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엄마들이여

2008/07/07 01:51 女름

요즘 많이 하는 말이다.

내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끝에 난감하게)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네네
당신 아이 맞고요



사무실에서 이런 일이 있을 때는 너무 짜증이 난다.
엄마가 아이와 통화하는 경우다..(참고로 사무실에 남자 없다.)

뭐 했니? 뭐 해라. 주로 이런 내용이다.
엄마말 알아들었지? 등등.
아 정말 이런 내용으로 30분 통화하면 주변 사람 미친다.

내가 짜증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 중에 시시할 수 있는 것 부터 말하면,,
예를들어 내가 애인과 통화하면서
뭐했니? 뭐해라? 어쩔거니? 언제 들어갈게..를 자리에 앉아서 30분하면
아마 바로 눈치를 주겠지. 혹은 어떤 자리에서 정중하게 지적받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공공연하게 '사적인 전화'는 되도록 나가서 짧게 받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엄마로서 아이와 통화하는 일은 좀 다르다.
업무와 상관없는 일인 것은 같지만 사무실에 존중과 걱정을 받는다.
아 아이때문에 걱정되겠다. 힘들겠다. 등등

그리고 강제는 아니지만 되도록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일에
'엄마'라는 타이틀은 너무 도움이 된다.

물론 나도 안다. 아이키우면서 일하기에는 사회적 현실이 여성에게 너무 안좋다.

이해하고 이해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내가 내놓는 대안은
'그럼 같이 키우면 안되나?'

내가 낳았지만 사회에 내놓고 좀 자유롭게 키우면 안되냐는 거다.
부모나 가족, 초주변인들의 영향만 받는 게 아니라
좀 두루두루 참견받으면서 키우면 안되나...

어떤 필요에 의해서는 '내' 것이 되고
어떤 필요에 의해서는 '공동'으로 책임을 넘기는 것만 같다.

사무실 어떤 분에게
내 아이를 남의 아이처럼, 남의 아이를 내 아이처럼 키우면 안될까요? 했더니
그게 쉽지가 않더라 하더라.



이 얘기하려던 건 아니지만 이상하게 여기까지 왔다.
흑흑흑

내가 내 아이, 우리 아이 얘기를 시작한 건

아이없으면 모른다.
애있으면 너도 알거다.
라는

애 있는 사람들만 안다는 분위기가 싫다.

집회에서도 이런 발언 들은 적 있는데
'아이키우시는 분들은 다 아실거예요' 이런 말 있잖아.

네네
저는 당신이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요. 흑흑

아이를 키우지 않는 여자
영원한 소녀,
영원히 철들지 못할 가능성이 많은 녀자.
이런 이미지도 짝나고

모르겠다.
여성들끼리의 싸움은 언제나 사회, 주류가 만들어내는 것이나.
제발 엄마들이여

....

불러도 불러도 딱히 할 말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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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7 01:51 2008/07/07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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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혼고민 Tracked from 2008/07/18 02:42  delete
  2. 엄마, 엄마들, 어떤 엄마, 당신 Tracked from 2008/07/21 05:13  delete
  1. 달군  2008/07/07 1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 녀름 짱.
    영원한 쏘녀여!
  2. 당신의 고양이  2008/07/07 14: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4년 만에 사주 보러 갔는데 결혼해서 애 낳으라는 말(딸이 미스코리아가 될 거라는 소리까지 들었다니까)을 듣고 짜증나서 진짜. 나 정말 스트레스야 스트레스.
  3. 여름:녀름  2008/07/07 17: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달군/크크 역시 밤에 쓴 글은 낮에 보면 부끄러워.
    당고/내 뒤에 아이 셋있는 거 보다 좀 낫구나. 미스꼬리아..푸하하
  4. 싸냥  2008/07/08 0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뒤에 아이 셋;; 완전 공포영환데?!!
  5. 유랑감자  2008/07/08 0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해야 어른이 되기 시작한거고, 아이를 낳아보면 어른이 된거고, 아들을 낳아봐야 진짜 어른이 된거다.
    결혼한사람, 아이낳아본사람, 아들 낳아본 사람들이 하는소리-리리
    떠오르네요. 전에 들은 이 얘기가.
  6. ☆디첼라  2008/07/08 1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 전 촛불문화제관련 인터뷰하는데 기자왈 "아이들 걱정 때문에 하시는거죠?" "아뇨 아이 없는데요" 순간 쩔쩔매는 기자.. "아이 있는 분은 없으세요?" "없는데요.. 저 자신을 위해서 촛불을 듭니다.".... 그럼에도 계속 아이 엄마 찾는 타령은 계속되었다오.. 엄마들이 자식들 앞날 걱정하고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행복을 먼저 챙길 수는 없는걸까? 그러면 안되는걸까? 쩝..
  7. 스머프...  2008/07/08 1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 너무 좋네요! 난 애가 있어도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싸우는 '비정한'(?) 엄마...ㅋ
  8. 여름님  2008/07/09 15: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보블로그 눈팅만 하는 사람이에요. http://blog.jinbo.net/becomemom/ 이 포스트 한번 꼭 보시길 바래요. 덧글도 꼼꼼히 봐주시구요...
  9. 55  2008/07/15 0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하나 닫게만드셨군. ㅉㅉㅉㅉ
  10. 오오넌  2008/07/15 2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를 닫게 만들었다니? 넌 누규? 넌 혹시 어부지리냐?
  11. 가온  2008/07/16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어, 어떤땐 당신의, 어떤 땐 우리의.
    여름, 잘 지내요???^^
  12. 봄밤  2008/07/17 0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게 엄마들이 짜증났나요..앞뒤로 애 안고 업고 버스타고 내리다 좀 늦어지면 호통치는 기사 아저씨나 여름님이나 다를게 없군요.
    무엇때문에 화가 나는지 본인도 잘 모르며 화를 내는건 아닌지요?
    애 안낳아보고 애 낳은 엄마를 이해하려하셨어요?
    혹시 모든걸 이해하려다 자신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분 아니세요?
    당신의'비혼'타이틀은 그렇게 배타적이군요.
    같이 키우자고요? 우리집 와서 애좀 봐줄래요? 당신의 날들 일년내내 지금같은 여름 아닐수없겠군요..난 엄마지만 당신과 같은 사람에게 이해받고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생각이 틀렸다 아니다 하고 싶지도 않고요, 다만 당신과 나의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맘 아프고 화가 납니다. 이글을 읽고 혹시라도 마음다칠 엄마들 생각하니 또 맘이 아픕니다...
  13. 거한  2008/07/18 0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잘 모르겠어. 이 쪽도 저 쪽도. 뭐가 그렇게 짜증나는 건지도, 뭐가 그렇게 분노스러운 건 지도.
  14. 거한  2008/07/18 15: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위의 양비론적 덧글 지우고 싶군. -_-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약간 화가 나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