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소 수난시대

2008/06/23 23:21 女름
여름:녀름님의 [미친소 아니다!] 에 관련된 글.



이렇게 하고 광화문에서 시청으로 한 바퀴 돌았다.
나 한 번 입고 M이 한 번 입고, N이 그 담에 입고 활약했다.

일단, 젖소옷을 입으니 둘이서 돌아다녀도 시선집중이 장난아니었다.
다만 시선집중과 메세지 전달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일부 피켓의 내용을 이해하고, 따뜻한 시선이나 물음을 던지는 사람이 있었지만
'미친소 반대 아니고 병든 소  = 광우병 수입 쇠고기 수입 찬성 = MB지지'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었다.
공격적인 질문을 받기도 하고, 보수언론과 인터뷰도 했다지.
그래서 누가 질문하면 저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해요. 이렇게 먼저 말했다.
아 서글퍼.
관점 자체에 관심이 없구나 아니면 사람들의 상상범주 밖의 이야기(논외)로 받아들여졌다.

음메~

그리고 소의 복장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웃음거리가 된다는 것에 촘 놀랐다.
물론 일상복이 아니니 그럴 수 있지만...
대놓고 막 비웃는 꼬마가 있는가하면
어떤 아저씨 '에이 못난소'하면서 머리를 쥐어박고
피켓 내용과 상관없이 기념사진 촬영같이 하고..
재밌기도 했지만 놀이동산 대두인형같은 기분... 크

하지만 분명 메세지를 읽었던 사람이 있을 거야. 굳게 믿으며 액션 마감.
그리고 다이인할 때랑은 다른 행인들과 눈을 마주치며 교감? 혹은 적대감? 등 나 혹은 우리를 보는 다양한 시선을 바로 바로 느낄 수 있었다. 묘하다. 내 몸(옷과 피켓)이 어떤 메세지를 발산할 때의 주변의 반응이라니 말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6/23 23:21 2008/06/23 23:21
─ tag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mbc112/trackback/345
  1. 미친소가 아니라 병든 소 Tracked from 2008/06/25 19:30  delete
  1.   2008/06/23 2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옷만 보고 내용 못 본 1인으로 정말 죄송해요
  2. 적린  2008/06/24 0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아효 조아효! 저도 피켓 만들어 들고 나갔는데 늦게가서리 ㅠ 토성쌓느라 바빠서 사거리까지 걸어갈 동안만 들고 다녔네요.
  3. 넝쿨  2008/06/24 0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옷!난 그대들을 보진 못했지만 나름 함께하는 의미로 누군가 길바닥에 흘리고 간 분필로 낙서를 했다오- "소는 잘못없다!" 라고..크-
  4. 이채  2008/06/24 02: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는 잘못없지. 암암. 덥고 습한데 고생했다.
    멋지다 녀름!
  5. stego  2008/06/24 0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아픈소. 돈벌이에 눈이 멀어 소에게 동물성사료 먹인 인간들이 미친거지...
  6. leeus  2008/06/24 1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친소 반대 아니고 병든 소 = 광우병 수입 쇠고기 수입 찬성 = MB지지'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었다....고라? 으헝헝...
    녀름, 완전 압권!!
  7. 여름:녀름  2008/06/24 1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존/흐흐 왠지 봤다고 생각하니 민망하네요.
    적린/앗 만났으면 좋았겠어요.
    넝쿨/낮이었으면 분필낙서 했을텐데. 밤엔 여러가지로 열악했어요.
    이채/옷이 겨울용이라..근데 새벽에는 다른 친구들이 따뜻하게 잘 입었어.
    stego /맞아요. 인간들이 많이 반성해야하는데..ㅜ.ㅜ
    leeus /현장에서는 무섭게 질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죠.
  8. 유랑감자  2008/06/24 18: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홍 했군요. 훌륭해요!
    사실 난 집회에서 그 목소리 내기 두려웠;
    온라인으로 목소리가 더 많이 나오는게 필요해요.
  9. 따따탄  2008/06/24 2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고맙습니다^^
    분명히 뜻을 이해한 분이 계실거예요.

    같은 날 명동에서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 하면서,
    '소의 생명존중' 캠페인을 했던 사람들 모습도 함 보세요~
    http://www.withanimal.net/tt-cgi/tt/site/ttboard.cgi?act=read&db=w04&page=1&idx=25444
  10. 여름:녀름  2008/06/24 2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랑감자/인터넷에서 돌아다니다보니 비슷한 입장이 은근 있더이다. 서로 링크나 트랙백 걸면서 얘기하면 좋겠어요.
    따따탄/소의 생명존중 캠페인 페이지 갔다왔어요. 미친 축산이라는 말 맞아요. 너무 잔인하게 사육하는 인간들의 행태는 진짜 없어져야 해요. 흑
  11. 나루  2008/06/24 2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녀름, 수고 많았어요, 그리고 우리 결국 못만나고 한동안 헤어져있겠네요
    아쉽 아쉽...
  12. 묘운  2008/06/25 1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가족앨범에 소장될 사진이 가장 맘이 편했던 거지..ㅋㅋ
    사람들이랑 눈 마주치는거 재밌어.저 사람들이 속으로 무슨 생각할지 상상해보는것도 쏠쏠한 재미라고..새벽에 나만 따뜻해서 미얀해.. ㅋㅋ
  13. 나른  2008/06/25 19: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었다는. 근데 역시 시위에서의 재밌는 행태들이 넘 많았던 거 같아요. 집에 갔다 알바를 한시간반이나 늦게 가서 욕먹었다는. 캬캬캬. 대략 라면 먹은 이후로는 기억이 가물가물
  14. 나른  2008/06/25 1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리고 트랙백 걸었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