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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6/08/29 아기를 기다리며.. (1)
  2. 2006/08/24 보육교사로 살기 (4)
  3. 2006/08/22 쭌이의 사랑법 (3)
  4. 2006/08/19 조기교육 (2)
  5. 2006/08/09 한강에 괴물이 나타났다 (2)
  6. 2006/08/04 보고싶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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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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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놓기에 열중하고 있는 쭌이 옆을 뒹굴거리다가 책꽂이에 눈에 잡히는 책이 있어 뽑아들었다.

첫장에 "1999년 9월29일 아기를 기다리며..."라고 써있다.

 

"쭌. 여기 이 아기가 누구게?"

"나겠지뭐. 그럼 내가 그걸 다 읽었다는 뜻이네. 한번읽어봐"

 

헉.223쪽의 책을 읽어보라고??

"다 읽기는 그렇고...내가 골라서 읽어줄께.."하고 띄엄띄엄 읽기 시작한다.

 

..저자는 그러한 부모의 역할을 한마디로 자신의 집을 찾아와 잠시 머물렀다가 길을 물어 떠나는 손님을 환대하는 주인의 마음가짐으로 설명합니다. 주인은 손님이 편히 쉬어갈 수 있도록 온갖 정성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인은 손님에게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믿음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끊임없이 스스로 묻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그대의 아이라 해서 그대의 아이는 아닌 것!

아이들은 생명의 소망이 낳은 아들이며 딸이다.

그대를 거쳐왔지만 그대에게서 온 것은 아니다.

그래서 비록 지금 그대들과 함께 있지만

아이들이란 그대들의 소유는 아니다.

 

그대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는 있으나

그대의 생각까지 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아이들 자신의 생각을 가졌으므로.

그대는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은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마저 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는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속에서도 가볼 수 없는 내일의 집에.

 

그대는 아이와 같이 되려고 애쓰되

아이들을 그대와 같이 만들려 애쓰지 말라.

왜냐하면 삶이란 결코 뒤로 돌아가지 않으며,

어제에 머물지도 않는 것이므로,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서

 

...

엄마 왜 안읽어?

으...응. 끝이야...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대는 결코 찾아갈 수 없는,꿈속에서도 가볼 수 없는 내일의 집에."

이 대목에서. 갑자기 삼년 사귄 애인한테 청첩장을 받은 것 처럼 띵~ 하다.

 

그렇구나. 그걸 깨닫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부모 노릇이구나...

그렇구나.



이건 덤..

저자는 이런 것이 아이들에게는 삶의 무기라고 한다.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분명한 척도

 

-과거의 유산 중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을 찾아내는 예민한 감수성

 

-새로운 생활 양식을 창조하고.삶의 공간을 넓혀 가는 자유로운 창조적 사고

 

-컴퓨터에는 없는 인간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뜨거운 심장의 논리

 

-곤경과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자세와 의지력

 

-낙관적인 삶의 태도

 

-신의 피조물인 자연에 대한 경외심. 그것은 가령 삼림을 해치는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고 불필요한 자동차 이용을 자제하는 일과 같이 사정에 따라 자신의 자유를 스스로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솔찍한 심정을 표현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겨날 수 있는 갈등을 해소하고 타인과 화해하고 화합할 수 있는 자세

 

-사랑의 능력. 곧 타인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할 수 있는 능력

 

..나도 이런 사람이고프다..근데 이것이 내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무기가 될 것이라는 것에 동의?

반쯤..또 반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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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9 23:02 2006/08/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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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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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상에 태어난지 겨우 이,삼년이 지난 어린 것들과 지낸지 삼 주가 되어간다.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텔레비젼 프로그램 덕분에 '아이=천사'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래도 가끔은 천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긴한다.

함께 지내는 어른들에게 불가항력이 되도록 만드는 능력이 있으니까.

 

개성넘치는 열명의 아이들은 함께 지내는 두명의 어른에게 하루종일 무엇인가를 '요구'한다.

그 '요구'가 내 몸이 부서져라 다 해줄 수 있는 일이라면 오죽이나 좋으련만..안타깝게도 그 요구는 대충 이렇다.

 

첫째, 불가능한 것을 요구한다.

아이: 엄마 언제 와?

나:    음..낮잠 자고 일어나서 간식 먹으면 오지

아이: 엄마 보고싶어..으왕~

나:    엄마 보고 싶어? 엄마도 너 많이 보고 싶을꺼야. 우리 코 자고 나서 엄마 만나자

아이: 엄마 보고싶어~~~~~~~~~~~~~~~~~~~~~~~~~~~~~~~~~~ 

 

안아서 달래주고. 재미있는 놀이로 꼬여보기도 하고. "엄마한테 전화하자, 여보세요 00엄마지요? 예..그때 오신다구요..그때 뵈요.." 가짜 전화로 사기도 치고..그래도 저 울고 싶은 만큼 다 울고 나서야 그친다....

이럴 때는 나도 우리엄마 보고 싶다.

 

두번째, 우긴다.

내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보고 있는데 옆에 앉은 애꺼 슬쩍 가져온다.

물론 억울하게 빼앗긴 아이는 바로 달려들어 뺏어오거나. 상대편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운다. 날 쳐다보면서.

 

나:    그거 00가 가지고 놀는건데 그냥 가져오면 00화나잖아. 빌려달라고 해야지.

아이:아니야! 내꺼야.

나:   그거 니꺼야?

아이: 내꺼야.

나:    그거 00가 가지고 놀던거잖아? 너도 가지고 놀고 싶어? 저기 있네. 저거 줄까?

아이: 아니야. 내꺼야.

 

정의와 진실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그저 내가 00의 편을 들었다는 사실만으로 하늘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럴때는 다른 대체물도 필요없다. 똑같은 다른 놀이감도 필요없다. 내가 쥐고 있는 이것만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그게 그렇게 귀중한 것도 아니다. 상황종료후 다시 보면 그 놀이감은 모두의 관심을 못받고 한쪽에서 뒹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째, 나만 봐...한다.

한 아이가 울고 있다. 슬프거나 억울하거나 속상하거나 아프거나 그 이유가 무엇이든...

그건 나에게 자기를 보아달라는 것임으로 당장에 가서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때 다른 아이가 온다. 나에게 요구한다

 

아이: 우르릉 꽝꽝 틀어줘(천둥이라는 제목의 노래)

나   : 00이가 속상한가봐 잠깐만 기다려봐 00이 이야기좀 들어보고 틀어줄께.

아이: 우르릉 꽝꽝 틀어줘(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나   : 알았어. (울고 있는 아이를 안고 일어서 노래를 틀러간다)

다른 아이: 나 그 노래 싫어. 그 노래 틀지마...

 

00는 내가 자기에게 집중하지 않았음으로 더 서럽게 운다. 노래를 요구한 아이는 옆에서 노래를 틀지 말라는 아이의 요구를 듣고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들으면서 "노래 틀어줘"를 소리친다.

이 순간 또 다른 아이 하나가 문을 열고 맨발로 마당으로 뛰쳐나간다면?? 상황은 더 끔찍해진다.

 

집에 돌아와 일기를 쓴다.

오늘 나는..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더러는 기술적으로 요령이 부족했고.

더러는 아이를 아직 파악하지 못해서 헛다리를 짚었고.

더러는 평상심을 잃어 상황을 악화시켰고....

 

내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아이들도 나도 그곳에서 하루종일 행복했으면 좋겠다.

근데 그 균형이 일시에 깨지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에 난 나를 돌아본다.

내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내 진심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초보 보육교사의 일기는 매일 밤 계속된다.

그것이 내가 무능하지 않다는 걸,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알려 주는 유일한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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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4 01:21 2006/08/24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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쭌이의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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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엠님의 [보다가] 에 관련된 글.

하은이 이야기를 읽다 보니 ..

 

우리 아들애가 맘에 두고 있는 처자가 있었습니다. 고**라고.

것도 이제까지 보석함에 모셔두었던 반지를 몇개 챙겨서 유치원에 가져가길레

왜냐고 물었더니 누군가를 주겠다고 하더군요. 그게 바로 고** 양이었습니다.

 

단발 파마에 치마를 자주 입는다는 그녀.

우리 아들애의 두번째 여자친구입니다.

 

이번주부터 방학이 끝나고 다시 유치원에 나가기 시작합니다.

목욕하다가 물었죠?

 

나:"고**한테 여자친구하자고 얘기했냐?"

쭌:"아니?"

나:"왜"

쭌:"어차피 우유마실때 옆에서 마시고 얘기도 많이하고 그러니까"

나:"우유 마실 때 니가 옆에 가 걔가 옆에 와?"

쭌:"내가 옆에 가 두번만 빼고."

나:"두번은 왜?"

쭌:"매일가면 남들이 다 알잖아"

나:"남들이 알면 놀려?"

쭌:"응. 그리고 어차피 나무반은 다 친구잖아"

 

그러더군요. 이런 걸 아마 짝사랑이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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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2 22:05 2006/08/2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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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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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블로그에 들려 이것 저것 보고있으려니

옆자리에 앉아서 만들기를 하던 쭌이가 "그게 뭐야.."하며 읽어대기 시작합니다.

 

내친김에 조기교육

인터넷 블러그에 대해 열라게 설명합니다.

 

이 글은 포스트하는 방법에 대한 연습용 글입니다.

쫌만 더 지나면 블로거로 등장하는 쭌이를 보실수도 있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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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9 21:55 2006/08/1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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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괴물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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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40분 가양대교를 건너며 본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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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9 21:02 2006/08/0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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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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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걸 먹을 때마다 방울 방울 눈물이 달리던 니 예쁜 눈.

절대로 주인의 무릎에 앉는 따위의 애완견스러운 행동을 하지 않던 도도한 너.

동물에게도 감정과 표정이 있다는 걸 알려준 너.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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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4 02:21 2006/08/04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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