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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 리뷰 01

얼마전에 끝난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본 영화는 총 12편. 그중 2편 정도는 자느라 뭘 봤는지 기억에 남지 않지만 짧은 시간안에 이렇게 많은 영화를 본 것도 실로 오랜만이었다.(그리고 짧은 시간동안 그렇게 술을 많이 먹은것도 실로 오랜만..)

 

까먹기 전에 기억나는데로 리뷰를 남겨야쥐..

 

'Play It Again'

 

이번에 본 작품중 최고.. 부산의 한 극단이 연극을 올리기까지의 과정과 공연후 기념사진 찍기까지를 담은 작품인데.. 작가의 (끈질긴)사람들간의 관계에 대한 관찰력과 이를 유머스런 시선으로 그릴줄 아는 능력에 감탄하면서 봤었다. 그리고.. 사실은 고매한 예술가들 따위도 시기와 질투, 한심등에.. 중요하게는 현실에 대강 굴복하며 살아가는 한 인간들임을 알게 해주었다.

 

소재의 선택과 뚝심, 그리고 망원으로 잡아낸 속 좁은 현실들이 잘 녹아들어 감.. 흠..

 

'시작하는'

 

유망한 젊은 감독의 작품. 반전노동자연대 활동가들의 일정 정도의 시간을 쫓아가며 그들의 한계와 고민을 차분히 그리고 있다. 애초부터 노동운동 영상활동가들이 어떤 식으로든 담아내야 할, 현실 정치투쟁에 대한 고민을 젋은 감독이 애쓰면서 만들었는데.. 그래서 이 작품의 한계는 그동안 노동운동 영상작업을 했던 사람들의 한계를 그대로 노정한다. 무언가 어떤 사안에 대해 판단하고 정리하려는 습성같은 것.. 그래야만 다음 단계를 딛고 과정을 밟아갈 수 있을 거 같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 이는 현실투쟁에선 (매우)필요한 과정일지 모르겠지만 다큐멘터리스트에게는 필수적으로 해야할 것은 아니다. 자기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을 평가하고 정리하려는 무모한 시도들과 그 어줍잖은 결과들이 이 작품에서도 스치듯 보인다는 이야기..

 

워낙 기대를 많이 하는 작가이기에.. 실망도 많았지만... 역시 유망한 감독의 역량은 이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다. 애초부터 설정된 컨셉은 혼란스러웠으나 촬영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고민과 이를 형식적인 완성도로 이어낼 수 있는 추진력과 능력.. 그리고 그들의 고민과 자신의 고민의 긴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진지함..

 

앞으로 쭈욱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작가이다.(노동영화제때는 왜 안트는지.. 궁금..)

 

'국보철 프로젝트'

 

짧은 시간안에 저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과 한계가 동시에 보였다. 특히나 국보철이라는 아무나(대통령도 이야기하는) 할 수 있게 되버린 통 큰 이야기에 우리쪽 상상력의 지수를 볼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계기였는데.. 참 보면서 많이 느꼈던 건.. 우리 보수 우익 할아버지들이 없었다면 이 작품이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 물론 현실이 그러하니 그분들이 아니 나오실수는 없을 거 같지만.. 좀.. 너무 많이 나오니 짜증이 났다... 그렇게 힘 없는 늙은 양반들을 조롱하고 싶었을까? 그것은 어떻게 보면 카메라를 쥔 권력이 그동안 우리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다 등장하는 새로운 부류들에 대한 일종의 소재주의적 착취이다.

 

이중 그나만 좋았던 작품은 미디어 참세상꺼. 우리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에 맞게 보다 중요한 문제제기를 던지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제목도 기억에 안 남을 정도로 굉장히 어려운 형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뭐.. 짧은 시간동안 간결하게 처리된 문제의식이나.. 소재 자체의 한계도 큰 것이라 전혀 소화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정도 작가의 드러남이 주는 현실(임)의 강조가(성찰의 시작) 어느 순간에는 작위적이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만 그랬나?? 좀 시간이 더 있어서 약간만 정리하면 좋을텐데...

 

 

 

아.. 음.. ㅈㄹㄷ...... 잠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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