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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9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경순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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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0/07/31
    연하봉 오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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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과 나의 전쟁' 공동체 상영(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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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과 나의 전쟁'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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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과 나의 전쟁' 시사회 안내(8)
    라울-1
  10. 2010/02/21
    2010 SIDOF 국내신작전 심사총평
    라울-1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경순감독

kmdb 다큐멘터리 초이스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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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의 출발은 언제나 이 현실에 대한 `부채`와 `분노`에서 부터이다. 80년대의 군부독재를 거쳐 2000년대 신자유주의적 야만의 현실까지 어느 하나 즐거이 삶의 긍정을 노래할 수 없었던 역사 속에 이곳의 다큐멘터리스트는 빚진 감정과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카메라를 들고 목소리를 높이는 과정에서 연대의 정신은 부드러운 자본의 유혹으로 치환되었고 미학적 고민은 안이한 자위로 뒷전에 놓여졌다. 우파개혁정권의 등장과 맞물려 그 기로의 정점에 서있던 2003년. 마치 당신은 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가를 질문하듯 당신의 분노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고 정당한가를 되묻는 다큐멘터리가 있었다. 경순 감독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독재정권 시절 의문의 죽음을 당했던 이들의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대통령소속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이하 위원회)의 활동을 그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대한민국에서 `사람`으로, 또는 `사람 노릇`하며 살기에 대한 감독의 깊은 분노와 성찰이 담겨져 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언제나 늙은 유가족의 몫이라는 사실에 분노한 감독은 <민들레>라는 전작에서 400일이 넘는 지난한 싸움의 과정을 함께 하며 그 성과로 얻어진 위원회의 활동에까지 카메라를 이어 든다. 그리고 위원회의 활동과 그 결과를 통해 이 사회가 얼마나 진실에 둔감한지 그리고 그로 인한 변화를 두려워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렇다고 감독은 이런 바깥으로 드러나는 위원회의 활동에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다. 위원회에 참여한 민간조사관의 열정과 의지를 보여주면서도 그들 내부의 인식의 차이, 여성 조사관에 대한 불평등한 처사 등 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행위가 얼마나 구체적이면서도 실천적이어야 하는지를 스크린에 눈만 걸치고 있는 관객들에게 거침없이 되묻는다. 그리고 대단히 애석하게도 ‘분노’의 출발점이 되었던 유가족들이 또 다시 벌이는 싸움의 한 가운데에 감독은 다시 선다. 이렇게 영화를 끝내고 싶지 않았다는 진심과 너무나도 명징한 자신의 분노를 담아 이렇게 외친다. ‘나는 대한민국이 부끄럽다’

경 순 감독은 관객들에게 반성을 요구한다. 그 방법은 저돌적이며 때로는 유머러스하고(중간 ‘문반장’과 ‘그 386’ 시퀀스는 최고의 블랙코미디) 어떨 때는 매우 감성적이기까지 하다. 뛰어난 형식미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특유의 전투적인 관계 맺기에서 드러나는 긴장과 매우 성실한 인터뷰 시도. 그리고 상황 시퀀스의 핵심을 놓치지 않는 촬영, 단락을 이어주는 그만의 CG 씨퀀스등으로 이 곳 독립다큐멘터리의 고유명사가 된 ‘경순스타일’을 하나씩 펼쳐 나간다. ‘경순스타일’의 백미는 이야기의 밀도를 쌓아가는 그만의 구성력이다. 자칫 이야기의 맥락이 보이지 않는 듯 하지만 그 텐션은 경순감독의 중성적인 목소리와 스타일로 묶어가며 결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시퀀스 구성력으로 마지막을 향해 치닫는다. 전통적인 ‘뉴스릴의 해설’이라는 틀에 고정되어 있던 독립다큐멘터리의 형식적인 한계를 넘어서는 매우 영리한 수사법으로 관객들은 부담스럽고 수치스러운 반성이 아닌 공감 어린 반성을 가슴에 담아 극장을 나서게 된다. 바로 성찰의 DNA가 작동하는 순간이며, 다큐멘터리가 세상을 변하시킬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그렇다! 라는 해답이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단지 하나의 텍스트로만 읽기에는 재미가 없다. 이 작품의 전작과 그리고 그 이후 경순감독의 행보를 보면 한명의 다큐멘터리 작가가 어떻게 변화 발전해 가는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즉 이곳의 독립다큐멘터리스트의 원형과도 같은 ‘분노’가 어떻게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메시지로 전화되어가며 함께 읽고 나눠야 하는 예술이 되어 가는지를 볼 수 있는 것. 부끄러운 국가에 대한 유쾌한 전복이었던 <애국자 게임>, 신화화된 가족 속에 개인의 존재를 드러낸 <쇼킹패밀리>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 속의 여성 노동에 대한 응시인 <레드 마리아>까지. 여성, 노동, 국가, 가족에 대한 경순 감독의 거침없는 질주를 확인하셨다면 그 씨앗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인 것이다.

2000년대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의 곧고 굳은 심지와 그 전투력을 확인하고 싶은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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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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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봉 오르는 길...

 

 

무엇을 얻었나... 끊임없이 걸으며 난 무엇을 비웠나.

 

 

 

100730 지리산 연하봉 오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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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의 전쟁 만명 자축!! 겸 리플렛!!

'당신과 나의 전쟁'이 3월부터 공개된 이후에

120회 공동체 상영에 만여명의 관객을 모았다고 합니다.

 

물론 노동조합의 대규모 교육시간에 틀어재낀 것들이라

그 숫자 자체의 완결성은 있지 않을겁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97년 총파업투쟁 속보 2호(그때 VHS 테잎으로 1500카피 배급)

이후론 가장 많은 분들이 보시지 않았나 싶네요.

(그렇게 따지면 열린채널 한번 방송할때마다 만명은 기본으로 넘기니 이것도 뭐...)

 

애초에는 이렇게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기껏해야 30에서 40회 정도가 아닐까 했었거든요.

하지만,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싸움에 영향을 받은 이들이 

적지 않다라는 것.

그리고 에너제틱 프로듀서 씨니의 헌신적인 역할등...

대중들에게 이 작품이 불리워지는데 

필요한 조건들이 충분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 보여집니다.

 

이미 영문판도 만들었고,

해외 몇군데에서(특히 일본에서는 순회 상영을 한답니다) 여러 활동가들이

이 작품 배급을 위한 고민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어차피 6월은 월드컵의 계절일 터이고,

그 이후에는 조심스럽게 몇군데의 아트시네마에서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요량으로 전단지도 만들었구요.

 

하지만, 몇가지 고민도 있어요.

개봉이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조금은 다른 프로세스들을 준비하여야 하고,

그만큼의 효과가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듭니다.

그래서 차라리 그 짓을 하느니,

여름쯤에는 온라인으로 공개해버릴까 싶기도 합니다.

아직 상의중이고, 고민중이라 결정된건 아니지만

다큐멘터리가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여러 방법들을 만들어 간다는 애초의

배급전략에 충실하게 결론이 날거라 보여집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경기도 평택의 공장에 파업을 위해 모인지

일년이 지났습니다. 아프지만 그들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희망을 봅니다.

그들을 지지하려면 도대체 어떻게?라는 질문도 많이 들었습니다.

다른게 있을까요?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그 구호를 기억하고,

노동의 권위를 확보하기 위한 고민들을 나누고,

이웃과 자신의 처지를 바꾸기 위한 귀를 기울이는 것...

 

거하게 파티같은건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고생했다 축하 좀 해주시고요.

 

전단지 좀 많이 퍼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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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당신과 나의 전쟁

 

 

부산 현대자동차 판매 지회 교육시간에 당신과 나의 전쟁 상영.

근 400명의 사람들이 왁자지껄 의무로 되어 있는 교육 시간을 떼우기 위해 앉아있었다.

 

어머니 작업때문에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

차비를 준다는 요량으로 갔지만 조직된 노동자들의 교육시간에

이 작품이 어떻게 소비되는지도 궁금했었다.

 

한 오래된 교육위원의 원맨쇼(정말 혼자서만 하셨다)가 끝나고

의례적인 시장후보, 교육감후보의 드립들...

 

글고... 상영전 멘트...

헉!!.. 상영을 추진했던 간부가 이 작품의 제목을 모르고 있었다. 럴수 럴수 이럴수...

제목이 뭐지??

 

그리고 한시간이 쪼금 넘는다는 조합원들을 향한 애절한 호소...

이어 터져나오는 그렇다면 야당직은 어떻게 됩니까?

지회에서 해결을 해줘야지요. 웅성 웅성, 노발 대발...

 

플레이를 눌렀것만... 잠시 일시정지...  --;;

 

지회장이 나와 '지회가 책임집니다. 걱정하지 마셈'

한마디로 정리하니까 상황종료...

근데 불을 다 안끄는거다.... 음.. 다 나가겠군...

 

하지만... 묘하게도 사람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고 씨끄럽던 부산 사나이들의

비트있는 웅성거림도 그거 보다 더 씨끄러운 솔스케이프의 음악과

자영씨의 멘트로 금방 잣아 들었다.

 

 

 

 

 

 

여전히 이명박의 손 짓에 웃음지며 뻘 소리에 탄식이 나왔고

가족의 절규엔 중년의 아저씨들도 자꾸 눈가에 손이 왔다 갔다 했다.

 

하다 못해 전임자 임금 축소에 대해서도 자신의 일이 아님을 느낀다는 조합원들에게

저 먼 평택의 현실이 까막득히 느껴질터인데 사각의 프레임 안에서 날뛰는 쌍차 노동자들의

현실 앞에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었다.

 

 

묘한 기분... 묘... 한... 기분...

 

개별적인 조합원들이야 어떻게 해석을 했는지 매우 궁금하지만

전체적으론 끝에 가서 아주 차분했고 숙연한 분위기까지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정적을 깨는건 역시나 무슨 국장 무슨 부장이라는 간부들....

 

엔딘 자막이 올라가자 마자 스크린 불까지 확 켜버리는 만행을 저지르며

뭐가 급한지 나한테 계속 눈치를 주고 있었다.

 

그러나 나도 나이를 먹은만큼 먹었고 성질 부릴만큼 부릴줄 아는 사람...

인상쓰고 불끄라는 손짓을 하니까... 당황하며 콘솔쪽을 바라보며 내리라는 손짓...

하지만 이미 켜버리고 나와버린 상태...

 

그 짧지만 매우 긴 크래딧 올라가는 시간동안 나는 스톱을 누르지 않았고,

인상을 조지고 있었다.

 

그 지회 간부님들이 그리 급하게 불을 키우고 하려고 했던 일은 다름아닌...

다 같이 '파업가' 부르기...

 

 

아... 작품과 조합원과 지역과 간부와 문화와 장르와 나와의 이 환상적인 부조화 속의 조화여...

엉는 챙기고 부랴부랴 서울로 돌아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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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이번 작품 배급하면서 안 하는 일이 없는거 같음...

그래도 할 수 있는데까진 닥치는데로!

 

궈궈!!

 

 

그림 안에 링크를 만들어 볼까도 해봤는데,

나이가 드니까 시간도 없고,

머리도 굳고 못하겠네...

 

저도 여기저기 퍼나르겠지만,

혹시 빈 곳이 보이면 위의 그림 좀 채워주시길...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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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청춘의 밀키스!!

 

삼각김밥 사면 가끔씩 딸려 오는 밀키스!

'당신과 나의 전쟁'은 '개청춘'의 밀키스다!! ㅎㅎㅎ

 

보러오셈~~ 조금 더 수정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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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의 전쟁' 공동체 상영

 

 

어제는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뒤에 앉아 있었는데 작은스크린때문에 잘보이지 않아

자막나올때마다 허리를 앞으로 내모시는분들 보면서

이상한 책임감이 생겼어요. (뒤늦게 깨달은... --;)

 

이 작품은 개봉을 하지 않을겁니다.

(내용적으로도 그렇고 돈이 많이 든다는 현실의 문제도 그렇구요)

대신 많은분들이 쌍차동지들의 과거와 현실에 대해 같이 분노하고 토론하는데

잘 사용(!)이 되어지기를 바라는 맘 간절합니다.

 

그럴려면 여러분들의 작은 실천이 필요합니다.

극장가서 돈내고 영화보는 행위와는 다른,

연대의 정신으로 뚱뚱한 독립다큐관객이 되실려면

자기 주변의 공동체에 이 작품을 이용한 나눔과 토론의 장을 만들어 주세요.

 

작품이 그만큼의 깜냥이나 될런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화면 속에서 치열한 한때를 보여준 쌍차 동지들에 대한 연민이라도 좋으니

상영회 조직을 염치없이 부탁드립니다.

 

작품 블로그  http://77days.tistory.com/  입니다.

만든 사람으로서 끝냈다고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배급과 토론의 실천 또한 게을리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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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는데는 다 갈테니까, 불러만 쥽쇼!~~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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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의 전쟁'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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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의 전쟁' 시사회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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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SIDOF 국내신작전 심사총평

원래는 굉장이 거칠고 직접적인 글이었지만 정훈형의 손을 거치며 참으로 단아하게 고쳐졌다. 평화주의자 오정훈!!..ㅎㅎ 호수길과 쿠바의 연인에 대한 꽤 긴 글은 조금씩 수정을 하며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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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SIDOF 국내신작전 심사총평 

 
2009년 동안 제작되어진 다큐멘터리 중 '인디', 즉 '독립'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우리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은 58편입니다. 작년 77편의 출품작에 비해서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나라님들이 좋아하는 숫자 놀음에 편승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내, 외적인 독립영화에 대한 공격과 그로 인한 위기 속에 이 숫자가 가지는 의미를 근심 어리게 바라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번에 출품작들을 바라보면서 한 가지 눈의 띄는 점은. 중견 다큐멘터리스트들의 노력과 그 성과입니다. 우리 영화제의 시작을 함께 했었던 정호현, 이미영 감독님의 'return of the SIDOF'와 2000년대를 관통한 '대추리와 사람'들에 대한 사려깊은 시선을 담아주신 정일건 감독님. '농가일기'에서 '땅의 여자'로 더욱 깊어지는 작품세계로 사람들을 주목하게 한 권우정 감독님. 그리고 독특하면서도 매혹적인 스타일로 전국의 음신(音神)들을 소개해주는 기채생 감독님. 어떻게 보면 독립다큐 키드에서 이제는 자기만의 세계를 공고히 하고 있는 이들의 변화를 짚어보는 것도 이번 영화제가 관객 분들과 나눌 소중한 테마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제 막, 카메라를 들고 세상과 소통 하려는 젊은 작가들에게 우리 시대는 경쟁의 피곤, 불안정한 미래, 그로인한 공간의 파괴로 함축될 수 있을 듯 합니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 속에 자신의 존재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카메라와 다큐멘터리는 아주 좋은 친구가 되었고, 그 소중한 결과는 이번 영화제의 단편 다큐멘터리 향연 속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미지와 시간을 넘나드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들도 이번 단편 다큐멘터리의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낡은 것들에 대한 새로운 것의 매력은 뿌리칠 수 없었습니다. 이 젊은 작가들의 열정과 시도에 많은 박수를 보내주는 것도 이번 영화제와 관객들의 몫일 것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이런 신진 작가들과 중견 작가들 사이에 놓인 '사라져 버린 현장'입니다. 중견 감독이 자기만의 세계로 긴 시간동안 세상과 시대를 사유하는 동안, 신진 작가들은 '주변의 스토리텔러'로서의 자기규정에 머물러 있는 듯 합니다. 2009년 용산에서의 철거민 참사와 평택에서의 노동자들에 대한 국가권력의 사냥에, 독립다큐멘터리가 ‘현장’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이는 단지 소재 차원에서의 문제는 아닙니다.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과 접근이 있을 수 있지만, 진보적인 사회변화를 위한 다큐멘터리의 정치적이며 미학적인 고민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에서입니다. 거대담론과 현장이라는 독립다큐멘터리의 도그마는 사라져야겠지만, 독립 다큐멘터리의 밑바탕에 대한 실천까지 사라져야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서 그동안 이분법적으로 사고되고 평가되어졌던 독립다큐멘터리의 정치와 미학의 실천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토론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또 다시 봄은 올 것입니다. 거대영화제의 물량과 브랜드 사이에서 이 영화제가 봄의 연두와 함께 지속적으로 푸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관객 여러분들과 지난 1년을 거침없이 달려온 출품 작가들의 순전한 덕일 것입니다. 자신의 소중한 작품을 출품하고 비록 상영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다큐멘터리의 현장에서 다시 만날 작가 분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드리고 상영의 기회를 얻은 25편의 작가들에게 자그마한 축하 말씀을 남깁니다.
 
분노와 웃음, 따뜻함과 냉철함의 축제가 될 이번 영화제가 어서 오기만을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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