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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바이오연료, 비식용작물로 만들자"
CSM "유럽, 바이오연료 증산 목표 후퇴"
2008-07-10 오후 5:46:00
전세계적인 식량가격 폭등의 주범이 바이오연료 산업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제사회에 '제2세대 바이오연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관련 기사:"바이오연료 산업은 사기극" )
제2세대 바이오연료란 옥수수와 콩, 식물기름 등 식용가능한 작물로 만드는 바이오연료와 달리, 식용이 불가능한 작물이나 식용작물에서 줄기나 짚 등 사람이 먹지 않는 부위로 만드는 바이오연료를 말한다. 바이오연료의 원료로 사용 가능한 대표적인 비식용작물로는 자트로파가 꼽힌다. 자트로파는 아프리카 등 열대지방에서 저절로 자라거나 특별한 영농기술 없이 식용작물을 재배할 수 없는 척박한 땅에서도 재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선진 7개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8개국(G8) 정상들도 일본에서 열린 이번 정상회의에서 '제2세대 바이오연료'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하지만 제2세대 바이오연료 생산이 산업화되기까지는 기술개발 등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구체적인 실천계획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과 특히 미국이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 일본에서 열린 G8 정상회의를 겨냥해 한 시위자가 옥수수 복장을 한 채 바이오연료 산업에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유럽의 정치적 흐름이 바이오연료에 반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티터(GSM)>는 최근 "유럽에서는 바이오연료 증산 목표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전해 주목된다.
당초 유럽연합(EU) 27개국은 자동차연료에 바이오디젤 등 바이오연료 혼합비율을 현행 2.5%에서 2020년 10%까지 높이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유럽의회는 올해말 이 목표치를 '2015년 경 4%'로 낮추는 안건을 표결에 붙일 계획이다.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의 에이드리언 벱은 CSM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정치적 흐름이 바이오연료에 반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소중한 땅을 사람이 아니라 자동차를 위한 작물을 기르기 위해 사용한다는 발상이 미친 짓이라는 것을 모든 사람이 깨닫고 있다. 식용작물로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움직임이 급격하게 후퇴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 옥수수와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주로 만드는 미국과 달리 식물기름으로 바이오디젤을 주로 생산해 왔다. 미국은 전체 옥수수의 3분의 1을 에탄올에, EU는 식물기름의 50%를 바이오디젤 생산에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명분으로 한 바이오연료는 그 자체는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지만, 생산과정에서 오히려 온실가스가 더 많이 배출된다는 연구보고서가 잇따르고, 식량가격 폭등을 불러온 주범이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부시 행정부, 세계은행 보고서 폭로로 곤혹
특히 지난 4일 영국의 <가디언>이 폭로한 세계은행의 보고서는 결정적인 타격을 주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바이오연료가 식량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3%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왔으나, 세계은행이 은폐해온 이 보고서는 "바이오연료가 식량 값 폭등에 75%의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이 보고서 내용을 전하면서 "세계은행이 지난 4월 이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부시 미 대통령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 세계은행 고위관계자의 말까지 덧붙였다. 현재 세계은행 총재 로버트 졸릭은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사실상 부시 대통령이 지명해 자리에 앉힌 인물이다.
부시 행정부가 바이오연료 산업에 정부보조금까지 지원하며 무리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거대 식량기업들을 살찌우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떨치기 힘들 게 하는 정황이다.
이승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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