독일에는 벽돌을 비롯한 건축자재를 연구하고 제품생산과 판매를 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확충되어 있습니다.
그 핵심에 이른바 '미장이'라고 불리는 건설노동자들이 고교시절부터 기술을 습득하고 경험을 체화하여 '마이스터'로 존경받는 노동가치에 대한 사회인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의견과 전문연구인력이 함께 기술개발과 건축분야 발전에 동참하는 과정이 선진화된 사회의 토대가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증명합니다.

포항의 건설노동자들이 원청인 포스코에게 협상을 수차례 요구했고 이를 포스코가 거부하여 파업에 돌입하자 포스코는 기다렸다는 듯 대체인력을 투입하였습니다.

단병호의원과 심상정의원이 이상수노동부장관과의 면담과정에서도 드러나듯 노동부는 불법대체인력투입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오늘자 연합뉴스는 '포항건설노동자들의 농성과 연대투쟁으로 인해 포항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삼성과 현대의 사보인 중앙이나 문화일보도 아니고 조선이나 동아일보도 아닌 통신사가 전하는 기사의 제목과 내용조차 철저하게 자본과 기득권의 관점에 충실합니다.

그들에게 하찮은 노가다들의 생떼투정은 무식한 사회불만세력의 공공질서 파괴일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여론 대부분의 시각이 그들 언론의 내용과 별반 다르지도 않습니다.

광주시는 기아차파업을 두고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면서 "우리가 기아차주식사주기 운동까지 펼치고 있는 마당에 노조가 파업을 벌여 지역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분노했습니다.
이미 재선에 성공한 박광태시장은 지난 3월 '화물연대 파업'을 두고 "용서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라고 말한 전력이 있습니다.

정부와 자본, 보수정치권과 지자체, 언론이 똘똘 뭉쳐 '못 배우고 단순무식한' 노동자들의 권리찾기에 대해 침을 뱉고 있는 상황에서 비록 '노가다'는 아닐지언정 이 사회에서 온갖 모순의 구조에 의해 제 권리를 침해받고 박탈당하며 살고 있는 존재들이 함께 침을 뱉는 것도 모자라 돌을 던져대는 모습을 보며 분노를 넘어 무기력증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전에 공희준씨에게 진보정치의 지향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 사회 약자들의 권리찾기에
나서야하는 이유에 대해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의 싸움에 연대하면서 공희준의 관점대로라면 '전혀 표될리 없는' 그들의 권리마저도 챙겨야하는 실천들은 하찮아 보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사회라면 각각의 사회구성원이 자신의 가치와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는 사회를 위한 노력은 모두가 힘들고 외면하려는 곳에서 더 큰 고민과 대안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엔 참 무기력해짐을 반복적으로 느낍니다.


이런 무기력증이 여름한철 지나는 열병처럼 후유증을 남기지 않기를 바라고는 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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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혹여 제목을 보고 영화 '괴물'에 대한 내용을 기대하신 분이 있다면 미안합니다.
하지만 영화와 전혀 관계없지는 않습니다. ^^



전에 쓴 글에서 '이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또하나의 언론!'으로 SBS를 지목하고 그 근거들을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한미FTA 2차협상이 이루어진 오늘 늦은 밤!
MBC와 SBS의 마감뉴스를 보신 분들은 극명하게 갈린 논평의 관점과 수준에 아연실색하셨을 겁니다.

MBC의 경우 "노무현정권 임기말의 레임덕과 졸속추진의 문제점"등을 지적하며 "오히려 다급한 것은 부시행정부임"을 강조하는 등 한미FTA의 현 추진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대략 몇분 정도의 차이를 두고 진행된 SBS의 논평제목은 마치 조선일보의 섹시한 제목을 그대로 따오기라도 한듯 "한미FTA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입니다.

"시민사회단체나 노조 등의 반대여론에 굴복하지 말고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것이 노무현정권의 할 일이며 위기에 빠진 국가경제를 회복시키는 일!"임을 강변하고 있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실제로 수구보수적인 인식들과 사회문제에 무관심한 자유주의 기제의 동질성과 이것들을 확산시키는 과정에 언론의 책임이 있습니다.

"인생 뭐 있어! 단순하고 복잡하지 않게 즐기면 될 일이지!"라는 인식의 파편들은 '고단한 삶에 개인의 즐길 권리'라는 긍정성의 의미라기보다 '내 삶을 규정하는 사회적 조건들에 대한 외면'을 양산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무지함을 증명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그 무지함은 반복확산되고 있습니다.

상업주의 방송의 지향점은 분명합니다.
이익이 될 수 있는 분야의 선점과 그로 인해 필수불가결하게 발생하는 사회구성인자들의 피해와 탈락에 대해 시혜적관점을 견지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지역에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는 관변단체들의 얼굴들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은 현재의 보편적 정치인식 수준에서 보자면 '열심히 지역봉사활동하고 인정받는 인물'로 인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구성원의 고른 가치와 평등이라는 관점에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아닌 '가진 자의 입장에서 베푸는 대상'으로 전락해버리는 사회적 약자들의 절망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은 오히려 이들로 인해 자주 방해받게 됩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 들겠습니다.

여전히 서민들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여름장마철에 손쉬운 방역방법으로 연막소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잘 모르는 이들이야 보건당국에서 시행하는 줄 알겠지만 대부분 각 동별로 조직화되어 있는 이른바 '새마을운동 협의회'따위의 관변단체에서 약품과 약간의 지원금을 받아 그들 표현을 빌자면 '봉사차원'에서 연막소독을 시행합니다.

어릴 적 희뿌연 연기를 내뿜는 연막소독차량의 뒤를 쫓아다닌 추억이 대부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연막소독에 사용되는 약품은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습니다.

사이퍼메스린, 디클로르보스, 클로르피리포스, 카데스린 등 4가지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 물질은 살충제에 들어있는 주요 환경호르몬 의심물질로 내분비계나 신경계, 각막 등에 해를 끼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사이퍼메스린은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WWF)이 지정한 내분비계 장애물질 67종 가운데 하나로, 국내에서도 취급제한 등 규제 물질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살충제와 석유를 섞어 기체화하여 보건당국의 묵인하에 '봉사활동'이랍시고 지역에 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 사안에 관심이 있던 한겨레 이승경 기자 등과 함께 토론회를 열고 기자회견을 하는 등 보건당국을 압박하여 연막소독을 중지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미 배포되어 있던 약품이 소모될 때까지 주택가에는 연막소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연막소독의 유해성과 문제점을 인식한 몇몇 지자체 단위에서 오염원 제거와 함께 분무소독과 천적생물연구 등 방역대안을 찾고 있지만 손쉽고 가시적 효과가 뛰어난 연막소독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선 동사무소를 방문하고 관변단체를 만나 위험성을 설명하고 중단해줄 것을 요구하자 돌아온 대답은 "연막소독으로 죽은 놈 못봤다! 오늘도 당장 연막소독해달라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환경이고 지랄이고 뇌염모기 물려 죽으면 니들이 책임질래?"였습니다.

그 분들에게는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인정도 받고 "이 지역의 방역은 내가 책임지고 있다!"는 자긍심을 앗아가려는 우리의 '훼방'이 영 달가울리가 없었겠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세가지 심각성이 있습니다.

정부보건당국의 무능과 직무유기, 봉사활동으로 포장된 발전적 판단기능들이 제거되어 박제화된 시혜의 우월적인식들, 구조적인 모순과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귀찮아하는 종속된 일반의 가치관들...,

한미FTA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이 사회가 어느 수준에 머물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제라도 우월적 지위와 권리를 무기로 '이 행위가 니들의 삶에 장기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세뇌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려는 기득권 세력과, 이미 세뇌되어 있어 기득권세력의 충실한 활동대원을 자처하는 인자들, 그리고 파괴되어 가는 스스로의 기본적 권리와 미래에 대한 심각성을 무신경하게 바라만 보거나 아예 가치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대다수 인식들이 그것입니다.

'비판적 감시기능과 견제! 감추려드는 추악한 기득권력의 진실을 파헤치고 보도할 책임'이 있는 언론이, 제 역할은 쓰레기통에 쳐박고 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버젓이 일반의 인식을 조롱하는 행태를 보며 분노하지 않는다면 한미FTA라는 '괴물'은 봉준호 영화속의 상상이 아니라 내 가족의 행복한 삶을 결딴내는 현실로 우리 앞에 닥쳐올 것입니다.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가 잉태하고 생산해낸 괴물이 거대한 폭식성 돌연변이가 되어 우리 집 마당으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정부와 수구보수언론은 연일 "잘 달래서 애완용으로 키우면 집도 잘 지키고 결국 우리 삶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나팔을 불어대고 있습니다.

그러한 기만적인 선동에 선선히 응할 것인가!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위해 공기총이든, 활이든, 아니면 몽둥이라도 들 것인가!


이제 선택의 시간이 가까워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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