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가난은 추억이 아니라 현실이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의 목표는 당선이다. 당선을 위해선 갖은 수단과 방법을 다 쓴다. 공천만 되면 당선이라는 사고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온갖 비리와 행태가 저질러진다.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향응제공, 금품수수 등의 불법 사태는 다반사이다. 선심성, 장밋빛 공약의 남발 등은 고전에 속한다. 최근에는 시대적 변화의 추세, 젊은 세대의 감수성에 호응하고, 비쥬어적인 미디어와 인터넷의 발달에 힘입어 이미지 정치라고 불리우는 추세가 유행이다. 보랏빛, 녹색, 파란색 등 ‘색깔’의 동원은 전형적인 모습이다. 2002년 대선 시 ‘기타치는 대통령’의 모습은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이젠 여기서 더 나아가 노동자․민중의 고달픈 삶과 생활도 이미지 정치에 활용된다.


17일자 한 일간신문에는 ‘가난의 추억’을 득표마케팅으로 활용한다는 보도기사가 실렸다. 강금실, 진대제, 이계안, 오세훈, 맹형규, 홍준표, 박주선 등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어린 시절 ‘가난의 추억’을 되살리는 득표마케팅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대부분 가난한 어린 시절을 딛고 몇백억 재산을 가진 재력가로, CEO로, 전문직으로 ‘성공 신화’를 일구었다는 것이다. 등록금을 못내기도 했고, 판잣집에 살았는데 그나마 살던 집이 철거당하기도 했고, 도시락도 싸기 힘들정도로 가난했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운 적도 많았으며, 어머니가 피를 뽑아 받은 돈으로 등록금을 냈다고 하는 등 애절한 사연들이 많다. “ ‘성공 신화’뒤에 ‘가난의 추억’이 자리잡고 있다”라고 신파극을 읆조리는 듯하다. 


기사에서 분석했듯이 ‘양극화’가 심해진 현실에서 그만큼 고통스런 삶과 생활을 영위하는 노동자, 민중의 숫자가 늘어난 것을 반영하는 선거전략이다. 노동자․민중의 가난한 삶과 고통, 그리고 의식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전략인 셈이다. 사실 현실 노동자․민중의 삶은 그들의 ‘추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역 앞에는 한사람 누우면 그만인 쪽방에서 삶을 영위하는 이들이 많다. 지금도 점심을 굶는 아이들의 숫자는 10만여명을 넘기고 있으며, 등록금을 못내는 학생들의 숫자도 그만큼 된다. 개발의 포크레인에 살던 집을 철거당하는 철거민은 7,80년대의 모습이 아니라 돈암동, 오창동, 창신동 등 서울 이곳저곳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하늘을 향후 부의 상징처럼 솟아있는 타워팰리스 바로 곁에는 주민등록조차 말소된 주민들이 살고 있다. 하루벌어 하루 살아가는 ‘하루살이’인생들도 넘쳐난다. 이들에겐 ‘가난’은 성공의 뒤안길에서 기억해 내는 추억이 아니라 고통스럽게 헤쳐나가야 하는 현실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