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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 <마을 교통>

아래 간디의 글, 간디가 인용한 글에서 '소'를 '자전거'로 바꿔 읽어보라.

 

마을에 새로운 기계를 도입하는 문제...

마을의 경제와 수송 수단의 관계...

마을의 미시적인 교통과 자원의 순환...

마을에서의 일과 삶에 있어서 속도의 문제...

수송수단과 문명의 관계...

 

물론 소는 단지 교통수단 말고도 많은 용도와 의미를 갖고 있지만,

마을과 도시가 어떤 교통수단을 채택할 것인가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간디의 꼼꼼함은 존경스럽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 우리의 도시와 마을에게,  소는... 자동차는... 그리고 자전거는 무엇인가?

 

 

 

 

마하트마 간디, <마을 교통>,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 녹색평론 중

 

 

마을 수레를 위한 호소

 

바로다의 스리 이시바르브하이 S.아민이 동물의 힘과 기계의 힘을 비교하는 긴 글을 나에게 보내왔다. 그중에서 다음 대목을 여기에 옮긴다.

동물의 힘은 들에서나 짧은 거리의 일에서 기계의 힘보다 비싸지 않고,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에 후자와 경쟁할 만하다. 오늘의 경향은 기계의 힘을 선호하여 동물의 힘을 버리는 쪽이다.


예를들어 200루피짜리 숫송아지가 100루피짜리 수레를 끄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 수레는 하루에 16벵갈몬드의 짐을 싣고 적어도 15마일을 거칠고 모래가 많은 마을길로 운반할 수 있다. 이 일은 숫소 두마리에 Re 0-12-0, 수레 끄는 사람에 Re 0-6-0, 수레의 감가상각비 Re 0-4-0 해서 전부 하루에 Re 1-6-0이다. 1톤짜리 트럭은 15마일 가는 데 적어도 석유 1갤런, 윤활유 약간, 막대한 수리비와 유지비용 그리고 값비싼 운전수의 비용이 든다. 15마일 가는 데 트럭은 석유와 윤활유에 Re 1-12-0, 하루 8시간에 6루피의 비율로 유지비에 Re 0-12-0, 운전수, 세차하는 사람, 짐 싣고 내리는 사람 해서 Re 0-8-0, 그래서 합계가 Re 2-12-0, 즉 16벵갈몬드의 수레짐에 Re 1-6-0이다. 숫소 수레 하나는 마을에서 반마일 떨어진 밭까지 하루에 7, 8번 거름을 운반할 수 있고 비용은 Re 1-6-0에 수레에 짐 싣고 내리는 것을 도와줄 사람 몫으로 Re 0-6-0만 더하면 된다. 한편 트럭으로 이 일을 해도 같은 비용이 든다. 트럭은 자갈 깔린 먼 길을 한 번에 짐을 운반할 때는 경쟁이 된다. 그런 경우 소 수레는 너무 느리고 비경제적인 것 같다. 또 짐승을 한번에 장거리에 데려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너무 힘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 수레는 기차역에서 먼 내지까지 하루 밤낮을 트럭과 경쟁하여 짐을 운반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수레 주인은 낮은 수입에 비례해서 먹이를 덜 주기 때문에 짐 끄는 소의 상태는 비참하다. 물건이나 사람의 빠른 수송이 중요하게 생각될 때 소 수레의 약점은 느리다는 것 뿐이다. 그러나, 여가 시간이 돈을 가져오지도 않고, 트럭으로 절약한 시간이 중요하지도 않은 마을 사람들은 짧은 거리는 걷고 먼 길은 수레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만일 농부가 자기 수레를 가지고 있고 그것으로 여행을 한다면, 그는 돈은 쓸 필요가 없고 자신이 생산한 농작물을 소에게 먹여 동력을 얻을 수 있다. 풀과 곡식은 그에게 석유와 같고, 수레는 트럭, 숫소는 풀을 동력으로 전환시키는 엔진과 같다. 기계는 풀을 소비하지도 않고, 아주 중요한 물품인 거름을 내놓지도 않는다. 또 마을사람들은 아무래도 숫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풀은 언제나 있다. 그리고 수레를 가지고 있으면 그는 마을 목수와 대장장이를 부양하게 되고, 또 그에게 암소가 있으면 그는 식물성 기름을 단단한 버터나 버터 기름으로 전환하는 공장과 동시에 숫소를 만들어낸 기계를 가지고 있는 셈이 된다.

트럭의 침입은 성공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현명한 일꾼이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연구하여 마을 사람들을 확실하게 지도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모든 마을 일꾼들은 스리 이시바르브하이의 글에서 지적한 방향으로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와 수레

 

8월(1939년)의 '그람 우디욕 파트리카'는 마을들을 위한 홍보용으로 밴 자동차와 수레의 이점을 검토했다. 논의의 전부를 읽고자 하는 이는 잡지사에 요청해야 한다. 아래에 논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인용한다. 

우리는 마을일을 위해서 일정 금액을 떼어 놓으려 하는 지역위원회나 그밖의 다른 지역조직이 마을에서의 여러가지 선전 활동을 위해서 밴 자동차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 그런 기구들이 마을에 대한 그들의 의무를 깨닫기 시작하고, 현존하는 마을과 도시 사이의 괴리, 문해자와 문맹자 사이의 간격을 좁히려고 한다는 것은 반가운 신호이다.

 

우리의 모든 지출에서, 특히 분명히 마을사람들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 지출된 돈이 마을사람들에게로 돌아가는지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위원회들의 돈은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이므로 그들이 구매하는 물건은 돈이 사람들 사이에서 순환하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만일 세금 등으로 마을사람에게서 받은 돈을 지역 밖으로 보낸다면 결과적으로 사람들을 가난하게 만들고, 그것은 당연히 지역의 금고에 점점 돈이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지역위원회는 1,2천루피 이상은 마을일에 책정하지 않는다. 만일 그 목적으로 밴 자동차 하나라도 산다면 그것은 밴 값으로 약 5천루피를 지역 밖으로 보낸다는 듯이며, 게다가 매일쓰는 석유 이외에도 타이어, 그 외 다른 부품 등 모두 수입된 것들을 위한 계속적인 지출은 그 지역의 돈을 고갈시킬 것이다. 이런 지출을 내세우는 목적은 농촌의 복지인데, 때때로 농사일, 건강, 금지령, 아이돌보기 등에 대해 강의를 듣거나 축음기나 라디오를 듣기 위해서, 자신과 가족이 한달에 2루피로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이 이 큰 지출을 감당해야 되는 것이다. 마을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수익이 생기는 일거리이다. 우리는 수입된 물품을 구매함으로써 꾸준히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모두 그들이 낸 돈으로 강의를 하고 환등기 쇼를 보여주고 축음기 음악을 들려준다. 그러고는 그들의 복지를 위해서 일한다고 자부한다. 이보다 더 불합리한 일이 있겠는가?

 

밴 자동차 대신에 크게 경멸 받는 소 수레가 사용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비교해보자. 온 세상에 마을들을 위해서 멋진 일을 한다고 아주 효과적으로 과시하거나 선풍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구경거리나 떠들어대기가 아니라 조용히 정말로 건설적인 일을 하는 것이 목표라면, 소 수레가 훨씬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의견이다. 그것은 자동차가 갈 수 없는 오지에도 갈 수 있다. 밴 값에 비하면 아주 싸기 때문에 지역의 여러 마을들에 도움을 주도록, 필요하면 여럿을 살 수도 있다. 수레 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마을의 목수, 대장장이, 수레 모는 사람에게 간다. 한푼도 지역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 수레 자체도 과학적으로 잘 고안해서 만들면 볼 만한 물건이 될 수 있다. 장비에 대한 지출은 따라서 지역의 부를 밖으로 빼가는 것이 아니라 내부를 향하게 될 것이다. 자동차는 해야될 일의 핵심이 속도일 때 필요하다. 그러나 농촌의 복지를 위한 선전사업에서 그런 것은 요구되지 않는다. 도리어 느리고 꾸준한 방법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마을 저 마을로 빠르게 다닐 수 있는 것보다 각 장소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만 사람들의 생활과 문제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이 효과적으로 될 것이다.

 

그러므로 농촌의 일과 밴 자동차는 잘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필요한 것은 꾸준한 건설적인 노력이지 빠른 속도와 공허한 구경거리가 아니다. 우리는, 마을의 복지에 진정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위원회와 공공기관들에게 오직 마을에서 만들어진 물건만을 쓰는 것으로 시작하여, 마을에서 가난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조건을 연구하고, 그것들을 하나씩 제거하는 데 집중하라고 권고한다. 마을 생활의 모든 면에 집중적인 주의깊은 노력이 필요한 때에 공공의 돈을 하룻밤 사이에 마을을 들어올리려고 하는 방법에 쓰는 것은 그 돈의 낭비로 보인다.

마을의 복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수레 쪽을 선호하는 명백한 주장을 마음에 새기기 바란다. 마을의 복지를 위해 만들어진 기관을 통해 마을의 경제를 파괴하는 것은 잔인한 일이다.

 

 

수송수단으로서의 숫소

 

숫소는 우리 마을 어느 곳에서나 수송수단이며, '심라' 같은 곳에서도 여전히 그렇다. 그곳에는 기차도 가고 자동차도 간다. 그러나 산길 어디에서나 숫소들이 무거운 수레를 끌고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수송수단은 우리 생활과 우리 문명의 일부인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만일 우리의 수공업 문명이 유지되려면 숫소들도 유지되어야 한다.

 

당신들은 누구의 소들이 제일 좋은지 알아보고, 그가 어떻게 하여 소들을 그렇게 잘 관리하는지 알아내어야 한다. 누구의 암소가 우유를 제일 많이 내는지 파악하여 그가 암소를 어떻게 돌보고 어떻게 먹이는지 알아내야 한다. 마을에서 제일 좋은 숫소와 암소에게 상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모범적인 소들이 없으면 모범적인 마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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