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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언론은 한쪽만 보도하는가?

대한민국 언론은 왜 G20이 개최되는 장소마다 수십만명의 반대시위가 이루어지는지 말하지 않고 있다. 모든 언론이 G20개최에 호들갑으로 환영하는 기사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장미빛 커텐에 가려진 수많은 문제점들을 다루지 않고 있다. * 9월 24일 피츠버그대학에서 학생 20명이 연행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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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유치 기자회견 “오버하지 마라”

이명박 G20 유치 기자회견 “오버하지 마라”

‘국운’까지 운운하며 자화자찬 기자회견에 야당들 비판 한 목소리

이꽃맘 기자 iliberty@jinbo.net / 2009년09월30일 16시54분

 

이명박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민은 세계가 인정할 만큼 위대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 30일 특별기자회견을 했지만 자화자찬만 늘어나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출처: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2010년 G20 정상회의 유치 보고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우리에게 새로운 국운이 활짝 열리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밝혔다. 지난 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차기 회의를 한국에서 열기로 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까지 예로 들며 “지난 100여 년 간 국력이 약해 우리의 운명을 세계 열강의 손에 내맡겨야 하는 설움을 겪었다”며 “우리는 지금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고 자평했다.


결론은 “조금 더 참아달라”는 것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서민들이 허리를 펴고, 일하고 싶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아 오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야당들은 한 목소리로 “오버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과연 국민들의 생활이나 복지도 세계 중심 선진국으로 이동했는가”라며 “서민들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자족적인 기자회견”이라고 비판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대통령이 할 일이 없어서 고작 3박 4일 회의를 가지고 대대적인 과대광고에 나서다니 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할 지경”이라며 “다른 나라 정상들이 방문한다고 모든 게 다 잘 될 거라고 국민을 호도하는 이명박 대통령은 참 무능하고 유치한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선진국 20개국 정상들이 모여서 3박 4일짜리 회의한다고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뀌지 않는다”며 “G20 정상회의를 본인의 지지율 상승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지 않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G20 정상회의는 세계금융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기구로 집행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실제 집행력은 IMF, IBRD 등 미 재무부의 영향력 하에 있는 기구들이 가지고 있어 중상위 국가들을 포섭하기 위한 미국의 상징물 정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논의내용 또한 미국발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인 금융화를 오히려 공고히 하는 방안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이번 회의에서도 회의장 주변에서는 연일 반세계화 집회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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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1월 G20정상회의 한국개최 확정

가진자들만의 세계화를 저지시킬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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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1월 G20정상회의 한국개최 확정(종합)

연합뉴스 | 입력 2009.09.25 21:32 | 수정 2009.09.25 21:36

 

 


 

국내유치 정상급 국제회의 중 최대 규모
국제경제질서 주도 계기..개최지 송도 거론
(피츠버그=연합뉴스) 추승호 이승관 기자 = 한국이 내년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지로 확정됐다.

G20정상회의는 그동안 한국이 개최한 정상급 국제회의 가운데 최대규모로, 국격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명박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25일 오전(미국 현지시간) 피츠버그 컨벤션센터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G20정상회의 개최지를 발표했다.

캐나다가 내년 6월 4차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데 이어 내년 11월에는 한국이 5차 G20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캐나다는 G8 의장국으로서 당초 G8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가 규모를 확대해 G20 정상회의를 열기로 한 만큼 내년 G20 정상회의 정례화 이후 사실상 첫번째 G20정상회의 개최지는 한국이라고 할 수 있다.

개최도시는 정부가 추후 결정할 예정이지만 국제도시로 집중육성되고 있는 인천 송도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 체제로 출범한 G20정상회의는 참여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지구촌 최대규모의 정상급 국제회의다.

한국이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미국 등 G8 국가들이 좌지우지해온 국제경제 질서를 이끌 수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논의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워싱턴 1차 G20정상회의 직후 G20기획조정위원회를 발족한 뒤 내년 G20정상회의 유치를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이 대통령이 1차회의때 `보호무역주의 저지(stand still)'를 강력히 주장해 회의 성명에 반영하고,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거시경제정책 공조 강화 등을 내세워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자임하는 등 줄곧 회의를 주도한 것이 내년 개최지로 선정되는데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미국과 호주가 한국 개최를 적극 지원한 것도 큰 힘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의 중심이 G8에서 G20으로 옮겨가게 됐고 그 첫 정례화된 회의를 우리가 유치하게 됐다"면서 "우리로서는 단군 이래 가장 큰 외교 행사를 치르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사공일 G20기획조정위원장은 "우리나라가 지구촌 리더그룹에서 좌장역할을 맡아 어젠다 세팅(의제설정)을 하고 해결책 마련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우리 외교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개최된 정상급 국제회의로는 지난 2000년 아셈(ASEM) 정상회의 및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지난 6월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가 있다.

chu@yna.co.kr
huma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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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담에 맞선, 독일에서의 투쟁

"너희들의 위기에 우리 돈 주지 않겠다" 
[독자 투고] G-20 정상회담에 맞선, 독일에서의 투쟁
 

4월 2일 영국 런던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린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심화되는 세계 경제위기에 대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 의문은 지난 3월 중순 영국에서 열렸던 G-20 경제/재무장관들의 준비모임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쪽에서는 미/영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프랑스/독일이 경제위기 '해법'(?)을 놓고 서로 갈등하고 있는 국면이다 (관련기사 보기). 하여 정상회담을 통해 '선언' -경제위기 해결을 위해 각국 정부가 온 힘을 다해 노력한다- 이상의 결과가 나올지 매우 의심스러운 상태다.

그러나 G-20 정상회담을 제외하고는 전지구적 경제위기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줄 '주체'를 딱히 찾을 수 없다. 하여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 비판, 그리고 요구를 가지는 것은 우리네들의 권리일 듯하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기층 민중들의 목소리를 조직, 표출하려는 노력들이 시작되었다. 현재 프랑스에서 전개되고 있는 정치 총파업은 경제위기를 '국민국가'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정치적 흐름과 맞닿을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하지만, 매우 유의미한 정치적 운동임은 분명하다 (위험성은, 이번 파업이 사코지 대통령이 G-20 정상회담에서 "프랑스의 국민들은 XX를 원해. 그래서 난 미국이 제안한 YY를 받아들일 수 없어" 등등의 자의적 변명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존재한다).

또 다른 저항이 현재 독일에서 형성되고 있다. 독일 Attac은 지난 3월 초 베를린에서 '자본주의회담'을 개최했다.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 (약 2500명 추정)이 몰려들었고 독일 언론들도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블로그와 뉴스사이트를 통해 이번 경제위기에 대한 수많은 비판들이 형성/연결되었지만, 그 위기의 실체와 해결 방안에 대해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보며 논의할 수 있었던 기회는 드문 경우였다.

 

오는 토요일 (3월 28일) 독일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에서 동시 '데모'가 있다 (2000년대 초반 세계적인 반전 데모들 이후 세계적 이슈를 내건 첫 데모가 될 듯하다).

Attac이 동을 뜨고 독일 노조 등이 공동 주최로 참여하고 있다. 4월 2일 런던에서 열리는 G-20 회담장에서 개최되는 데모의 '사전 데모' 형식이다. 데모/집회의 제목은 "우리는 너희들의 위기에 우리 돈을 주지 않으련다! Wir zahlen NICHT fuer eure Krise!"다.

이 데모를 준비하면서 Attac은 지난 주말 (21일) 하나의 멋진 이벤트를 벌였다. 이라크 전쟁이 끝났다-미군 철수 포함-는 뉴욕타임즈의 가짜 호외를 만들었던 아이디어를 빌려와, 독일 유력 주간지(ZEIT)의 가짜 호외를 15만부 제작하여 배포하였다. 물론 동일한 내용을 담은 웹사이트도 제작했다.

가짜 호외용 사이트: www.die-zeit.net

주간 Zeit 뉴스사이트: www.zeit.de

2010년 5월 1일자로 발행된 호외에는 '희망'의 이야기 즉 경제위기의 긴 터널이 끝나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긴 터널 끝에는 연대와 사회정의에 기반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꽃피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09년 4월 2일 G-20 정상회담에서는 "전세계 100만 달러 이상의 자산가들에게서 한 번에 제한하여 개인 자산의 5%를 세금으로 걷어 경제위기 극복-사회보장 지출 확대 등-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와우! 멋진 상상이다.

또한 G-20 정상회담에서 "전세계 모든 기업의 세금은 최소 25%가 되도록 각국의 조세법을 개정한다"는 결정이 이루어졌다. 와우!

이러한 희망의 소식들이 가득찬 뉴스를 '상상'하는 것은 고통의 긴 경제위기를 통과하고 있는 그리고 통과할 우리네 작은 사람들의 권리이다.
 
 
 2009년 03월 24일 (화) 15: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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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에 대한 저항이 왜 필요한가

위기 주범들의 책임 떠넘기기, 놔둬선 안돼

[기고] G20에 대한 저항이 왜 필요한가

김애화 한국진보연대 국제연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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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 합의안을 발표했다. 그리고 G20정상들이 4월 2일 런던에서 회동하여 합의된 안에 대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14일 발표된 재무장관 회의에서 우선적으로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것을 합의했다. 그리고 글로벌 경기부양을 위한 협조와 금융규제 등 8개 항목에 합의했다. 물론 이 속에는 구체적인 안이 들어있지 않다.

G20 회담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G20 이전에 이미 미-영국, 미-프랑스, 미-브라질 정상회담을 통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조율을 해왔다. 이러한 긴장감과 관심은 현재 위기의 심각성과 더불어 실물경제의 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G20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2차대전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에 대해 대응하기 위해서 작년 11월에 처음으로 회동했다. 이번 런던회담은 근래의 금융위기 때문에 모이는 2차 회의가 된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러시아(G8)와 중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유럽연합(EU) 의장국, 그리고 한국이 공동의장국의 일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G20 국가의 총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 국내총생산의 85%를 차지하며 EU 역내 교역을 포함해 전세계 교역의 80%를 점하고 있으며, 전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포괄하고 있다. 따라서 G20이 내는 목소리는 세계 경제 운용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G7이 G20으로 확대된 것은 현재 경제의 위기가 가져온 책임을 분담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제 2차 G20 회의는 작년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회의와 달리, 미국이 그 주범인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 금융에 대한 규제 의제보다 각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를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어 유럽 국가들과의 긴장이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도 금융 규제에 대해 미온적 입장을 보이면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또한 이명박 정부와 한국의 보수언론은 한국이 공동의장국이며, 차기 의장국이라는 허세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 위기의 틈을 이용하여 금융안정화포럼(FSF) 회원국이 되고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 은행감독위원회(바젤위원회,BCBS) 회원국이 되는 등 잿밥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G20의 합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이행 가능한지에 대한 비관론이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효율성을 논하기 이전에 'G20의 합의 내용이 정말로 위기를 극복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하여 전 세계 민중은 저항으로 답하려 하고 있다. 이미 세계 여러 곳에서 G20 런던회의에 대한 민중적 저항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에서는 G20에 대한 국제 공동행동을 3월 28일부터 4월 3일 1주일간 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세계사회포럼에 모인 전 세계 사회운동단체들은 결의문에서 실질적으로 지구적 위기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투기적 금융 산업과 초국적 기업에 대한 구제정책이 민중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 위기가 초래한 막대한 손실은 민중이 아니라 위기의 주범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G20 회의가 열리는 런던의 사민사회단체는 "인간이 우선이다"라는 구호 하에 일하는 사람들의 좋은 일자리 회복과 불평등 해소,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정책에 G20이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1주일 공동행동 주간에는 전쟁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행동도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점령 종식,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군 철수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G20에서 합의한 보호주의 반대, 국제 금융의 규제와 국제경기 부양책은 위기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현 지구적 위기는 헤지 펀드 등 몇몇 투기적 금융부문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경제 시스템에서 도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가 올 때마다 해당 산업에 대한 규제와 구제는 계속 있어 왔다. 규제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침체를 벗어나면 또 다시 규제를 푸는 방식을 거듭하면서 위기를 반복시켜 왔다. 규제는 위기를 일으킨 시스템을 개혁,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현존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방책일 뿐이다. 불안정한 일자리만 양산하고, 소득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현 경제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 없이, 상위층 1% 내에서의 자리바꿈만을 하는 규제는 오히려 위기를 잠복시키면서 악화시킬 뿐이다.

그리고 이 위기는 금융위기만이 아니라 다른 지구적 위기- 식량위기, 에너지 위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금융자본, 투기적 자본이 식량시장과 에너지 시장에서 민중적 삶의 기본적인 안전망을 훼손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자본은 투자라는 이름으로 (반보호주의적)자유로운 시장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유로운 시장 확장을 위한 규칙과 수단은 G20국가들이 신봉하는 WTO 규칙, GATS 규칙 그리고 FTA이다. G20은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사실상 휘청대고 있는 , 파산선고를 맞은 것과 같은 WTO 도하개발의제 협상을 다시 부흥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신흥경제와 제3세계에 대해서 양자간 협정 FTA를 더욱 거세게 추진하려 하고 있다.

그 예봉에 한미 FTA와 한-EU FTA가 있다. 이 위기를 소수의 초국적 자본과 금융자본주의 확산이라는 경로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지배엘리트의 전략과 한국의 FTA 이슈가 맞물려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한미FTA 비준을 강행하려 하고 EU와의 FTA 협상을 마무리지어 금융 자본에게 규제 대신 자유를 한국의 영토에서 누리게 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정부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의 자국 산업, 특히 자동차 산업에 대한 부양정책을 보호무역주의라 여기고, 이 때문에 한국경제의 침체는 순수하게 해외 시장의 침체와 선진국의 보호주의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김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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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애화 한국진보연대 국제연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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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한국경제가 무엇을 고민해야 할 것인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불안정한 일자리는 바로 서민경제를 얼어붙게 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국내의 수요 확산, 서민경제 활성화 대신 최저임금 개악, 비정규직법안 개악, 초임 삭감, 농민 보조금 인하 등을 통해서 경제를 더욱 위축시키려 하고 있다. 위기의 최대 희생자들에게 고통을 나누라는 이러한 정책은 이명박 정부가 기본적으로 비도덕적이고 파렴치한 정부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G20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한 시민사회단체들의 간담회가 18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3층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관심있는 단체들이 많이 참여해서 공동의 행동을 세우길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필자는 한국 경제 방향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지구적 경제위기, G20 회의와 관련해 논쟁이 되고 있는 몇가지 이슈에 대해 번역문을 싣고자 한다. 번역문 기고 순서 (1) 금융 규제와 FTA , (2) 보호무역주의와 자유무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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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메이데이를 위한 삿포로 선언

삿포로에서 유**상이 보내주었습니다. 세계 메이데이를 위한 삿포로 선언 우리 자유는 연대(連帶) 속에 있다. 우리 생존은 연대 속에 있다. 우리 연대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하고 풍부한 유대이다. 우리는 고독하고 불안정한 날들을 살아가는 것을 강요당해 있다. 그리고 때로는 그 속에서 죽어가는 것조차 강요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유대 속에서 사는 것을 원한다. 우리는 전 세계 프레카리아트(precariat)들에게 호소한다. 2009년에 세계 메이데이를 실현하자. 연대를 파괴하는 기도, 경쟁으로 몰아대는 힘, 만들어지는 격차나 빈곤, 모든 전쟁이나 차별 .... 우리를 억지로 억압하고 지배하려는 모든 것을 무서워하지 말아라. 우리 하나 하나는 무엇보다도 더 훌륭하다. 자, 기뻐하자. 크게 기뻐하자. 새로운 사회는 이미 우리 것이다. 2008년 4월 29일 "자유와 생존의 연대 메이데이 in 삿포로" 참가자 일동 世界メーデーのための札幌宣言 わたしたちの自由は、連帯の中にある。 わたしたちの生存は、連帯の中にある。 わたしたちの連帯は、多様な人びとの多様で豊かなつながりである。 わたしたちは、孤独で不安定な日々を生きることを強いられている。 そしてときには、その中で死にゆくことさえも強いられているのだ。 だからわたしたちは、つながりの中で生きることを求める。 わたしたちは、全世界のプレカリアートに呼びかける。 2009年、世界メーデーを実現しよう。 連帯を壊す企て、競争へと駆り立てる力、つくられる格差や貧困、あらゆる戦争や差別… わたしたちを力でねじ伏せ、支配しようとする一切のものを恐れてはならない。 わたしたち一人ひとりは、何にもまして素晴らしい。 さあ、喜ぼう。 大いに喜ぼう。 新しい社会は、すでに私たちのものである。 2008年4月29日「自由と生存の連帯メーデーin札幌」参加者一同 올 메이데이에서 이러한 선언을 하고 여러 행사들을 삿포로에서 벌였다고 해요... 한국에서도 이런 행사들이 있다면 내년 메이데이에는 한국에서 연대하고 싶다고 전해주었습니다... 올해 행사의 자세한 내용은 http://unity-mayday.blogspot.com/ 이곳으로 가보시면 사진들과 여러 글들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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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오만한 부자들 몇몇이 모여 벌이는 죽음의 잔치

아래 글은 일전에 다산인권센터에 기고한 글인데, 8월 11일 월요일에 열리는 G8 반대활동 보고회에 오실 분들은 읽고 오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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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오만한 부자들 몇몇이 모여 벌이는 죽음의 잔치
조약골 (피자매연대 활동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러시아,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힘이 세다는 8개국 정상들이 모여서 세계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 결정하는 모임이 바로 G-8이다. 여기서 G는 원래 그룹(Group)을 뜻해서 8개국 모임이라고 하지만, 이들이 벌이는 일들의 면면을 보면 8개 깡패(Gangster)국의 모임이라는 비난을 듣기에 충분하다. 왜냐하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모여서 중요한 문제들을 결정하고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출된 권력도 아니면서, 가장 힘센 나라들 몇몇이 모여서 이 세상의 일을 떡주무르듯 맘대로 주무른다고 하면 도대체 누가 이들을 인정해줄 수 있을까. 더구나 지금까지 매년 G8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자유무역, 민영화, 시장개방, 탈규제 등으로서, 초국적 자본가들에게 막대한 이윤을 안겨주는 정책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2005년 영국에서 열린 G8 회담에서는 아프리카를 개발하고, 지원한다는 미명 하에 실제로는 1997년의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이 한국에 강요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같은 프로그램을 저개발 국가들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2008년의 G8 정상회담은 일본 홋카이도의 구석에 위치한 토야코 호수 근처에서 열렸다.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지구 전역에서 환경재앙이 여러 번 들이닥쳤고, 이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래서 올해 일본 토야코 G8 정상회담에서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주요 의제가 되었다. 회담이 진행된 홋카이도는 일본 내에서도 환경이 아름답고 생태계가 잘 보존된 지역이라 회담 개최국인 일본은 그 점을 널리 홍보하면서 생태친화적인 회담을 개최하겠다고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일본은 2012년으로 끝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환경협약을 이번 G8 회담에서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협약을 참가국들의 동의로 이끌어내려고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몰고온 온실가스(주로 이산화탄소) 배출은 도대체 누구의 책임인가? 이 질문에 대해 G8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애매하게 ‘모두의 책임이다’라는 물타기를 하고 있다. 화석연료와 에너지를 가장 과도하게 낭비하면서, 기타 자원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착취해온 나라들이 바로 이 8개국들 아닌가? 이에 따라 환경파괴와 전쟁 그리고 인권말살 등의 문제는 이들 부자나라들이 아니라 ‘남반구(Global South)’라고 불리는 가난한 나라들에게 집중되어왔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지 않은 채 지구온난화는 모든 인류의 책임이기 때문에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말은 본질을 흐리고, 부유한 자본가 국가들이 져야할 엄청난 책임을 모조리 탕감해주자는 것에 다름 아니게 된다. 이들 부자나라들이 모여서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숨어 있다. 8개 나라들 각각이 느끼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책임감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사실, 온실가스 배출은 G8 국가들 이외에 나라들에서도 엄청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이 이번 회담에 일본 후쿠다 총리의 초청을 받아 참가한 것은 한국이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이기 때문이다. 한국 이외에도 멕시코, 브라질,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 8개국이 함께 참가한 이유는 이들이 G8 다음으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환경파괴국이라는 소리다. 그러니까 이명박정권이 떠벌인 것처럼 선진화니 이런 것과는 사실 상관이 없었다. 솔직히 올해 G8에 불려갔다는 사실 만으로도 부끄러워해야 정상이다. 지구를 망쳐온 온실가스 최대배출국 16개국 꽁무니에 따라붙은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이명박정권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거의 폭발수준까지 올라가는 사회적 불평등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민중의 저항을 경찰력을 동원해 억누르고 있는 실정이다.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는 대통령이 G8에 참가해 샴페인 같이 마셨다고 경제가 선진화된다거나 서민들의 생활이 나아질리 없다. 일단 G8 같은 모임은 해체되어야 하고, 지국 각 지역의 중요한 문제들은 지역의 주체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먼저 G8 국가들, 그리고 그 꽁무니에 붙어가려는 한국 같은 ‘새끼 g(소문자)8 나라들’이 지금까지의 환경파괴와 지구적 불평등, 빈곤과 전쟁 등의 책임을 격렬히 통감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오만한 부자들 몇몇이 모여 벌이는 죽음의 잔치를 용인할 수 있는 시간이 지구에는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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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짱의 후기2

욘사마의 글을 보니 마음이 무겁네요...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겠어요... 어느덧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네요...정신줄 놓기 전에 빨리 후기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7월 5일 밤부터 6일 아침 일찍까지 캠프 준비로 매우 분주했다...밤에 들어와보니...에**상은 내가 잠깐 빌려쓰던 미싱으로 아이누아나키스트 깃발을 만들고 있었다...잘 굴러가는 미싱을 보니 흐뭇하기도 하고...(이 미싱은 삿포로상이 길에서 득템한 것인데 아마도 개시를 내가 한 듯. 5일 아침에 완장 만든답시고 미싱을 밟아봤는데 꽤나 잘굴러가는 부라더 미싱이라 완전 감동을 받기도...굉장히 오래된 사양이라고 삿포로상이 알려줬지만 역시 부라더의 힘은 굉장했다) 드디어 캠프로 출발하는 날. 마지막으로 힘차게 자전거를 밟아 대여소에 반납한 다음... 카데루 니나나에서 있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걸었다. 드디어 도착. 이 집회에는 아이누 민족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AWC, 그리고 전빈련에서 오신 아저씨 한분, 독일친구들(다테에서 숙박하기로 되어 있는), 일본 각지에서 온 활동가들이 함께 했다. 사실 뭐 일본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 섞인 상태에서 발언들이 지속되었고...(이건 뭐...발언하다 끝나겠네...라고 늘 생각했다...) 실내에서 기자회견 형식(실내 풍경이)의 집회는 처음이라 당황하기도 했다... 거기서 만난 AWC 친구들은 대개 대학생들인데...아시아민족의 연대를 주창하며...(내가 이해하기에) 불타오르는 열혈청년들인듯 했다...자체적으로 한국어 스터디도 하고 있는지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니까 신이나서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물론 일어와 영어로...) 켄짱 바로 도주... 독일 친구들 꽤나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통역기를 가지고 있었다...한대로 여러명이 돌려듣고 있긴 했지만... 기나긴 발언이 끝나고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거리행진을 마치고 다시 카데루 니나나 앞으로 모이는데 우익들이 등장!!! 이녀석들은 정말이지 끈질기구나... 이미 전날 일본 친구들의 설명으로 돈을 받고 동원된 3류 야쿠자 녀석들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실컷 비웃어줬다... 토요라로 갈까 다테로 갈까 고민하는 나고야에서 온 사**상을 꼬드겨서 같이 다테로 가기로 했다. 다테캠프로 향하는 버스. 아마도 네다섯시간 걸릴 것이라는 이야기에 급좌절... 기절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바로 옆에 앉아있는 사**상과의 수다로 절반은 보낸 것 같다... 어찌나 재밌던지...나의 짧디 짧은 일본어를 이해해주고 또 5살 수준의 질문을 마구마구 쏟아내어도 쉽게 설명해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버스 안에서 슬슬 에**상과도 친해지기 시작했다... 잠시 화장실을 위해 멈췄던 곳에서...J8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보았다... 이건 뭥미...혼자서 잔뜩 흥분해서 난리... 중간에 도착한 휴게소...지만 우리나라 국도변에 있는 휴게소와 흡사한 느낌??이랄까...이곳에서 이럴수가...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감자와 버섯이 잔뜩!!! 고로케와 버섯시루를 사서 점심 해결. 곧 출발하려는데...맙소사... 고기에 굶주렸던 우리 독일친구들이 그 와중에 고기를 구워드시고 계셨다... 출발이 30분 정도 지연되었다...그래도...힘들었겠지...자기들도... 먹을 수 있는게 거의 없었으니... 다테캠프에 도착해보니 웬걸...완전 허허벌판 풀밭... 아디다스 모기...뱀...벌레...갑자기 확 무서워지는 느낌... 공동주방은? 공동샤워장은? 토요라하고 소베츠에만 있는겨??? 도착해서 각자의 구역에 텐트를 치고 바로 시작한 것이 아이누민족의식. (우리의 텐트는 에스페란티스토 그룹인 E구역에...쳐졌다) 약간 민족주의의 어둠의 그림자가 느껴졌다...이거 위험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의식의 첫줄이 모두 남자들...이어서 그냥 자리를 비켜서 서있었다... 신에게 바친 술을 모두가 나누어 마시는 형태의 의식... 긴 의식이 끝나고 준비해간 초로 촛불을 켜 들었다... 이어진 전빈련 아저씨의(이분은 이름도 생각이 안나...) 말도 안되는 발언. "촛불은 2002년 효순이 미선이...중략...이 촛불은 자신의 몸을 태워 희생...중략...촛불은 반미의 상징..." !?!!!!?!!??! 헐...언제 촛불이 반미의 상징이 되었지? 나 분명히 2002년 의정부에 있었는데...언제 그런 얘기를 했더라...말도 안되는 민족주의적인 발언들, 반외세, 침략주의반대 발언들이 아저씨의 입에서 계속해서 이어지고 이내 나와 톰, 코기토는 자리를 떴다... 셋이서 심각하게 텐트로 돌아와서...상의를 시작했다... 저쪽 지역 몽땅 다 민족주의 진영인거 아냐??? 우리 삿포로상의 부탁도 있고 하니까 낼까지만 참고 낼 소베츠나 토요라로 갈까??? 사**상 내일 소베츠간다는데...거기 묻어가면...어쩌고 저쩌고... 사**상과 에**상은 우리 구역에 텐트가 있었기 때문에 의식이 끝나고 돌아온 두친구에게 아저씨의 이야기가 사실은 문제가 있다며 붙잡고 해명을 시작(일본어로 아저씨의 발언이 다 통역이 되었기 때문에...) 그런데 막상 설명을 시작하니까...국가주의와 민족주의 두 가지 개념을 내가 혼동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아까 발언했던 아저씨는Nationalist...라는 설명을 하기 시작은 했는데...사**상이 가르쳐준 구호도 그렇고...암만 생각해도 여기서는 Nationalism이 국가주의로 쓰이고 있는 듯한 느낌...그래서 다시 정리 시작...민족주의자라고 애써 설명했더니 운동하는 사람들도 Nationalist가 있냐는 질문을 받고 그부분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 NL, PD까지 설명이 들어가야 되는겨? 그래서 쉽게 아주 간단한 도식으로(이러면 안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국의 민족주의자들은 크게 보면 두 그룹이 있는데 하나는 일본의 우익 같은, 그리고 하나는 운동을 하는 그룹으로 나눠볼 수 있다고...말해주었다...그렇지만 둘다 말하는 것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그리고 민족통일, 조국통일 이런 식이라고...(힘들었어...ㅠ ㅠ) 말도 짧은데...이건 뭐 제대로 설명한 건지 오해를 낳은 건지... 저녁은 채소스프...(먹고 봤더니 생선비린내가...) 각자 해먹어야된다고 들었는데...배급이었다...나야 뭐 생선만 빼면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 잘먹었지만...다들 입에 잘 안맞는 느낌... 씻으러 가려고 했는데(바로 옆에 동네 목욕탕) 목욕탕은 9시까지밖에 입장이 안돼서 들어갈 수 없다고...샤워만 하겠다는 우리랑 실랑이가 붙었다...내일은 게다가 정기휴일인데... 텐트에서는 셋이 자기로 하고 욘사마는 다른 텐트로...(욘사마 정말 고마워요!) 7월 7일... 일어나서 행진장소로 향했다...소베츠의 친구들과 만나 함께 행진한단다...다테와 소베츠는 토야코에서 6km떨어져있고...토요라는 20km. 애초에 다테와 소베츠만 허가가 나서 토요라는 불법이나 다름없는 상태라는 것까지 설명을 듣고 팔랑팔랑과 거기 있는 다른 고양이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그리고 거긴 20km를 걷는다는...이야기도 들리고...아예 원봉이라는 얘기도 들리고... 도착한 장소에 생각보다 소베츠의 사람들이 많이 보이진 않았다... 어제 저녁 의식 후 떠나간 아이누 사람들도 버스를 타고 도착했다... 이건 뭐 기자들의 카메라, 채증카메라...온통 카메라 투성이... 얼른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에스페란토 헬멧 장착. 헬멧에 반해버렸다...나는 검은 두건 위로 빨간 수건을... 길고 긴 발언이 시작되고...행진을 시작했다... 어디선가 커다란 확성기가 왔다...에**상이 그걸 메고 경찰들을 약올리기 시작했다...거의 혼자하는 만담형식이었는데 알아듣는 것도 있고 못알아듣는 것도 있고...거의 못알아들었지만 그 자체로 너무 재밌어서... 그리고 중간 중간 사**상의 퍼포먼스...랩인듯, 노래인듯 신나는 구호들과 오금질 비슷한 걸음새...거기에 손동작까지... 7월 5일 행진에서 과자를 들고 경찰들에게 나눠주더니...역시...사**상... 이때 배운 구호가... "항~아항~아항 시혼슈기~항~아항~아항~코카슈기~" 사**상이 하면 어쩐지 에로틱해서...느낌이 확!!!!! 살았다... 원래는 'An-Anti Anti Capitalistas An-Anti Anti Nationalistas'인가 뭔가 하는 건데...(이거 맞나? 들리는대로 적은 건데) 사**상이 그 구호가 그냥 들으면 잘 들리지도 않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니까 자기가 쉽게 바꾼거라고 가르쳐줬다... '에자나이까 에자나이까 에자나이까! 서미또 훈사이 에자니이까! 에자나이까 에자나이까 에자나이까! 나카마 카에세 에자나이까!'(좋지 아니한가 서미트 분쇄 좋지 아니한가 좋지 아니한가 동지를 풀어주는게 좋지 아니한가) '나이 나이 나이 이미가 나이 G8 서미토 이미가 나이 나이 나이 나이 카치가 나이 ....'(없어 의미가 없어 G8 서미트 의미가 없어 없어 가치가 없어...' 이런 패턴들의 구호를 랩처럼 쏟아놓았다...그리고 그 마른 몸에서 솟아나는 체력...일단 시작하면 따라하기 힘들정도로 오래... 어쨌거나 사**상과 에**상 덕분에 신나게 행진할 수 있었다... 가는 중간중간 에**상은 현지 주민들을 향한 안내방송까지 소화해냈다...어찌나 감칠맛나는 말투이던지... 드디어 도착한 토야코... 윈저는 구름에 가려서 보이지도 않고...(이건 뭐니...) 분하고 분해서 화가 났다... 돌아와서보니 목욕탕이 문을 열었다... 목욕탕은 온천탕이라...물이 무지하게 좋았다... 씻고 났더니 매끈매끈...감동적인...온천탕... 나오는데 보니...목욕탕이 휴일인데 문을 연 이유는 바로 우리 때문. 아이누 사람들과 AWC가 교류회를 준비한 듯 했다. 그 준비로 목욕탕은 시끌벅적...그 자리에 있기가 영불편해서 나와서 신문과 뉴스롤 보면서 오니기리 하나값인 아이스크림까지...질러주고...캠프장 분위기를 살피자며 텐트로 돌아갔다... 사**상은 저녁에 소베츠로 떠났다...내일 토요라로 간다고... 우리는 내일 토요라로 가자는 중론을 모으고 일단 다시 다테에서 잠이 들었다...밤에 모두 함께 가볍게 맥주를 마시는데...우리가 싸온 김을 내놨다...삿포로상이 김을 굉장히 좋아해서 뭐랄까 기뻤달까...게다가 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사방이 새까만데...구름 속에 가려져있던 별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흑융단에 박힌 보석이라는 표현이 확 실감날만큼 태어나서 처음보는 아름다운 하늘이었다...매일 이 하늘을 보면서 잠이 들 수 있다면 행복할거라고 생각하면서 누워서 하늘을 보다 깜빡 잠이...(잠에서 깨서 어찌나 후덜덜하던지...뭐라도 물리면 어쩌려고...아무튼 무방비...) 사**상이 없음 행진이 재미가 없을텐데... 오늘은 헬멧을 쓰지 않는단다... 난 쓰고 싶은데...라고 말했더니 에**상이 슬쩍 자기가 몰래 챙겨둔 헬멧을 쓰라고 줬다...모두에겐 비밀이라면서...(이거 굉장히 역사적인 헬멧이라 아마 몰래 챙겨가려고 했던 듯 하다...) 내가 헬멧을 쓰고 나타났더니 삿포로상이 허허허 웃었다... 그렇게 둘째날 집회가 시작됐다... 오늘은 소베츠에서 사람들이 많이 왔다...모**상도...페*상도... 요와 토모도... 소베츠에서 온 사람들이 북을 가지고 와서 엄청 신나는 행진이 됐다... 이 행진에서 켄짱 데뷔... 우리가 개사한 노래...이명박은 물러가라를 '케사츠와 카에레 카에레' '서미또 훈사이 훈사이' '나카마오 카에세 카에세'를 불렀다... 에**상의 꼬드김으로 내친김에 사**상의 주제가 아항시혼슈기까지 달려주었다...해버렸어...ㅠ ㅠ 중간 중간 캠코더를 든 한사람과 모자를 쓴 한사람이 경찰의 틈을 노리고 대오에서 이탈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고...중간에 한두번인가 마찰도 있었다...경찰들이 '좃또 마에 구다사이' '마에 마에'라고 하길래... 화가 확 치밀어올라서 같이 '케사츠와 마에 구다사이' '오니짱 마에 마에'로 응수해줬다...우리가 너무 세게 나가면 다 채증된다고 해서 일단 경찰이 치면 연행되는 사람이 없게해야한다는 생각에 몸으로 막자는 각오로... 나중에 북을 하나 얻어서 두드리기 시작했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칠줄아는 리듬이 하나밖에 없어서...계속 그것만 쳤지만 진짜 재밌었다...어쩌다보니 나중에 북잡이들이 다 여자들이 되어버려서 완전히 신나는 판이었다...혼자 들떠가지고...후훗...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덜 걸었다... 에**상과 에**상의 친구분(일본 목사님이신데 이름을...)의 차를 빌려타고 잠깐 토요라를 방문하기로 했다... 토요라로 가는 길에 잠이든 켄짱...꽤 멀었다... 토요라에 갔더니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도 않고... 물어봤더니 다들 행진하러 나가서 4, 5시쯤 들어온단다... 이런...오늘 다테에서 독일친구들의 마지막 공연이 있어서 다테로 다시 돌아가야 되는데... 반가운 도영을 만났다... 토요라에서 유일하게 수영복을 입고 노천샤워를 하는 도영... 미디어센터는 냄새로 들어가 있기가 괴로웠다... 뺏지랑 티셔츠를 사고 싶었는데 비싸서 사지도 못하고...크흑... 도영이 준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어제 토요라와 관련된 우와사들을 확인하고 안심하면서... 아쉬움을 달래고 다시 다테로 향했다... 도착하니... 장비들을 실은 차가 와서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직 시작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코기토의 다이지나 다**상도 와있었고 소베츠에서 많은 친구들이 왔다...우리 텐트 옆에 귀여운 일인용 텐트에 어디서 많이 보던 포스터가 걸려있었다 '아레...아나르코퀴아' 토*상의 텐트였는데 삿포로의 유**상이 일이 많아서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것을 대신해 유**상의 포스터를 가져왔단다... 허허벌판에서 독일친구들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나와 톰은 또 달리기 시작했다...솔직히 무지하게 피곤했지만... 고별공연이기도 하고...이런 척박한 상황일수록 더 뛰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근데 뛰면서 슬쩍 슬쩍 보이는 뒤의 사람들... 허허벌판에 앞에서 밴드가 공연하고 밴드 코앞에 한줄로 서서 미친듯이 뛰고 환호하는 예닐곱명의 사람들...그 뒤로 띄엄띄엄 앉아 있는 사람들... 영상으로 찍으면 대박 웃길 것 같다는 생각이... 코기토가 뒤에서 찍어주고 있었다... 독일 밴드는 스스로 앵콜을 두곡 날려주고 공항으로 떠났고 해프닝이 공연을 이었다... 짧은 즉석 합주도 있었고... 그런데...두둥...어제 교류회에서 노래를 부르던 오키나와의 할아버지가 기타를 메고 나오셔서 공연을 시작하셨다... 처음에는...좀 그랬지만 이윽고 공연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나름 운치가 있었달까...가사도 괜찮은 것 같고...문제는 영감님께서 같이하자면서 혼자 끊어먹고 나가시는 것 정도?? 정리하고 저녁을 먹고 목욕을(사실 오늘은 안하고 버틸 생각이었는데 공연 때 너무 흥분해버려서...) 하고 제**상이 자신의 디너파티에 초대해줘서 합류했다...뭔가 즐거운...디너파티...제**상과 나누는 대화는 무언가 100%이해할 순 없지만...어딘가 모르게 다정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저녁 내내 삿포로상이 보이질 않아서 걱정했는데 독일 친구들을 치토세까지 데려다주고 오셨단다...진짜 진짜 힘들텐데... 내일은 토요라와 소베츠, 다테 세 캠프가 함께 행진하는 마지막날... 어느덧 마지막날...이라니 아쉽기도 하고...분하기도 하고...슬프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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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을 넘어라!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투쟁

G8을 넘어라!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투쟁

피플파워  / 2008년07월19일 14시16분

하주영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하주영입니다. 또다시 미국경제가 금융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미국 모기지업체인 인디맥이 고객들의 대규모 인출사태로 영업중단조취를 받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국책 모기지 업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긴급 구제책을 내놓기에 이르렀습니다. 헤지 펀드 매니저인 조지 소로스는 생애 최대의 심각한 금융위기라 표현했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로 허덕이는 한국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 생각만해도 아찔한데요, 이미 전세계 민중의 삶을 주무르고 있는 신자유주의와 금융의 세계화가 만들어내는 현실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3. 현장플러스


G8을 넘어라!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투쟁


하주영 / 오늘 현장플러스에서는 이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주도해온 국가들의 모임인 G8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니다. 얼마전 일본에서 열린 G8정상회담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투쟁을 이어온 활동가들의 직접행동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영상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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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영상 : S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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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함께 얘기 나눌 분은 길바닥 문화행동의 조약골 활동가입니다.안녕하세요.


조약골/ 인사




하주영/ 지난 7월 6일부터 9일까지 일본 홋카이도 토야코 호수에서 G8 정상회담이 열렸는데요, G8 정상회담이 어떤 것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①


조약골/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러시아,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힘이 세다는 8개국 정상들이 모여서 세계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 결정하는 모임입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모여서 중요한 문제들을 결정하고 집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과 환경파괴 등의 문제는 지구 차원으로 퍼져나갔습니다.


하주영/ 이번 G8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무엇이었고,
회담은 어떻게 진행되었습니까? ②


G8 정상회담, 환경문제 중점으로 다뤘으나 구체적 합의 없어


조약골/ 21세기 시작하면서부터 환경재앙이라는 여러 번 들이닥쳤고, 이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래서 이번 2008년 일본 토야코 G8 정상회담에서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주요 의제였습니다. 회담이 진행된 홋카이도는 일본 내에서도 환경이 아름답고 생태계가 잘 보존된 지역이라 회담 개최국인 일본은 그 점을 널리 홍보하면서 생태친화적인 회담을 개최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일본은 2012년으로 끝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환경협약을 이번 G8 회담에서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협약을 참가국들(G8 나라들을 포함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8개국이 이번에 추가로 참석함)의 동의로 이끌어내려고 하였으나, 아무런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회담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주영/ 전 세계적으로 G8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회담이 열리는 일본 홋카이도에 사회운동 활동가들이 대거 입국하여 여러 가지 반대 행동을 펼친 것으로 아는데요, 이들의 회담 반대의 주요 이유는 어떤 것입니까? ③




G8 정상회담- 세계 전쟁, 빈곤, 환경파괴를 사실상 주도해와


조약골/ G8 정상회담이 스스로 세계정부를 자처하면서 매년 주요한 사안들에 대해 주로 강대국과 초국적 자본가의 입장에서 정책들을 추진해왔습니다. 지금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시장의 기능강화와 공공부문 민영화, 탈규제, 관세철폐와 자유무역을 통한 시장개방, 외국투기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보장 등이 그것입니다. 이런 정책들이 결국엔 전쟁과 빈곤을 강화시키고 환경파괴를 불러왔기 때문에 G8을 반대하는 것입니다.


하주영/ G8 정상회담 반대의 목소리는 돌이켜보면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에 반대해온 전 세계 운동과 그 맥이 닿아있어 보입니다. 이번 G8 정상회담 반대운동은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하는 것입니까?④


G8 정상회담 반대투쟁,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선 투쟁의 연장선


조약골/ 지난 10년간 줄기차게 벌어져온 세계화 반대운동 덕분에 기존의 세계화를 추진해오던 세계은행, IMF, WTO 같은 기구들은 회담 자체를 갖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이들이 어딜 가든 반세계화 시위대가 따라붙었으니까요. WTO는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이 대세가 되면서 힘을 잃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제 실질적인 권력을 갖고 신자유주의 정책들을 밀어붙이고 있는 G8 정상회담이 반세계화 운동가들을 결집시키는 주요 목표가 된 것입니다.




하주영/ 이번 회담이 열린 일본 내에서도 다양한 사회단체 구성원들이 대규모 반대 움직을 보였다는데요, 어떤 활동들이 있었습니까?⑤


조약골/ 이번 G8 반대운동을 위해 지난 1년간 일본의 모든 시민사회단체와 운동단체들이 총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는 G8 정상회담의 개최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보다 급진적이고 발본적인 입장을 가진 단체들도 있고, G8 정상회담의 대안으로 다양한 세력들이 힘을 모으는 대안회담을 만들어가자는 입장을 가진 단체들도 있습니다.


7월 5일에 홋카이도의 중심 도시 삿포로에 이들이 모두 모여서 행진을 했어요. 약 5천 여명이 모였다고 하는데, 3개 블록으로 나뉘어서 맨 앞에는 급진적인 세력들과 개인들, 가운데 블록은 일본 공산당, 마지막 블록은 노동조합이 중심이 되어서 행진을 했습니다. 각 블록마다 분위기가 사뭇 달랐던 것 같아요.




하주영/ 일본 현지에서는 다양한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정작 이 대열에 함께 하지도 못하고 입국 저지당한 한국 사회 활동가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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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2. 입국저지 규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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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조약골 활동가께서는 이번 G8 정상회담 반대투쟁 현장에 직접 계셨는데요, 주목할 만한 점이나 흥미로웠던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었습니까? ⑥


조약골/ 일본 경찰의 폭력성이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7월 5일의 집회와 행진에서 ‘사운드 데모’를 하던 디제이들과 트럭 운전수가 경찰에 연행되었는데요, 최대 23일간 유치장에 갇혀서 조사를 받으면서 변호사 이외에는 면회도 금지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든 집회를 반드시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경찰이 허가를 내줄 때에도 아주 세부적인 사항들까지 일일이 간섭을 하고 결정을 해서 통보를 합니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어길 경우 심하면 연행을 당하기도 하고, 집회가 끝난 다음날 집회책임자를 찾아내 연행하기도 합니다.
집회 가운데도 경찰이 따라붙어서 카메라와 캠코더로 불법채증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행진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끊임없이 요구를 합니다. 일본 경찰이 허용한 집회만 할 수 있다니, 정말 갑갑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하주영/ 일본이 경찰병력을 대규모로 동원한 것은 과거 시애틀, 부산, 홍콩 등지에서 벌어진 WTO와, 아펙 반대투쟁을 과격한 운동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인 듯한데, 일본 당국의 과잉대응을 직접 겪으신 일도 있습니까? ⑦


일본. 대규모 경찰병력을 배치하고 세계 활동가 입국자체 불허해


조약골/ 일본 정부는 신경이 곤두서서 모든 경찰력을 총동원했습니다. 저와 같이 ‘G8을 반대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활동을 해온 ‘카라’는 이번에 결국 일본 입국이 불허되어 공항에 하루를 억류되어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해서 입국을 하지 않으면, 일단 G8 반대행동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모든 사람은 공항에서 기본적으로 10시간 가까이 억류되어 심문을 받습니다. 그러다가 입국이 불허되어 본국으로 돌려보내지는 경우도 많고, 가까스로 입국이 된다고 해도 통상적인 3개월짜리 비자가 아니라 5일 체류하고 7월 7일 이전에 출국해야 하는 단기 비자가 나오는 식입니다. 민주노총이나 전농의 활동가들이 입국을 하지 못하고 돌아갔더나 반세계화 운동을 오랫동안 해온 대부분의 활동가들이 도쿄에 며칠 있다가 홋카이도는 가보지도 못하고 출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하주영/ G8 정상회담은 이번뿐 아니라 과거에도 특별한 성과는 없었던 것 같은데요, 이 정상회담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조약골 활동가는 이번 G8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내리고 있습니까? ⑧


홋가이도 G8 정상회담, 립서비스에 그친 합의


조약골/ 한 마디로 립서비스에 그친 합의입니다.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하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 노력하겠다’ 딱 이 두 줄을 합의한 것이죠. 선진국이라는 8개 나라가 모였는데, 큰 틀에서는 이해를 같이 하지만 막상 구체적인 부분에서 보면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에 구체적인 부분까지는 합의를 하기 힘든 것입니다. G8 정상회담은 그냥 일 년에 한 번 정상들이 만나서 축배를 드는 비공식 사교모임인데, 스스로 지구 전체를 좌지우지하려는 욕심을 부리는 것입니다.


하주영/ 한국 언론은 이번 G8 정상회담에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의 초청을 받아 가게 되었다고 잔치집 같은 분위기를 냈습니다.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든 사실인데요, 한국이 G8에 참가한 이유는 무엇
때문입니까? ⑨


한국의 G8 정상회담 참가,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 모임 때문에 간 것


조약골/ 한국이 참가한 것은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이기 때문에 참가한 것입니다. 자랑할 것이 못된다는 것입니다. 한국 이외에도 멕시코, 브라질,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참가한 이유는 이들이 G8 다음으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환경파괴국이라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모인 김에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어보자고 한 것 같은데, 후쿠다 총리가 너무 순진했던 것 같네요. 온실가스 최대배출국 싹 모아놓으면 뭔가 해결이 되리라 믿었나 봅니다. 한국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앞당기면서 사회적 불평등은 거의 폭발수준까지 올라 있습니다. 경제가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간다는 것은 바꿔 말하자면 이런 문제들은 경찰력으로 억누르면서 덮어놓고 가겠다는 것이죠.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는 대통령이 G8에 참가해 샴페인 같이 마셨다고 서민들의 생활이 나아질리 없습니다.


하주영/ 조약골 활동가, 생생한 현장 이야기 감사드립니다. (인사)


조약골/ 감사합니다.(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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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과 존중의 연대의식으로 뭉친 G8 반대투쟁

참세상 기고글입니다. ------------------ 애정과 존중의 연대의식으로 뭉친 G8 반대투쟁 약 2주일 간 일본에 다녀왔다. 지난 7월 7일부터 9일까지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렸던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활동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정상회담이 열린 장소는 홋카이도에서도 아주 구석에 있는 토야코라는 호수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윈저호텔이었다. 사진이나 지도로 볼 때는 몰랐지만, 그 호텔은 마치 중세 시대의 천혜의 요새를 연상시키듯 산꼭대기에 우뚝 솟아있었다. 멀리서도 잘 보이지만, 사방이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높은 봉우리 정상을 완전히 깎아 만든 곳에 모셔져 있는지라 차량이 없는 일반인들의 접근은 험한 산길을 수풀을 헤치며 올라가지 않는 한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 외진 곳에 호텔을 지은 이유는 일본에서도 돈이 매우 많은 자들이 여름 휴양지로 즐겨 찾도록 하기 위함이란다. 예쁜 토야코 호수와 아기자기한 토요우라 마을 그리고 저 멀리 태평양이 바라다보이는 드넓은 원시림의 높은 봉우리 한가운데에 휴양을 온 자본가들과 권력자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자못 궁금해졌다. 바로 그곳에 이 세상에 전쟁과 빈곤 그리고 환경파괴와 차별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체제를 확산시켜온 주범들이 모인다고 들었다. 한번 가서 따져묻고 싶었다. 왜 쥐새끼처럼 그렇게 숨어서 작당모의를 하냐고 말이다. 도둑질을 하는 것이 아니고서야 그런 고립된 곳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자들이 만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운동이 세계로 뻗어가면서 세상의 자원을 어떻게 훔칠 것인가 모의하기 위해 권력자들이 모임을 개최할 때마다 성난 시위대가 항상 따라붙었다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 모임은 이제 토야코 호수 한 켠에 산을 깎아만든 윈저호텔 같은 곳에서 막강한 경찰력을 동원해 보호받지 않으면 열리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2009년 G8 정상회담이 열리기로 예정된 이탈리아 역시 일반인들의 접근이 무척 어려운 어느 아름다운 섬에 회담 장소를 마련했다고 한다. 권력자들이 세계의 민중이 연대해 펼치는 저항운동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이런 사실 자체가 운동의 성과라고 볼 수는 있지만, 그래도 어쩌랴, 저들은 여전히 고립무원의 고도를 마다하지 않고 모임을 개최하고 있으니. 애초 나는 그런 곳까지 쫓아가 밥맛 떨어지는 지도자의 얼굴들 면면까지 봐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G8 반대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일본 활동가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준비를 했고, 나는 그들의 성의에 감동을 받아 급기야 일본 입국 시 강제로 지문과 얼굴사진 등의 생체정보를 국가에 바쳐야 한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일본행을 결심하게 됐다. 내 삶에 무지막지한 영향을 끼칠 중요한 사항을 왜 쥐새끼들 몇몇이 모여서 죄다 결정해버리느냐고 따지기 위해서 말이다. 그것은 무한경쟁의 체제에서 힘든 삶을 강요받고 있는 전 세계 민중들의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함이었다. 일본 입국은 쉽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2005년 홍콩 WTO 반대투쟁에 참가한 사람들이나 이와 관련 블랙리스트에 등록된 사람들, 즉 반세계화 운동가들, 또는 저들의 말을 빌면 요인의 신변에 위험을 끼칠 수도 있는 잠재적 위협을 가진 테러리스트들의 정보를 이미 공유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아예 입국을 불허하고 본국으로 추방하는 바람에 민주노총 조합원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일본 땅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대항국제포럼’에 참여해 학술활동을 하기로 한 학자들까지도 일본 공항에서 열 시간 이상씩 억류되었고, G8 반대활동을 독립적으로 기록하고 보도하기 위해 온 미디어 활동가들도 공항에 붙들려 한참을 심문을 받아야 했다. 집회에서 발언을 하기로 예정된 연사나 포럼 발표자들까지 입국을 불허하는 일본 정부의 강경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일본 출입국관리소는 외국에서 온 활동가들에게 회담 개최일인 7월 7일 이전에 일본을 떠나도록 하는 3~5일짜리 임시 체류허가증을 발급하는 등의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회담 시작 전부터 과도한 공권력의 사용으로 비판을 받은 일본은 그야말로 경찰국가의 진면목을 유감 없이 발휘하기 시작했다. G8을 반대하는 집회와 행사를 조직하는 일본인 활동가들을 사찰하고 은근히 협박하는가 하면, 모든 집회와 행사에 카메라와 캠코더를 들고 불법채증을 버젓이 자행했다. 3인이 모여 촛불을 들고 간단한 집회라고 할라치면 어느새 알고 달려온 정보과 형사들이 외국인 활동가들의 신상을 모조리 파악해 향후 입국금지 자료로 활용할 터였다. 모든 집회는 3일전에 경찰의 허락을 반드시 받아야 하며, 시작 시간에서부터 끝나는 시간, 장소와 참가인원 그리고 허가되는 행동과 불허되는 행동의 목록이 자세히 적힌 경찰의 방침에 집회참가자들은 따라야 했다. 예를 들어 행진할 때는 4열을 맞춰 행진해야 하며(군대의 사열이라고 받고 싶은 건가?), 대열 중간에 공백이 생길 경우 얼른 앞으로 달려가 메꿔야 했는데, 경찰은 보통 집회참가자의 수만큼 배치되어 바로 옆에서 같이 행진하면서 쉴 새 없이 이래라 저래라 간섭을 하였다. 길바닥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구호를 적는다든가, 건물 옥상에 올라가 전단지를 뿌린다든가, 1차선 이상을 차지한다든가, 경찰과 신체적 접촉을 한다든가 등등 미리 경찰의 받지 않은 어떤 행동도 불허되었는데, 이를 어길 경우 현장에서 연행을 하기도 하지만 집회가 끝난 후 다음날 조직에 책임을 맡은 활동가들을 찾아내 연행하여 구속을 시키는 등의 파렴치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또한 일본은 연행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도 경찰에 의해 23일까지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될 수 있으며, 이 기간 동안 변호사를 제외하고는 일절 면회도 금지된다고 한다. 즉 한 번 연행되면 거의 한 달에 가까운 기간 동안 판사의 개입 없이 완전 고립된 상태에서 경찰의 심문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일본에서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없으며, 경찰의 감시와 탄압이 일상화되어 있고, 그에 따라 공권력의 (부당한) 명령에 불복종하는 저항의 상상력이 메말라버렸다고 보면 된다. 국가에 순응하는 얌전한 시민사회의 활동은 왕성함에도 불구하고 뿌리에서부터 문제를 제기하고 원인을 제거하며 새로운 사회를 형성하는 저항적 사회운동이 기를 펴지 못할 때 우리는 어떤 체제가 만들어지는지 곁에서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권력자들은 법을 통과시키고, 새로운 방침을 마련하면서 시민의 자유를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기 때문에 반체제의 자유와 권리는 투쟁하면서 지켜내지 않으면 어느새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것이 신자유주의 국가체제다. 6월 말부터 교토, 오사카, 도쿄 등지에서 크고작은 집회와 행동 그리고 대항포럼 등이 마련되었고, 7월 5일에는 어떤 식으로든 G8 정상회담을 반대하거나 문제제기 하는 모든 사람들이 홋카이도의 중심 도시 삿포로에 총집결해 시위를 벌였다. 여기에 모인 사람이 약 오천 명 정도였다. 오천 명이라면 한국에서 매일 촛불집회에 나오는 사람들 숫자 아닌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몇 달간 일본의 시민사회와 운동권이 발벗고 나선 성과가 겨우 오천 명이라니. 그런데 그렇게 볼 일이 아니었다. 사실 저항적 사회운동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한국도 1-2년 전 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이나 비정규직 투쟁에 만 명을 모으기가 쉬운 형편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촛불을 끄기 위해 모든 권력을 총동원해 만든 공안정국이 이대로 이어진다면 앞으로 새로운 사회를 꿈꾸며 길거리로 쏟아져나온 만 명의 시민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들 오천 명이 모였는데, 저마다 목소리를 내고 집회와 행진을 했다. 빨간색, 검은색, 분홍색, 흰색 등 색깔도 다양했고,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두드리며 행진하는 이, 얌전히 깃발을 따라가는 이, 음악에 맞춰 춤추며 가는 이, 피켓이나 허수아비를 들고 걷는 이, 경찰에 도발을 하는 이,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치는 이 등 제각각으로 보이던 사람들도 ‘G8 반대’라는 구심점에 하나가 된 아름다운 투쟁이었다. 문제는 삿포로에 모인 그 사람들이 모두 토야코 호수까지 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상회담이 열리는 곳까지 따라가 반대의 목소리를 내려는 골수(!)들은 소수였다. 대부분은 삿포로 시내에 머물면서 포럼이나 토론회를 열거나 집회를 하거나 기자회견을 하는 등의 일정을 짰고, 윈저호텔 주변에 가려는 마음을 먹은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대가 등을 바라지 않고 낮은 곳에서 묵묵히 운동을 해온 이름 없는 활동가들이었다. 체제의 일부가 되어버린 일본 공산당은 삿포로 집회에 많은 당원들을 출석시켰지만 그들은 토야코에 가까이 가지 않았다. 행진에서는 큰 깃발을 들고 많은 수가 참여해 조직력을 과시했던 어떤 노동조합도 회담장 근처에 가서 활동을 벌일 계획은 없었다. 큰 단체 소속이 아닌 사람들, 또는 느슨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개인 활동가들, 국제연대라는 이름의 상호부조 이외에는 별다른 자원을 갖고 있지도 않은 풀뿌리 지역 활동가들만이 삿포로에서도 차로 3시간 이상을 가야 하는 토야코 호수 주변에 모여들 고민을 하고 있었다. 회담장 주변은 온통 산지여서 그곳에 반세계화 활동가들이 머물 장소를 마련하는 것은 애초부터 일본 활동가들의 최대 고민거리였던 듯 싶다. ‘천 명’ 정도가 함께 머물면서 낮에는 집회를 하고 밤에는 토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무리 뒤져봐도 토야코 호수 주변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회담장에서 가깝게는 10km 이상, 멀게는 30km 이상 떨어진 산 속의 몇몇 캠프장에 저항의 근거지를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토요우라 캠프와 소벳츠 캠프 그리고 다떼 캠프 등 세 곳이 선정되었다. 이 중 토요우라 캠프는 회담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고, 규모도 가장 큰 캠프장으로 최대 2천 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삼림캠핑장이었다. 기본 시설도 잘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시위 전력을 가진 국제 활동가들은 대부분 토요우라 캠프로 가게 되었고, 일본 활동가들은 주로 소벳츠 캠프장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리고 목초지에 임시로 마련한 다떼 캠프에도 활동가들이 들어가 총 세 곳에서 회담장을 포위, 압박한다는 집회 전략이 짜여지게 되었다. 이 전략은 토야코 호수까지 내려간 사람들이 많을 경우 유효한 방법이었다. 일본 전역의 모든 경찰이 홋카이도로 총집결한 상황에서 회담장 근처에 어떤 압박이라도 가하기 위해서는 반대행동에 참여한 사람이 최소한 몇 천 명은 되어야 했다. 특히 천혜의 요새처럼 버티고 있는 윈저호텔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산정상으로 뻗어 있는 유일한 도로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곳은 이미 대테러 특공대가 원천봉쇄하고 있지 않은가.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없는 일본의 상황도 문제가 됐다. 회담장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어 물리적 압력을 가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던 소벳츠 캠프와 다떼 캠프는 경찰이 행진 허가를 내주었지만, 토요우라 캠프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에 대한 행진 허가는 마지막까지 경찰이 내주지 않고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G8 정상회담을 막으러 텐트며 코펠이며 25kg 이상 짐을 싸들고 그 멀고먼 토야코 호수까지 무진 애를 쓰고 갔다가 경찰의 봉쇄로 캠핑장 정문을 나서지도 못한 채 산 속에 갇힐 뻔한 상황이었다. 결국 토요우라 캠프에서도 행진 허가가 나긴 했지만, 경찰의 그 허가사항이란 것이 참 웃긴 것이었다. 차들이 다니는 도로로는 행진을 할 수 없고, 산길을 돌고돌아 20km를 걸어가면 도착하는, 회담장에서 5km 떨어진 한적한 마을까지만 행진을 허가한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토요우라 캠프에 간 사람이 너무나 적었기 때문에 허가된 것 같았다. 토요우라 캠프에 도착한 첫날, 이 문제로 주로 국제 활동가들과 일본 활동가들 사이에 의견충돌이 있었다. 즉 일본 경찰이 허가된 경로로 20km를 넘게 걸어가야 하는가, 그리고 그렇게 6시간을 걸어봤자 회담장 근처에는 가지도 못하는데 뭐하러 그렇게 해야 하나, 차라리 다른 방법을 동원하면 안되나. 이런 주제를 놓고 새벽까지 이어진 전체모임에서 결국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 직접행동을 하자는 의견과 일본의 정치적 상황에서 경찰이 허가한 행동 이외에 다른 행동을 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었다. 몇 백명이 머리를 맞대고 몇 개 언어로 통역을 거듭하며 합의를 내려고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일부는 아침에 예정된 행진 코스로 행진을 시작하고, 다른 일부는 좀 시간이 지난 뒤 다른 행동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역시나 경찰은 다른 행동을 허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경찰과 마찰을 일으켰다가는 경찰과의 (강요된) 합의를 어겼다는 이유로 애꿎은 일본 활동가들만 모조리 구속될 판이었다. 토요우라 캠프에서는 일부가 행진을 하고 일부는 경찰과 대치하다가 첫날이 마무리되었다. 소벳츠 캠프와 다떼 캠프에는 예정된 코스에 따라 행진을 했다. 회담장 가까이 다가가기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행진의 중요한 목적이 되었다. 또한 온갖 언론사의 기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G8 정상회담의 문제점을 행진을 통해 압축적으로 알리는 것도 행진 이유가 되었다. 7월 5일 삿포로 집회에서 사운드 데모를 하다가 부당하게 연행된 DJ들과 트럭 운전사의 석방을 요구한 것도 토야코 호수를 둘러싸고 진행된 행진에서 주요한 이슈였다. 캠프장에서의 첫날이 지나자 문제는 더욱 명확해졌다. 저들이 교묘하게 마련해놓은 윈저호텔 근처로 바짝 다가가기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참가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회담장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 접근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 하나밖에 없었다. 경찰국가가 된 일본이 어떤 식으로 시민의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지, 안보라는 이름으로 어떤 식으로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는지 알리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하게 되었다. 애초에 경찰의 저지선을 넘어 회담장으로 접근해 펼침막을 펼쳐보이거나 ‘호텔 인간띠 잇기’ 등의 꿈을 꾸었던 활동가들은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좌절이 아닐 수도 있다. 다른 세상을 열망하며 10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수 백명의 사람들이 3일간 캠핑장에 모여 다른 방법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그곳에 모였던 이유일 수 있으니 말이다. 윈저호텔에 다가가 이명박이나 부시, 후쿠다 총리 같은 자들의 역겨운 얼굴을 보는 것보다, 세계 구석구석에서 나와 같은 꿈을 꾸며 비슷한 모습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손을 잡고 포옹하며 며칠을 같이 보내는 것이 훨씬 즐겁고 행복한 일임에는 틀림 없어 보였다. 쟤네들은 지들끼리 스스로 고립시키라고 하지 뭐. 우리는 이번에 이곳에 모여 다시 한번 부자들만의 세계화를 멈추라고 경고를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음을 알아가고 있었다. 찐 감자와 주먹밥으로 점심을 같이 먹고 20km 등산을 하며 새까맣게 탄 얼굴로 서로 활짝 웃어주는 사람들, 생전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우정이랄까 아니면 정감어린 무엇인가가 자라나고 있었다. 연대라는 두 단어로는 세밀하게 표현하기 힘든, 수평적이고도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집단의 일부이자 뚜렷한 개인으로 존재하는 것이 자랑스러운 그런 느낌이었다. 2001년 외환위기로 국가경제가 완전히 무너져버린 아르헨티나의 민중들이 스스로 자치운동을 벌이며 삶을 복원하는 과정도 그런 느낌을 민중들이 공유하는 날들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그런 느낌을, 마리나 싯트린Marina Sitrin이라는 사람은 ‘Horizontalism’이라는 책에서 현지 풀뿌리 주민들의 생생한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나는 한국에서 지난 몇 달간 진행되고 있는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처음 그런 느낌을 받았었다. 즉 나에게 중요한 어떤 문제를 남이 결정해버리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체가 되어 해결해가려는 참으로 지난한 과정에 온몸을 내맡긴 사람들만이 서로 느낄 수 있는 애정과 존중의 연대의식 말이다. 촛불을 든 사람들이 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따뜻한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반가울 수 있는 힘 말이다. 일본에서 만난 많은 활동가들과의 대화에서 나는 그런 느낌, 그리고 그런 느낌이 가능해진 배경이 되었던 촛불집회와 길거리 행진에 대해 설명을 하기 위해 애를 썼고, 긴 말을 하지 않아도 나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는 사람들이 스페인에, 프랑스에, 홍콩에, 미국에 그리고 일본에도 있었다. 애초 일본 활동가들은 세 개의 캠프를 조직하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 캠프에 모든 사람이 몰려 있을 경우 쉽게 말하면 ‘몰살’되기 십상이고, 또한 캠프를 두 군데, 세 군데로 나눔으로써 탈집중화된 투쟁을 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다. 여러 성향의 사람들이 모이는데 이것을 잘만 하면 커다란 힘으로 승화시켜 G8 정상회담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적은 수의 사람들이 토야코 호수에 모였고, 그런 가운데 다시 캠프를 세 군데로 나눔으로써 우리의 힘은 더욱 분산된 역효과도 있었다. 회담장 가까이 간 사람들은 대부분 아나키즘과 자율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가장 경계하는 사람들이었기에 탈집중적 기획을 한 것은 당연했지만 어떻게 보면 ‘탈집중화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이런 우려를 나만 느꼈던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둘째날의 행동이 끝나고 모인 사람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세 캠프가 결합해 마지막 행동을 하자는데 동의했다. G8 정상회담은 우리가 가서 막지 않아도 이미 각국 자본가들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에 합의를 내지 못하고 폐막되고 있었다. 홋카이도는 일본의 다른 지역에 비해 환경이 아름답고 생태계가 잘 보존되고 있는 곳이어서, 이곳을 회담장소로 잡으면서 일본 정부는 ‘에코’라는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등 아름다운 생태계를 위협하는 문제들에 대해 각국의 합의를 이끌어내기에 ‘에코’는 가장 효과적인 선전구호였을 것이다. 실제로 일본 자본가들은 ‘에코 마케팅’을 하지 않고는 제품이 잘 팔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모든 제품에 에코를 내세우는 형편이 되었다. ‘이 제품을 사면 환경이 보호된다’는 문구가 광고에 한 두 줄 포함되는 것은 당연해서, 이제 일본에서는 에코라는 것이 운동권의 구호가 아니라 자본가의 이윤을 보장해주는 가치로 변질되고 말았다. 몇 년 전 한국에서 유행하던 ‘웰빙’이 일본에서 지금 에코가 된 셈이다. 그래서 어떤 활동가는 집회에 나가 큼지막하게 ‘에코 반대’라고 써붓인 피켓을 들고 내내 행진을 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그렇게 에코를 내세워 2012년으로 마감이 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해 2050년을 목표로 삼은 새로운 환경정책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고갈되는 석유와 에너지 위기의 시대에 개발만이 답이라고 여기는 자본가 정부들이 에코의 가치를 위해 산업에 제한을 가하자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아무런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각국의 정상들이 샴페인과 산해진미를 즐기던 7월 9일 세 군데 캠프로 나뉘어 있던 모든 사람들이 마침내 토야코 호수 저 너머로 윈저호텔이 바라다보이는 곳에 모여 신나는 행진을 벌였다. 처음부터 이렇게 같이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삿포로에 모두 모여 행진하던 사람들이 며칠 간 다른 캠프로 헤어져있다 다시 상봉하는 순간은 박수와 환호성이 가득했다. 경찰은 여전히 귀찮게 굴면서 연행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 골칫거리는 되지 못했다. 우리는 각자의 위치로 다시 돌아왔지만, 여전히 싸움은 진행형이다. 7월 5일에 사운드 트럭을 몰다가 연행된 운전사와 그 트럭 위에서 사람들이 신나게 춤을 추며 행진을 할 수 있게 음악을 틀던 DJ 두 명이 아직도 일본 삿포로 중앙경찰서에 감금되어 있다. 이 친구들의 석방과 집회 시위의 자유를 위해 우리는 한국에서, 일본에서 같이 촛불을 들고 행진을 했다. 앞으로도 우리는 어디에 있건 다시 만날 것이다. 권력자들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억압을 가하기 마련일테고, 나에 대한 억압은 나와 함께 하는 모든 이들에 대한 억압이기에 그렇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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