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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07
    불온도서에 이은 불온방송 프로그램
    花無十日紅
  2. 2008/09/05
    대통령의 본전생각-대통령과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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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8/09/04
    꼼짝마! 너 간첩이지!
    花無十日紅

불온도서에 이은 불온방송 프로그램

국방부엔 불온도서, KBS엔 불온방송 프로그램

 

<지상에 숟가락 하나> <소금꽃나무> <정복은 계속된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 이 책들의 특징은? 그렇다. 알고 있는 것처럼 국방부 지정 불온서적 목록 중 일부다. 국방부 지정 이후 ‘불온함’을 체화시키고자 하는 이들이 폭증하고 있다. 시류에 발빠른 온라인서점에서는 [기획코너]를 마련해 ‘불온독자’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이처럼 국방부 지정 불온도서가 있다면 이병순발 볼온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낙하산 사장 논란’ 속에 취임한 KBS 신임 이병순 사장은 취임사에서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온 프로그램의 존폐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이병순발 불온방송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방송관계 전문가들은 <생방송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 <시사기획 쌈> 등이 유력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줄곳 ’조.중.동‘ 등 보수신문과 단체들의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시사투나잇>이 불온방송의 대부로 거론되고 있다. 얼마전 KBS사원행동의 특보에서 권혁부발 숙청발언이 폭로되었기 때문. 지난 2일 열린 ‘방송의 날’ 행사. 그날 참석한 권혁부 KBS이사가 이병순 사장을 만나 ‘시시투나잇 숙청’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그는 ‘MB가 대선후보 시절에 ’시사투나잇‘에서 계속 비판해 캠프에서 이걸 가지고 논의했다는 것 아닙니까. ’시사투나잇‘ 정리해야 됩니다.’라는 말을 이병순 사장에게 전했다한다. 경향신문이 KBS사원행동 특보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의 일부다.

 

 

얼마전 방송된 ‘KBS 스페셜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 방송장악’을 보았거나 시청기를 읽으신 분들은 현재의 방송장악 시나리오와 많은 면에서 유사한 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판박이 방송장악

이탈리아의 방송장악과 현재 KBS의 모습은 판박이다. 먼저 이탈리아의 사례. 베를루스코니가 총리가 된 집권 2기. 그는 공영방송 이사회의 절반을 여당측 인사로 바꿔치기 한다. 그런 후에 자신에게 지극한 충성을 맹세한 ‘사카’를 사장으로 임명한다. 그리고 비판적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 작업이 진행된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비판적인 방송을 진행했던 ‘루타치’ 출연 프로그램을 폐지도니다. 비아지와 산토로도 방송에서 추방된다. 그 뿐만 아니라 그의 정책에 비판하는 국민들의 시위생중계마저도 중단시켰다. 정권에 대한 비판 목소리의 싹을 죽여 버린 것이다.

 

당시의 사태에 대해 이탈리아 방송사 관계자들은 ‘심각한 민주주의의 파괴’라고 말하고 있다. 권력의 손아귀에 헤어나지 못하는 방송은 존재가치가 없는 ‘식물방송’과도 같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방송장악 풍경과 너무나 흡사하다. 여당 인사들의 이사회 장악, 사장교체, 쓴소리 프로그램 페지 추진 등 이탈리아와 판박이 방송장악이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국방부 불온서적에 불었던 관심은 이제 방송프로그램으로 옮겨져야 할 시점인 듯하다. ‘불온함’에 매료된 모습이 비단 국방부 지정 도서에 국한되어서는 안된다. 정권이 통치약 쯤으로 알고 있는 투자유치를 ‘불온 방송 프로그램’에 유치해 보자는 것이다. 폐지가 거론되는 이병순 지정 볼온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민주주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깊은 밤 ‘날방송’으로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이것이 불가능하면 ‘다시보기’라도 투자를 해야 한다. ‘불온 방송 프로그램’에 성공적 투자유치와 폐지 반대 흐름이 그나마 방송의 공영성을 지켜낼 수 있다. 아울러 이들 제작진들에게 있을 ‘이병순식 내압(內壓)’과 ‘외압(外壓)’에 흔들리지 않도록 응원가를 불러줘야 할 듯 싶다.

 

 

방송장악 저지! 지금 접속하라!

 

‘시사투나잇(애칭 시투)’을 열독하다보면 이명박이 왜 이 프로그램을 싫어하는지 실감할 수 있다. ‘미디어포커스’를 보다보면 ‘조.중.동’이 난리치는 이유를 절감할 수 있다. 터럭만큼의 비판조차도 용납할 수 없다는 정부와 보수언론. 이 프로그램마저 폐지된다면 공영방송의 존립가치는 위태로워질 수 밖에 없다. 쓴소리 방송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그들의 고약한 민주주의의 역행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

 

 

때마침 아고라에서는 시사투나잇 폐지에 반대하는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3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 접속하라! 방송장악 저지를 위해서. 아고라 청원과 더불어 KBS 홈페이지에 시청자 소감도 꾸준히 올려보자. 노동의 피로가 엄습할 때는 ‘다시보기’라도 꼭 보는 열정이 비판언론을 지켜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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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본전생각-대통령과 민영화

밑지는 장사는 안하는 것이 경영인의 철칙이다. ‘미래대박’을 위한 ‘사전포석’을 제외하곤 말이다. 본전도 못 챙길 밑지는 장사는 아예 문을 닫아 버리는게 현명한 일이다. 투자의 천재라는 워렌 버핏이 말하는 투자 2대 원칙. 첫째 ‘돈을 잃지 않는다.’, 둘째 “첫째 항목을 반드시 지킨다.”이다. 이처럼 ‘돈’을 잃는 것이 투자의 으뜸 원칙인 셈이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흑자가 최상의 과제이자 ‘도덕’과 ‘이념’을 넘어선 절대선이다.

 

이걸 모를리 없는 ‘경영인 대통령’이 손해보는 장사를 선언했다. 지난 대선 선거 기간 중인 1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자신의 재산 354억원 중 자택을 제외한 300억원을 사회에 헌납하겠노라고 공언한 것이다. 85%의 손실을 감행하겠다니 경영인으로써 최대의 덕목을 포기한 것이다. ‘도덕’보다 앞선 경영인의 ‘흑자 윤리’를 저버린 셈이다.

 

자신의 건물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의혹에도 요동치지 않았던 그의 ‘이윤 윤리’가 퇴색해진 순간이다. 대통령이 되어도 ‘국가 경영인’으로 자처한 그의 의아한 돌변. 물론 당선 이후 지금까지 구체적 ‘헌납’ 계획은 밝혀지지 않았다. 올 3월이면 계약만료될 거라던 ‘유흥주점’은 간판만 바꾼 채 아직 영업중이다. 여전히 경영인다운 ‘이윤 윤리’은 완고한 셈이다. 물론 최근엔 희석된 용어로 ‘헌납’이 ‘환원’으로 바뀌긴 했지만...

 

 

그러나 최근 일련의 ‘민영화’ 과정을 보며 왜 그의 헌납(아니 환원)에 뜸들인 이유를 이해할 만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친인척 배불리기’를 통한 헌납 재산 만회 전술이 그것이다. 역시 그의 선전경영기법은 탁월하기 그지없다. 미처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허를 찌르는 그의 ‘본전 생각’. 민영화의 단물을 일가친척에게 몰아준다는 의혹이 그것이다. 이 정도면 환원 재산을 만회하고 남지 않을까 싶다.

 

당장 의혹이 부풀대로 부풀어진 건 인천국제공항 민영화. 인천공항은 국제공항협회 서비스 평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친절한 공항’이다. 친절한데다 돈도 잘 버는 ‘진국’ 공항이다.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무려 2,070억원에 달한다. 작년에 법인세와 주식배당으로 1,144억원을 넘겨줘 정부재정에도 한 몫 단단히 했다. 인천공항은 조성 당시 대략 8조원가량의 비용이 투자됐다. 하지만, 현재 자기자산 규모는 4조원 정도. 하기에 매각시 최소 4조원의 국민 혈세를 손해보게 된다. 더욱이 주식 역시 5천원도 안될 정도로 저평가되있다. 하기에, 알짜배기 공항의 헐값매각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알짜배기 헐값매각이외에 또다른 논란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형님 권력’ 암약설이 그것이다. 강만수 장관은 인천공항 매각을 언급하며 ‘시드니(맥쿼리)공항’ 예를 든 바 있다. 맥쿼리의 인수 가능성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맥쿼리사는 공항과 도로 항만 등에 투자하는 호주계 투자금융회사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천공항 고속도로에 투자한 바 있다. 문제는 이 회사의 인맥이 논란이다. 송경순과 이지형이 그들이다. 송경순은 ‘맥쿼리 인프라펀드 감독이사’로 대통령의 워싱턴 세미나 멤버였다. 이지형은 한 때 ‘맥쿼리 자산운영 대표’이고 지금은 ‘골드만삭스 자산운영 대표’를 맡아 ‘골드만삭스-맥쿼리 인프라 재간접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지형은 형님 이상득 의원의 아들이다.

 

논란은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월 2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공석이었던 인천공항의 사장으로 ‘이채욱’ 후보를 선임을 의결했지만,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채욱’씨의 사위가 문제의 ‘맥쿼리’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맥쿼리’ 연관설일 더욱 탄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조카의 성공을 위한 대통령의 도박. 환원 재산을 ‘친인척 배불리기’를 통해 메꾸려는 꼼수가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든다. 지금 수순대로라면 인천공항은 ‘대통령조카 공항’이란 별칭이 따라 다닐 가능성이 농후하다.

 

맥쿼리는 사실 안끼는 곳이 없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에도 맥쿼리는 창궐했다. 지난 4월 매각주간사로 선정된 ‘골드만삭스’. 앞서 기술한 것처럼 그 ‘조카’가 있는 곳. 이 때문에 속사정은 아는 곳은 대통령이 해도 너무한다며 부글부글 끓었다. 걷잡을 수 없는 논란 속에 골드만삭스가 대우조선의 경쟁업체인 중국 조선업체 투자했다며 ‘매각주간사’ 자격을 취소했다. ‘형님 조카를 위한 매각’ 1차전은 데뷔도 하기 전에 막을 내렸다. 이제 인천공항으로 실질적 데뷔전을 치룰 예정이다.

 

21세기 ‘블루골드’라 불리는 물(상수도) 산업. 상수도 민영화에 대해 정부가 오락가락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도 형님은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춘에 따르면 세계 물시장 규모는 2004년 886조원에 달하고, 2015년에는 1,579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박’ 산업이다. 2005년 상수도 세입이 5조 3,672억원에 달하니 어마어마한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2006년 3,500억 시장으로 급성장한 생수 시장의 맛을 들인 기업들이 더 큰 규모의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여기서 떠오르는 브랜드가 ‘코오롱워터’. 코오롱건설은 지난해 전국 41개 사업소와 284개 하폐수 처리장을 운영하는 물(水)처리 기업인 환경시설관리공사를 인수해 물산업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업이다. 코오롱이 눈에 띄는 또다른 이유는 코오롱의 고문으로 있는 형님 이상득 의원 때문이다. 그는 77년부터 82년까지 (주)코오롱 사장을 역임했고 그후 88년까지 코오롱상사(주) 사장을 지낸바 있다. 이러한 연관함수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세계 7위로 물기업으로 등극한 ‘맥쿼리’까지.

 

역시 선전경영기법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 자신이 직접 ‘경영 일선’에 뛰어들어 구설에 오르기 보다는 대타를 내세우는 기법. 헌납분으로 표를 샀다는 비아냥과 여성접대부 ‘허’한 이유불문 도덕불문으로 돈을 버는 것은 이제 지위상 한계가 있는 걸 체득한 것일까? 이제 선진적으로 ‘형님 일가’를 통한 헌납분을 메꾸려 하는 듯 하다. 민영화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더욱 저하시키고 사회 공공성을 파괴한다. 특히 최근 일련의 발언들은 민영화로 번 돈을 ‘대운하’의 삽질 비용으로 사용하려 한다는 의혹을 감출 수 없다. 토건에 필요한 많은 돈을 공기업 매각비용으로 충당하려는 그런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야 한다.

사실 대통령과 민영화는 일찍이 밀접한 연관이 있어 왔다. <프레시안>은 지난 정권 시절 공기업 민영화는 특혜로 얼룩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노태우 정권은 한국이동통신을 SK로 넘겼는데 그의 딸 노소영 씨가 최태원 SK회장의 부인이라 한다. SK는 노 대통령 취임당시 재계 서열 7위에서 작년 3위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특혜 의혹으로 점철된 ‘친인척 배불리기’ 공기업 민영화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설령 친인척이 인수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공기업 민영화는 공공성 파괴와 국민 부담 가중으로 삶의 질을 더욱 파괴할 수 있다.

 

 공기업 민영화 계획이 발표되면서 특히 공항 민영화에 따른 국민부담 가중이 우려되고 있다. <한겨레21>에 따르면 2002년 민영화된 맥쿼리(시드니) 공항은 여객 이용료를 6-7배 인상한 바 있으며, 2006년 민영화된 히드로 공항의 경우에는 4-5배 정도 인상했다고 한다. 히드로 공항은 민영화 이듬해 45위였던 서비스 평가에서 103위로 떨어졌다.

 

 

청주공항 민영화 역시 요금 인상이 뻔한 일이다. 인천공항에 비해 절반 수준의 이용료와 주차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43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윤’이 아닌 ‘공익’을 우선 가치로 하는 공기업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국민의 추가부담으로 민간기업의 흑자를 보장해 주는 민영화, 사기업이 맘대로 공항운영을 좌지우지하는 사유화를 반대한다.

‘청주공항 민영화 시기상조론’은 대안이 될 수 없다. 충청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충북도는 청주공항 민영화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충북도는 “청주공항을 저비용항공 허브공항과 물류중심 공항으로 육성코자 하는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돼야 한다”며 “활주로 확장 등 시설투자가 계획적이고 정책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민영화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이 말을 뒤짚으면 활주로 확장 등의 시설투자가 이뤄지면 민영화에 대해 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활주로 확장 등의 비용은 다시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해 ‘일류공항’으로 탈바꿈시킨 알짜 공항을 넘긴다는 것은 타당치 않다. 일류공항으로 탈바뀜 되더라도 그 최선의 서비스 혜택을 누리는 것은 사기업의 이윤보장이 아니라 국민이어야 함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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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 폭력의 시대, 다른 사회를 준비하자

충북 노동자의힘 공개강좌 3강

 

<폭력의 시대, 다른 사회를 준비하자>

반자본 사회화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

 

일시 : 2008년 9월 9일(화) 19시

장소 : 민주노총 충북본부 대회의실

참가비 :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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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노동자의힘] 청주공항 사유화반대 웹자보

충북 노동자의힘에서 지난 수요일 촛불문화제 때 배포한 유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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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짝마! 너 간첩이지!

철모른 국민학생 시절. 어느날 조회 시간에 선생님은 귀가 번쩍뜨이는 이야기를 한다. “오늘부터 00훈련이 시작돼. 모의간첩 훈련도 포함되어 있어. 모의간첩을 신고하면 ’포상‘도 있다.”라 하신다. 모의간첩 식별요령도 포함해서 말이다. 이른 아침에 흙 묻은 신발로 산에서 내려온다든가, 세상물정 모른다든가 하는 사람은 모의간첩이란다. 가장 중요하게는 사회를 혼란에 빠지게 만드는 게 ’진짜 간첩‘의 역할이라는 말도 빼 놓지 않았다. ’반공‘이 국시이던 시절이니 ’간첩 사냥‘은 젖먹이부터도 필수교양 코스다. 어찌되었건 ’포상‘에 눈먼 나는 모의간첩이 걸려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날. 내게도 행운이 찾아왔다. 학교 옆 건물인 경찰서. 그 담장 안에서 누군가 나를 부른다. ‘얘 이리 좀 와봐. 저기 껌 한통만 사다 줄래“ 그러면서 1,000원을 나에게 건내는 것 아닌가?

 

순간 나의 머리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껌 한통에 천원. 군복을 입고 총을 들고 서 있는 그가 내 눈엔 틀림없이 선생님이 말한 그 ‘모의간첩’이다. 그의 정체를 간파한 걸 들통나면 안된다. 일단 침착하게 쉼호흡을 가다듬고 다음은 표정관리! 당황한 기색은 실패로 이어진다. 우선 모르는 척 시치미 떼고 그가 시키는대로 심부름을 하기로 했다. 돈을 쥐어들고 학교앞 구멍가게로 뛰어갔다. 주인아저씨께도 비밀이다. ‘승자독식’ 사회에서 그와 공과를 나눌 순 없다. 껌 한통을 쥐어들고 그 아저씨 앞에 섰다. 경찰서의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모의간첩’ 체포작전에 돌입하기로 한 것이다.

 

껌은 모의간첩의 손목을 잡아둘 수갑으로 둔갑했다. 껌을 내밀며 나는 그에게 당당하게 외쳤다. “꼼짝마! 아저씨, 모의간첩이지. 껌 한통이 무슨 천원이야. 내가 잡은 거다. 울 선생님한테 신고할꺼야.” 득이양양한 내 모습에 아저씨는 기가 막혔던 모양이다. 아저씨 왈 “야, 나 예비군 훈련 중야. 심부름 값을 주려고 일부러 천원짜리 준거야.” 그는 어의없다는 듯이 웃었다. 선생님 말에 의하면 ‘모의간첩’은 정체가 탄로난 순간 기가 죽고 순순히 체포에 응해야 한다. 하지만, 이 아저씨 너무 당당하지 않은가?

 

그 아저씨의 넘 당당한 모습은 난 바로 꼬리를 내렸다. 어쨌든 남은 돈은 내꺼 아닌가? 검거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당시로썬 적잖은 ‘잔돈 포상’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20년은 적잖이 흐른 요즘. 난 적잖은 혼란 속에 살고 있다. 옛적 선생님이 말하던 ‘세상물정’ 모르고 ‘사회를 혼란’에 몰아넣는 사람들이 활개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활동은 너무나 공개적이고도 공세적이다.

 

2002년에도 한 때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이 출몰한 적 있다. 그는 그 때 ‘옥탑방’의 존재자체를 모르고 있었고, 나중에 해명이랍시고 ‘10대들이 쓰는 은어’로 알고 있었고 했다. 그 때 나는 국민학생 때의 충동을 번뜩 떠오르기는 했지만, 시답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문제발언들은 지속적으로 나의 육감을 자극한다.

 

‘11평 아파트는 좁아서 대각선으로 누워 자야 할 정도’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정말 놀랐다. 11평은 고사하고 원룸도 아닌 단칸 자취방에서 3명이 넉넉하게 살았던 나로써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

 

그러더니 어떤 이는 ‘버스요금은 70원’이라고 한다. 평양시내버스 요금이라면 몰라도 대한민국의 시내버스 요금이 70원이라니. 그는 탈북자도 아닌데 이런 엉뚱한 말을 하다니 납득이 가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60년 가까이 살은 사람이라고 상상하기 힘든 발언이었다. 한 술 더 떠 ‘버스요금은 70원’이라고 발언해 혼쭐이 나자 청소년용 T-Money 버스카드를 들고 자랑까지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를 책임진다는 사람은 물가관리대책 52개 품목에 들어간 것의 가격도 모른다. 특히 청주지역 판매 1위를 자랑하는 삼겹살 1인분 가격을 모른단다. 이 사람도 버스요금 모르기는 마찬가지인데 ‘주말’에만 타고 다녀 잘 모른다고 한다. 그 사람 사는 곳의 시내버스는 주중요금 따로 주말요금 따로 받는가 보다.

 

더 나아가 이번엔 40평 아파트에 공시지가 9억원 정도면 중산층이라 강변하는 사람도 있었다. 2% 안에 들어야 중산층이라는 발언에 대한민국은 발칵 뒤짚혔다.

 

국민의 반대에도 쇠고집으로 밀어부쳐 ‘사회 혼란’을 일으키고, 야심한 밤에 산에 올라갔다 한 때 금지곡이었던 ‘아침이슬’을 부르고 흙묻은 신발로 내려온 사람도 있다.

 

‘세상물정’ 모르고 ‘사회혼란’을 부추기는 이런 이들이 자주 출몰하면서 나는 이따금 수화기를 들고 111번을 누르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철없던 시절의 호기를 봐야할지 고민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 때 그 선생님에게 다시 한번 자문을 받아봐야 될지도 고민이다.

 

때 아닌 간첩사건을 접하며 내가 그 시절 배웠던 ‘상식’만으론 그들은 ‘꼼짝마’ 대상이다. 사회혼란을 부추기기 위해 ‘암약’하고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기 때문이다. 다시 국민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들은 영락없이 체포대상이다.

 

하지만, 철들었다는 것이 문제다. 그들이 간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나를 더욱 절망케 한다. 국민의 삶을 모르는 사람들이 권력의 핵심을 차지고 하고 이 땅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그 현실자체가 나에겐 절망이다. 그러나, 절망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럴수록 더욱 힘있게 그들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세상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간첩사건과 연이은 사상단죄 사건에 대해서도 더 많은 사상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오늘의 과제인 듯 싶다.

 

덧붙이자면 최근 사노련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환영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을 감출 순 없다. 논쟁의 중심이 북한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친북’이냐 북에 비판적이냐가 중심이 된 점이다. 나는 설령 그들이 ‘친북’이었다 할지라도 ‘사상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인정하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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