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여성영화제 영화 감상 후기

2007/04/07 01:55 女름

물어 볼까 말까?  Can You Take It? 저스틴 E. 모리스
 

영화 끝나자 마자 마지막 대사를 잊어 버릴 까봐 문자를 보내 놨다.

 

"봐서 알겠지만 이건 확률싸움이다" (이렇게 공감이 갈수가)

 

(동/이/양/*)성애자이든간에 내가 상대를 마음에 들어 하는 순간 상대도 내가 맘에 드는 지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겠지. 근데 웃기게도 본인이 이성애자가 아닐 경우에는 상대가 동성애 가능일지 확인해야 한다는 게 너무 웃기고 슬프다. are you? are you? ㅜ.ㅜ

 

흐른의 버스가 생각난다. 덜컹이는 버스를 따라가는 심리전 하며 잡을 까 말까 망설이는 상황이라니 말이다. 물어 볼까 말까에서는 결국 물어 보고 황급히 다시 마치 벽장 속으로 들어가버리는 느낌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 영화도 실제로 주인공의 심리 위주로 되어 있다. 상상도 하고. 혼잣말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게 꼭 손해(상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별 다른 정체성 고민없이 그냥 이성애 당연시 하면서 살면서 그저 그저 쉽게 사는 거 보다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사는 게 좀 더 좋게 느끼고 있다. 지금 조금 상처받을 수 있겠지만 결국은 자기 안으로 꾹꾹 눌러 채울 수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용기 낼 수 있는 거 더 용기 낼 수 있는 거 더 용기 내어야 하는 거 슬프지만 중요한 거 같다.


 

레즈비언 혐오 사건 Rape for Who I Am 루빈사 카부마

 

 

참 강하다는 생각을 했다. 시련을 딛고 더 단단해지는 사람들말이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것도 부러웠다. 그들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던 것도 부러웠다. 눈빛 이랑 인터뷰. 다큐에 출연한 사람들도 이 다큐가 본인에게도 힘이 되어주는 기록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너무 부러웠다.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두가지로 밝혔다. 하나는 사건 자체가 너무 열받았고 시급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자비를 들여서 찍었다고 했다. 다른 하나는 흔히 서구적인 시선으로 아프리카를 기록할 때 배가 뽈록한 아이 주변으로 파리가 꼬이는 등의 기아와 가난으로만 아프리카가 묘사되는 것을 거부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프리카에도 당연히 현대적인 삶을 사는 젊은이들이 존재하고 그들의 현실과 고민을 그대로 담고 싶었다고 한다.

 

실제로 남아공에서는 동성애 결혼이 합법이라고 한다.

 

최근에 사막의 꽃/와리스 디리(desert Flower /Waris Dirie) 도서관에서 빌리면서 내 주변에서도 아프리카에 대해서 얘기하게 됐었다. 사람들이랑 얘기하다 보면 여성의 성기를 도려내고 묶어 버린다라는 이유자체만으로 아프리카는 사람이 특히 여성이 살 수도 없는 곳으로 매도되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미개한 나라들 말이다. (물론 여성의 성기 절단?를 문화적 차이로만 생각해서 용납해야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내가 든 생각은 문명의 진보와는 상관없이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겠지. 인간의 야만성, 상대적으로 힘없는 자들을 본능적?으로 알아보고 상처준다. 그들이 고통당하는 걸 보면서 희열을 느끼나? 미친 놈들.

 

실제로 레즈비언 혐오 사건에서도 남아공의 게이들이 레즈비언을 성폭행한 사건이 나왔다. 평소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 데 레즈비언 커플을 폭행했다. 다큐에서 나오기에는 밤새도록 밤새도록. 콤돔이라도 낄 것을 계속해서 요구했지만 절대 듣지 않았다고 한다. 미치고 팔짝 뛰겠다. 그리고 아버지로 부터 성폭행 당한 여성도 나왔는 데 아버지가 했다는 말이 정말 기가 막힌다. 복숭아를 따먹지 못한다면 복숭아 나무를 왜 심겠느냐. ㅜ.ㅜ 세상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식을 낳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하여튼 전세계에 이런 미친 놈들은 퍼져 있는 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외향적으로는 너무 정상적으로 멀쩡히 살고 있어서 평소엔 식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이들이 개같은 짓을 하더라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지. 설마 아닐 거야 실수일거야 술때문일거야 등등 제길 쓰다 보니 열받네.
 

 

그라운드 워크 ground walk  질렛 렁 / Gilitte Leung

 

 

처음의 인트로는 굉장히 뇌쇄적인가 싶더니 영화 내내 느낌만 주고 ㅜ.ㅜ

이 영화는 보는 내내 배두나가 생각이 났다. 주인공 두명이 모두 배두나 스러운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나..케 영화 스타일도 사실 배두나 스러웠다. 자칫 보면 그 내용에는 관심이 없고 형식만 쏙 빨아드려지기 쉬운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많은 매체에서 레즈비언 커플의 이미지를 신비화 스럽게 해서 차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데 그런 느낌의 일종이었던 거 같다.

 

홍콩 한 번 가보고 싶게 하는 신선함이 있었다. 그리고 재연하는 것도 재미있는 게 많았다. 실제로 그들이 하는 대화의 주제가 진짜 리얼했다. 가족/관계의 고리/진실게임(식당의 고객 질문을 위주로)/다가감(그 쪽이 티비가 더 잘보이는 거 같아 등)/

 

그렇게 양쪽이 스르르 움직이고 다가가고 싶어 하는 감정 자체가 참 긍정적인 거 같다. 제길 하지만 세상에 한쪽으로 모아지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게 그 순간 생각나면서 씁쓸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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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7 01:55 2007/04/07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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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의 고양이  2007/04/12 1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저도 이거 봤어요. 처음 꺼 진짜 공감. 그치만 게이다가 작용해서 50% 정도 확률 싸움은 아닐 듯... ㅋㅋㅋ
    레즈비언 혐오 사건은 참 무섭고도 그녀들이 멋져 보였는데, 그라운드 워크 완전 지루해서 내 친군 자고ㅠ_ㅠ
  2. 녀름  2007/04/12 2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그라운드 워크 지루했을 수도 있었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