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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로 초청된 우리

연중2주일 숲정이 강론 원고
2006년 1월 22일
문정현 신부(작은 자매의 집)

백성들의 울음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원흉들이 모인 현장 부산 APEC 반대투쟁에 30,000의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모였다. 쌀 수입 개방을 저지하는 농민들 투쟁에서 전용철 홍덕표 두 농민이 경찰의 방패에 찍혀 희생되었다. 농산물 수입개방을 반대하기 위하여 1,500명이 무리를 지어 홍콩 WTO까지 원정하여 투쟁하다 거의 전원이 연행되었고 급기야 11명이 기소되었다.
평택시 팽성읍 땅, 평택쌀이 생산되는 비옥한 땅 349만평이 미군기지로 확장된다. 우리 정부는 농민의 땅을 빼앗아 미군에게 공짜로 주고, 천문학적 시설비를 감당하고, 이사비용까지 대준다. 정부는 12월 22일부터 강제수용을 선포하였다. 팽성주민은 철거민 신세가 되었다. 주민들은 밤마다 촛불집회를 가진다. 1월 14일이 바로 촛불집회 500회다. 10,000여명이 모이는 평화대행진를 가졌다. 2월 12일 정월 대보름에 제3차 평화대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은 “미군기지확장을 위하여 단 한 평도 빼앗길 수 없다.”고 만 3년을 외치고 있다. 주민들은 주로 7,80대 노인들이다.
모두 삶의 터전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농민들의 절규다. 농민들의 외침은 기존 질서를 깨부수고 새로운 질서를 원한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복음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 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 요한이 체포된 후 예수님의 선포다. 당국자들은 곧 예수님을 체포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예수님의 기존 질서에 이렇게 도전하신다. 예수님은 호수를 지나가신다(마르 1:16, 19). 그물을 던지는 어부 시몬과 동생 안드레아를 붙드신다(마르 1:16b).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야고버와 동생 요한을 붙드신다(마르 1:19b). 당신을 따라오라고 하신다, "나를 따라 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마르 1:17). 어부들은 그물을 버리고 그 분을 따른다.
"사람 낚는 어부", 영혼 구령이 아니다. 도리어 이스라엘에 대한 야훼의 책망이다. "똑똑히 말해 둔다. 이제 나는 많은 어부들을 들여 보내어 이 백성을 고기처럼 낚게 하겠다" (예레 16:16). 야훼는 어부를 시켜 불의한 자들을 낙아 처단하신다. "너희를 갈고리로 끌어내고 저희 자식들을 작살로 찍어 낼 날이 이르렀다(아모스 4:2)." 갈고리, 작살은 부당한 부자(아모 4:2)와 힘 있는 자(에제키엘 29:4)에 대한 심판의 은유다.
이렇게 예수님은 권세와 특권의 기존 질서를 넘어뜨리고 새 질서를 세우기 위하여 보통의 사람을 당신과 함께 하도록 초대하신다. 실제로 예수님은 죽기에 이르도록 사시고 전 인류에게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남겨주셨다.
미국을 위시한 초 강국에 대한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특히 미 제국주의의 패권에 저항은 전세계적이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의 가난한 나라, 가난한 민중들의 저항은 해가 갈 수록 거세지고 있다. 새 질서는 부자나라가 가난한 나라를 섬겨야 한다. 공장에서 쫒겨난 노동자는 원직복지해야 한다. 장애인들은 남의 도움으로라도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어야 한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잘 살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새 질서요, 평화의 지름길이다. 이를 위하여 우리 보통의 사람도 질서를 깨는 자들을 모조리 낙아 심판하는 어부로 초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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