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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에서 발간한 [비젼2030]과 박근혜정부의 정책방향은 싱크로율 90%이상이다. 박근헤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창조경제, 고용률70%, 맞춤형고용복지 등 거의 모든 정책이 그러하다. 박근혜정부의 '복지통'이라고 알려진 안상훈 교수(인수위원이기도 했고 현재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ICT가 '있으면 좋은 창조경제'에 해당한다면 사회적 경제는 '없으면 안 되는 창조경제'라고 할 수 있다."
즉 창조경제는 '사회안전망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이다. 부연해서 설명하면 ICT는 DJ정부 벤쳐정책의 키워드였고, 사회적 경제는 노무현 정부 '사회서비스확충'의 키워드였다. 박근혜정부가 DJ정부와 노무현정부 핵심정책을 '창조경제'라는 틀과 정책으로 받아안고 있는 셈이다. 안상훈 교수가 노무현 정부 시절 복지전략과 정책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던 전력을 차치하고서라도 '노무현 정부=친복지' '박근혜정부=반복지'라는 이분법적 구분은 타당하지 않아 보인다. '고용률 70%로드맵'도 마찬가지이다. [비젼2030]에서는 2020년에 그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천명했고, 박근혜정부는 향후 5년 이내에 달성하겠다고 했다. 시기가 비슷하다. 시기 뿐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과제도 대동소이하다. '증세없이 복지확대를 이루겠다'는 내용도 마찬가지이다. [비젼2030]에서도 증세는 사회적 여건과 합의가 이루어질 때 거론하겠다고 표명했다. 박근혜정부도 '증세'는 현재 여러가지 여건상 가능하지 않다며 세출구조조정과 세원확보를 중점에 두겠다고 했다. 안상훈 교수도 인터뷰에서 '증세'를 위해서는 여건 마련이 중요하다며 박근혜 정부정책은 여기에 우선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유사함을 두고 보수세력이 자기혁신을 이루었고, 변화를 한 결과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현 시기 한국 사회 '자본'(및 이를 중심으로 한 지배세력관계)의 '살 길'(혹은 미래)에 대해서 동일한 인식과 이해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진주의료원 폐업처럼 극단적이고 비민주적이고 몰상식한 조치 등 아주 일부 미시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하더라도(별로 많지도 않다.) 거시적이고 대략적인 수준에서는 차이가 없다.(공공의료 30%확충을 공약했던 노무현 정부 아래에서도 공공의료 비중은 축소되었다.) 정책적인 방향과 내용 수준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차이는 거의 없어졌고 심지어는 진보정당도 그 차이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민주당=진보' '새누리당, 박근혜정부=보수'라는 아이콘으로 서로 대립하고 있다. 사실 양 세력을 일컫는 '민주화세력' '산업화세력'은 국가정책과 방향, 전략수준에서는 '대동단결'이 되었다. 노무현대통령의 '대연정'제안은 사실 허황된 구상이 아니라 현실에 기반한 어찌보면 적절한 제안이었던 셈이다.
최근 '노동'이 새삼스레 회자된다. 박근혜정부와 민주당의 복지확대공약과 정책을 '노동없는 복지'라고 비판하였고, 서너갈래로 찢어진 진보정당의 재기와 혁신을 위한 화두로 '노동중심'이 강조된다. 하지만 현실의 '노동'은 만싱창이가 되어 있고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진 상태이다. '노동'의 강조가 아무런 힘이 안 되고, 그저 장식품으로도 기능하지 못하는 현실인 것이다.
말 그대로 소위 '진보'진영은 근본적인 성찰과 혁신이 필요하다. 이젠 이 말도 식상한 말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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