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탑크랙다운 6주년 기념공연, 희망을 노래하다
 
 
 
배문희기자
 
 
ⓒ박현수기자

합정동 지하의 작은 공연장에 사람들이 발 디딜틈도 없이 몰려 들었다. 곧이어 공연장에서는 재즈부터 락,
가야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소리와 '와와'하는 사람들의 환호 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지난 11월 28일 합정동에 자리한
소규모 전시장겸 공연장인 요기가표현갤러리에서 다국적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의 6주년 기념공연이 열렸다.
 
이날 공연장에는
이주노동자들부터 대학생과 직장인,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 80여 명이 모였다.
 
스탑크랙다운은 2003년 정부의 강제추방에 맞서 이주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였던 서울 태평로 성공회대성당에서 결성됐다. 스탑크랙다운 멤버들은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노래로 전하고
한국인과 이주민들을 잇는 소통의 다리를 마련하기 위해 망치스패너 대신 기타와 마이크를 들었다.
 
멤버는 네팔에서 온 미누(보컬),  버마에서 온 소모뚜(기타)와 소띠하(베이스),
인도네시아에서 온 해리(키보드), 한국인 송명훈(드럼) 등 5명으로 결성됐다. 현재 미누와 해리씨가 강제출국돼 이번 공연을 함께 하지 못했지만 관객들의 열기는 그 어느때보다도 뜨거웠다.
 
이날 공연에는 주인공인 스탑크랙다운 외에도 민중노래패 '
꽃다지', 티벳가수 카락뱀, 캐비닛싱어롱즈, 연영석, 아나야, 뇌태풍, 뭐라도, 춤추는 소라 라무, 정민아, 레인보, 배꼽(푸른꿈 고등학교 밴드) 등 국적과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음악가들이 게스트로 참여해 열기를 더했다.

ⓒ박현수기자

게스트로 참여한 밴드 ‘뇌태풍’의 보컬 류태씨(25)는 미누가 그랬듯 빨간
목장갑을 끼고 노래해 눈길을 끌었다. 손목이 잘린 노동자들의 애환을 표현한 빨간 목장갑은 ‘미누의 상징’이었다. 그는 "미누씨를 추억할 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한 끝에 빨간 목장갑을 선택했다"며 "근처 가게에서 500원에 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연 중간에는 특별
이벤트로 네팔에서 생활하고 있는 보컬 미누씨가 한국인 친구들에게 보내는 영상편지가 소개됐다. 스피커 고장으로 미누씨의 음성을 들을 순 없었지만 관객들은 미누씨의 목소리를 마음으로 전해 들었다. 
 
좁은 공연장을 가득 메운 80여 명의 관객들은 공연 내내 환호했으며 공연의 막바지에 스탑크랙다운 2집 앨범 '자유'에 실린 '와'를 노래하자 전부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며 한데 어울렸다.
 
'
피부 서로 달라도, 문화 서로 달라도, 우리 서로 아름다운 동지, 혼자 가는 것보다 함께 가면 좋은 걸. 함께 사는 이 세상 우리를 위하여'
 
자유의 노랫말처럼 피부 서로 달라도, 문화 서로 달라도 함께 소통하며 살아간다면 진정한 다문화 사회로 가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이날 공연에서 스탑크랙다운은 관객들과 하나가 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불렀다. 스탑크랙다운이 노래를 통해 가장 하고 싶었던 말, 그건 사람이었다.

 

 
문화저널21 배문희기자
baemoony@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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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4 01:17 2009/12/04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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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디온 2009/12/04 12: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그날 못가서 넘 아쉬웠어요. 동영상 보니 '와' 같이 못 부른 게 한이 될 듯. 흑

  2. 박수현 2010/04/02 16: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 기타 든 모습 멋지시다~
    저렇게 공연하셔야 하는데 수요일에 정말 뻘쭘하셨을 듯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